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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주유소 ‘저가공급’에 업계 반발

“2~3원 싸게 제공” vs “실업자로 내 몰 참이냐”

이철현 기자 기자  2009.07.09 14: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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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농협의 주유소 사업 진출로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 농협은 지난달 23일 충북 충주에 자체 상표인 ‘엔에치 오일(NH-OIL)’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올해 총 30개의 주유소를 개설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농협은 자사의 주요소 사업 진출이 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농협 때문에 주유소 시장이 과열 경쟁체제가 될 것이라는 업계 우려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농협유류사업팀 강종성 팀장은 “전 지역에 있는 농협에 주유소를 설치해봤자 414개 정도인데 이는 정유사들 공급물량의 3%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점유율을 가지고 시장에서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엔에치오일(NH-OIL) 1호점인 충북 충주시 주덕농협클린주유소.>

농협은 가격 면에서도 일반 주유소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농협 측은 이마트 주유소가 기름값을 100원 저렴하게 판매해 인근 주유소의 심한 반발을 샀던 것을 예로 들며 “시중 가격보다 더 싸게 팔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싸게 팔 수 있는 상황도 아니지만 손해를 보며 싸게 팔수도 없다”고 했다.

또 “각 주유소마다 저장 탱크보유 능력과 함께 구매할 시 얼마나 싸게 구입해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서도 가격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이 역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농협의 주유소 사업 진출이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정유업계는 농협의 주유소 사업 진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농협의 유가 방침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농협은 지난 6일 정유사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서로 간 관계 문제에 대해 입장을 교환했다. 농협에 따르면, 정유업체 관계자들은 회의에서 농협의 잠재적 경쟁력을 인정하고 향후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자는 뜻을 밝혔다. 회의 자리에서 농협의 ‘기름 저가 공급’에 대한 내용도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저가 공급 입장을 밝히고 있다. 농협 측은 주유소 사업 진출 배경에 대해 “농민들에게 다만 2∼3원이라도 싼 값에 공급하고 이를 통한 수익을 다시 조합원들에게 돌려주고자 한다”며 “폴 사인제 폐지 이전에는 정유사 수탁사업을 통해 공급했는데 수탁과정에서 농협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공급자가 정하는 가격에 따라야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농협의 이 같은 가격정책 때문에 주유소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농협이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농협 주유소가 들어설 예정인 수원유통센터 인근의 기존 주유소들은 “우리를 실업자로 내모는 일”이라며 농협 주유소 진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경기도지회 관계자는 “농협 수원유통센터 주변 반경 5km에는 무려 15개의 주유소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농협 주유소가 등장하게 된다면 약 20억원의 자기자본을 들여 사업을 하는 개인 주유 사업자들의 피해가 클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기도는 가격경쟁이 극심한 지역으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주유소 담합 타파, 지역주민에 대한 이익 환원 등을 명분으로 힘없는 자영업자들은 거리로 내몰릴 것이 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