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T 노동조합이 민주노총 탈퇴를 선언하며 14년만에 결별하게 됐다. 17일 열린 민주노총 탈퇴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탈퇴로 가닥이 잡히면서 제3의 길을 걷게 된 것.
KT 노조는 그동안 민주노총의 과도한 정치투쟁과 내부 정파 싸움 등을 탈퇴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에 향후 조합원들의 의견에 따라 중도개혁노선을 걷기로 하고 조합원들의 고용안정, 근로조건 향상 등에 힘을 집중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14년 만에 결별 선언
이날 실시된 KT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찬반 투표 결과 투표자 2만7천18명 중 94.9%인 2만5천647명이 탈퇴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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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노조가 압도적인 지지로 민주노총 탈퇴를 선언하며 14년만에 새 길을 걷게 됐다. 사진은 KT분당본사 전경.> | ||
KT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는 이미 예상했던 반응이지만 탈퇴 찬성의견이 95%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다소 뜻 밖의 결과다.
KT 노조는 개표 후 발표문을 통해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겸비한 노동운동을 바라는 조합원들의 결단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허진 KT 노조 교육ㆍ선전실장은 “노조원들이 전반적으로 민주노총의 운영방식에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면서 “KT 노조의 새 집행부가 연말 선거를 거치면서 중도개혁노선을 선언한 바 있고 이미 지방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민주노총 탈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이번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 실장은 또 “민주노총의 노동운동 방향이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고, 대의원 대회 때마다 정파 간 첨예한 대립을 보이면서 과연 민주노총이 노동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돼왔다”면서 “정치투쟁도 일정 부분 필요하지만 너무 잦다 보니까 조합원들의 요구나 정서와 다른 부분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KT 사측은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안하면서도 향후 노사관계 안정화에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내심 환영하는 모습이다.
◆통신 노동자 연대 가시화
KT 노조는 이번 민주노총 탈퇴를 계기로 정치 투쟁이 아닌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향상 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발표문을 통해서도 “3만 조합원의 고용안정 사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특히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네트워크 분리와 같은 구조조정 시도에 대해서는 명운을 걸고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치적 색깔에서 벗어나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독자 노선을 걸어나갈 전망이다.
허 실장은 “독자적인 노동운동을 하면서 전체 IT 통신노동자를 축으로 연대해 나갈 것”이라며 “필요한 부분에는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제한하지 않고 연대해 나갈 길은 열려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또한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지만 KT 노조와 다른 통신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연합체나 연맹 등이 결성될 장기적인 전략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T 노조의 민노총 탈퇴로 투쟁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노사 교섭력 등에 있어 사측에 비해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