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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드는 ‘10만 해커 양병론’

국방개혁 일환 내년초 500명 규모 ‘사이버사령부’ 발족

한종환 기자 기자  2009.07.14 17: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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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7일 국내외 주요 사이트를 마비시킨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 이후 사이버 전쟁에 대비한 ‘해커 양병론’의 필요성이 또 다시 대두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사이버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테러조직이나 적성국 등의 사이버 공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9·11 테러 이후 대통령 사이버 안보담당 특별 보좌관을 임명을 시작으로 2000년 9월 국토안보부 산하 국가사이버보안부를 창설했으며 올 10월 세계 최초로 국방부 사이버 사령부 창설을 앞두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의 일환으로 내년 1월에 국군기무사령부 소속으로 가칭 ‘사이버 사령부’를 만들기로 했다.>
2000년 1월 중국 해커들에게 과학기술국 등 16개 정부 기관의 웹사이트를 해킹당한 일본 정부는 사이버 전력 강화에 나서며 그해 10월 육, 해, 공 자위대 통합 사이버테러 대응 조직을 만들었고 2001년에는 방위청 소속 사이버 전투부대를 창설했다.

중국 인민해방국 총참모부는 ‘컴퓨터 바이러스 침투가 원자폭탄보다 효율적’라는 보고서를 낸 뒤 1997년 중앙군사위원회 직속으로 컴퓨터 바이러스 부대를 창설했고 2000년에는 과학원 산하 사이버 공격과 정보 교란 훈련을 하는 ‘반해커 부대’를 만들었다.

베이징, 광저우 등 4대 군구 산하 ‘전자전 부대’에는 미 메사추세스공대(MIT) 유학생 등 2000여 명이 배치돼 해킹기술을 개발하고 외국 정부 기관의 자료를 빼내고 있다.

중국 사이버 공격의 핵심은 ‘훙커(red hacker)’라 불리는 100만명의 민간 해커인데 이들은 애국심으로 무장하고 미, 일 등의 정부·군·기업 웹사이트를 해킹했으며 2001년 5월에는 미 백악관 웹사이트를 공격해 마비시켰다.

옛 소련국가안보위원회(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FSB)에 사이버전 전담부서를 둔 러시아의 경우 1990년대 초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적성국의 지휘·통제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2007년 5월 에스토니아 정부·민간 웹사이트를 2주간 마비시켰으며 2008년 그루지야 내전 당시에도 그루지야 정부 및 기관들을 공격해 전산망을 무력화시키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7·7대란 이후 국방부의 사이버사령부 발족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의 일환으로 내년 1월에 국군기무사령부 소속으로 가칭 ‘사이버 사령부’를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각 군에 흩어져 있는 사이버 전문가들을 모아 400~500여명 규모의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하고 2012년에는 사령부의 모습을 완전하게 갖출 계획이다.

하지만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13년 전인 1996년에 ‘10만 해커 양병’을 제기한 이상희 전 의원은 “이번 사태는 미리 대비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정부 조직과 기능을 지식 경쟁 시대에 맞춰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이어 “아무리 주먹이 세도 신경을 마비시키면 힘을 못 쓰는 것처럼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해도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여 발사 시스템을 마비시키면 된다”면서 “수학과 물리화학 분야에 뛰어난 젊은이들을 영재부대’로 편성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사례를 적극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