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영화 관람료를 1000원씩 일제히 인상했다. 지난달 26일 메가박스를 시작으로 롯데시네마와 씨너스가 7월1일부터 요금을 올렸으며 CGV도 3일부로 요금 인상에 동참했다.
이번 영화관람료 인상은 2001년 이후 8년 만이다. 관람료 인상 문제는 그동안 영화계가 불황을 겪으며 최근 2~3년 동안 꾸준히 논의됐지만 경제 불황과 더불어 정부의 물가관리로 인해 저지됐다.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관람료를 1000원 올릴 경우 극장들의 연간 영업이익은 15~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각종 비용을 차감하더라도 연간 약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화관들 역시 저마다 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불경기 중에 단행된 영화관람료 인상에 대한 관객들 불만이 많은 데다, 때마침 이 시기에 등장한 ‘대한늬우스’라는 복병 때문에 영화관에 등을 돌리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953년 처음 제작된 대한늬우스는 5~10분 분량의 정부 홍보 영상물로 지난 1994년까지 모든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 전 의무적으로 상영됐다. 15년간 종적을 감췄던 대한늬우스가 지난 6월25일 15년만에 등장, 전국 190여개 상영관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대한늬우스는 KBS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였던 ‘대화가 필요해’를 패러디해 이명박 정부가 추진중인 ‘4대강 개발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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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였던 '대화가 필요해'를 패러디해 제작한 '2009 대한늬우스'> | ||
홍보영상을 제작한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코믹하게 만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상영 극장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고객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영화 관람료 1000원 인상이 ‘대한늬우스’ 제작비가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는 네티즌이 부지기수다. 네티즌들은 “모처럼 주말에 영화 한편 보려면 만만치 않은 돈을 지불하는데 원치 않은 광고까지 억지로 본다”, “군사 정권시절 국민 계도로 사용했던 ‘대한늬우스’로 인해 과거 독재정권으로 회귀하는 것 같다”, “왜 내가 정부 홍보물을 억지로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한늬우스를 상영하고 있는 유명 영화관 관계자는 “광고 심의상의 문제가 없는 한 광고주(한국언론재단)가 비용을 지불하고 상영을 요청한 사항에 대해 거절할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극장 측은 기업 이미지의 실추와 관객 이탈의 위험을 감수 할 수밖에 없다.
영화 관람료 인상과 대한늬우스 부활에 대한 고객 불만이 증폭하고 있지만 여름철 영화 활황을 저지할 정도는 아닌 듯 보인다.
지난 24일 개봉한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은 국내 개봉 18일만에 관객 630만명을 넘으며 흥행몰이 중이고, 한국 영화 ‘거북이 달린다’는 3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예매율 집계에 따르면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76.3%의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으며 그 뒤로 괴수 어드벤처물 ‘차우’가 뒤따르고 있다.
여름방학 시즌에 맞춰 개봉되고 있는 흥행작들의 영향으로 관객들의 이탈을 막은 극장 측은 관람료 인상까지 더해져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해운대’와 가족 애니메이션 ‘업(UP)' 등 기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당분간 지금의 상황은 계속 될 전망이다.
한편, 불과 2주 사이에 관람료를 동시 인상한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들에 대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의혹을 조사 중이다.
관객 서비스 향상과 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인상인지 아니면 흥행작 개봉에 맞춘 단순 인상인지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