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삼성전자, 자사주매입으로 경영권 방어?

임현주 기자 기자  2006.04.24 17:57:4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삼성전자는 오는 7월 17일까지 주가 안정을 목적으로 1조8582억원 규모의 자사주매입 공시한 것과 관련, 24일에도 자사주 8만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8만주는 보통주 7만주와 우선주 1만주를 각각 69만원, 54만원씩에 매입해 보통주 483억, 우선주54억을 투입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자사주매입 최종 취득일로부터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은 6개월 이상이다.

사실 자사주매입제도는 지난 92년 국내 주식시장 부양과 관련, 자사주펀드 제도로 처음 도입됐으며 지난 94년 경영권 방어차원에서 주가를 안정시킬 목적으로 공개시장에서 직접적인 자사주 취득이 허용됐다.

자사주매입에 관한 ‘저평가가설(기업가치신호가설)’에 따르면 투자자에 비해 정보의 우위에 있는 경영자가 현재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다고 판단,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면 회사의 주가는 곧바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사주매입 공시에 따른 주가상승으로 인해 주주의 부도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관련, 한국투자증권의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자사주매입을 5% 이상 실시하게 되면 전체 주주의 지분변화는 불가피하나 삼성전자의 경우 1조8582억원어치가 전체 지분율의 1.8%밖에 되지 않아 삼성전자 주주의 부의 증가는 거의 미미하다”고 밝혔다.

민 애널리스트는 “당초 목적이 단순한 주식 보유라는 것은 이번 자사주매입을 통해 눈에 띄는 지분 보유구조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시도해 순환출자 구조란 취약한 지배구조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확대를 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자사주 매입한 것을 소각하게 되면 상황이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이는 매입된 양만큼 주식이 공중분해 되므로 주주들의 지분율은 자동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로서는 주주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 중 일부를 자사주에 매입하는데 사용함으로써 주주이익으로 대주주들의 지분율을 높임과 동시에 대주주의 주식가치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최근 3년간 삼성전자는 9번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이 기간 동안 6번 소각을 단행했고 스톡옵션 행사는 1번 있었다.

미래에셋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과거에도 꾸준히 자사주매입을 실시해 왔고, 앞으로도 자사주매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같은 보유목적의 자사주매입은 주주의 지분 상승과 전혀 무관하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저조했던 실적을 딛고 하반기에 성장세가 예상되며 이번 자사주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