EZ EZViwe

녹색성장기본법 ‘현실성’ 논란

총량제한 두고 산업계 “피해발생 불가피” 볼멘소리

이철현 기자 기자  2009.07.20 10:30:0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세계 각국이 앞다투며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삼으며 지난 2월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을 발표하는 등 ‘친환경 정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계는 총량제한 명기에 따른 융통성 제한과 통계 미비에 따른 감축량 할당의 불공평성 우려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녹색성장기본법은 녹색성장·녹색산업의 창출 및 단계적 전환 촉진, 기후변화·에너지 목표관리제 도입, 총량제한 배출권 거래제 등의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법안을 놓고 정부와 관련업계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탄소배출과 관련된 법 조항.

관련 업계는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과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법안의 내용 중 일부가 관련 산업의 후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관련 산업 후퇴 불러올 수도

지난 4월 정유화학업계 및 전산업계는 녹색성장기본법 정부안과 관련, 건의문을 제출했다. 주된 내용은 ‘제46조 총량제한 배출권거래제 등의 도입’에서 총량제한이 명기돼 있어 다양한 방식의 대안이 논의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총량제한 방식은 기준년도 대비 배출량 한도를 정하고 그만큼의 배출권을 할당해 이를 서로 거래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는 총량제한방식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원단위(일정량의 생산물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연료)목표방식, 경제성장(BAU)대비 방식, 부문별 접근 등의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량제한방식이 강요될 경우 에너지 다소비 중심인 국내 산업의 성장 위축이 불가피하며 대외적으로 우리나라가 총량제한 방식의 감축의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원단위 목표 방식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며 BAU대비 방식은 정상 경제성장 수준에서의 배출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부문별 접근은 국가가 아닌 주요 부문별로 부담 의무를 차별화하는 것이며 비구속적 무부담은 배출량 목표를 부과하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벌칙은 없고 추가감축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국내 상황과 달리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부문별 접근을, 중국은 원단위목표방식, 아르헨티나는 BAU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관련업계에서는 선진국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할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무조건적인 총량제한방식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제협상 기조에 역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정부 “총량제한 도입 불가피”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배출권을 제한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에 들어가는 비용과 배출권 등의 추가적인 비용을 업계가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일본은 이미 이 같은 총량제한 배출권거래 도입으로 제지, 철강, 섬유, 시멘트 등 주요 산업의 경상이익이 25% 이상 감소한 사례가 있어 우리나라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관련업계에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총량제한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는 “감축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변화하는 국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응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