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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보험, 안 팔아도 그만?

손보사들, 기존 판매조직 그대로…마케팅은 계획도 없어

조윤미 기자 기자  2009.07.17 17: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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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손해보험업계가 자전거보험의 출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손보사들은 자전거보험을 6월말 혹은 7월초에 내놓기로 예정했지만, 17일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상품 출시일을 예정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지난달 22일 국민은행-삼성화재 녹색자전거보험 출시 당시, 김종창 금융감독원장(가운데)이 강정원 국민은행장(왼쪽), 지대섭 삼성화재 대표 모습>

정부 당국이 ‘녹색성장’을 목적으로 ‘녹색보험’ 출시를 독려하자 손해보험사들은 자전거보험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손해율 문제로 업계는 소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출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4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에 따르면 자전거 교통사고는 2000년 6352건에서 지난해 1만848건으로 같은 기간 무려 71%나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5870명) 가운데 자전거 사고로 인한 것이 5.3%에 달한다.

자전거 교통사고의 급증은 자전거보험이 필요함을 의미하긴 하지만 손보사들에겐 판매자체가 달갑지 않아 보인다.

◆“손해율 커져 판매중단 예상”

지난 1994년 삼성화재는 약 3년간 자전거보험을 판매한 바 있으나, 회사 측의 손해율 문제로 상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판매된 바 있는 자전거보험은 손해율에 문제가 있음이 증명된 바 있어 손보사들이 자전거보험 판매를 꺼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정부당국에게 등 떠밀려 자전거보험 판매를 예정에 두고 있지만 손해율 커져 판매 중단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자전거보험의 보장범위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전거운전자에 대한 상해보상 △피해상대자의 상해와 대물을 모두 보상하는 배상책임 △자전거의 분실 및 파손에 대한 대물보상 △자전거운전자와 피해상대와의 합의보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보험사 중 단 한곳도 이 네 가지를 모두 보상하는 보험 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모두 고객에게 반드시 필요한 보장이긴 하지만 보험사들은 수익률을 이유로 모두 충족할 수 없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전거 분실 및 파손에 대한 대물보상의 경우, 자전거 보험 가입자가 자전거를 일부러 잃어버리거나 파손해도 보상을 해야 하는 것이므로 리스크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라며 “도난 및 파손에 대한 증빙이 어렵기 때문에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히 있어 어떤 보험사도 이 부분을 보장할 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극적 판매…안 팔아도 그만?

이 관계자는 이어 “손보사들은 자전거보험은 정부의 녹색금융정책에 맞추기 위해 급조된 것이기 때문에 ‘안 팔아도 그만’인 마음”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자전거보험의 수수료가 몇 천원에 불과한데다 기존 보험가입자의 상해보장과 중복돼 판매자와 고객 모두에게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삼성화재-국민은행의 자전거 보험은 이달 17일까지 8200여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농어촌 청소년들이 이용할 자전거 200대를 농어촌 청소년 육성재단에 기증하는 등의 마케팅 활동도 전개 중이다.

그러나 삼성화재도 새로운 영업망을 이용한 판매보단 국민은행 창구를 통한 방카슈랑스에만 의존하는 실정으로 적극적인 판매로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타 보험사들의 소극적 판매의지는 더욱 점입가경이다. 금융감독원에 6월말 혹은 7월초로 자전거보험을 출시하겠다고 알렸으나 아직 출시를 하진 않은 상태다.

동부화재는 다음 주 중에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으나 별도의 홍보와 프로모션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있다. 판매방식도 기존의 영업망을 그대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상품개발이 완료됐지만 전략에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다”며 “상품 출시 예정일은 물론 어떤 판매방식을 이용할 것인지, 프로모션은 어떻게 예정되는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LIG손해보험은 7월말, 8월초로 상품 출시일을 예정했지만 아직 확실한 게 없다는 입장이다.

LIG손보 관계자는 “현재 LIG그룹의 차세대시스템 전산망을 변경 중에 있어 자전거 보험 출시가 미뤄진 것”이라며 구체적인 출시일, 프로모션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판매방식은 기존의 영업판매망을 그대로 이용할 것임을 알려왔다.

한편, LIG손보가 판매중인 지자체와의 협약을 통한 맞춤형 자전거보험 상품에 주목할 만하다. 현재 대전, 창원, 이천, 서울 강남구 등 네 곳의 지자체가 LIG손보 단체 패키지 형식의 자전거 보험에 가입해있어 이곳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무료로 자전거보험 보장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