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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41년 ‘무노조 역사’ 끝

포스데이타, 구조조정 반발 180명 민노총 가입

박지영 기자 기자  2009.07.09 1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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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노조 무풍지대’였던 포스코에 노사갈등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창사 이후 41년만의 일이다. 포스코 IT계열사인 포스데이타 소속 직원 180여명은 지난 5월 강성노조로 분류되는 민주노총 IT연맹에 가입했다. 포스데이타 노조는 지난 6월 중순 ‘정면 돌파’를 선언하면서 포스코 및 포스데이타 경영진의 ‘무능 무책임’을 겨냥하고 나섰다.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포스데이타 노사갈등을 취재했다.

포스코는 노사 갈등 문제로 말썽을 빚은 적이 없었다. 민주화 열풍이 뜨거웠던 1987년 대기업 노조 설립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쳤을 때에도 포스코는 평화로웠다. 하지만 포스코가 자랑했던 무노조 신화는 과연 ‘자율적 평화’였을까.

   

<포스코센터 전경>

이번 포스데이타 직원들의 민노총 집단 가입 이전, 포스코에도 노조는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철강회사’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작고 초라했다. 2만명이나 되는 포스코 근로자 가운데 노조 가입자는 고작 18명에 불과했다. 한국노총 노조였다. 민노총은 18명의 이 노조를 ‘유령노조’라고 비하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한국노총 금속노조에 소속된 노동조합이 있긴 하지만 직원 대부분이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직원 자율적으로 선출하는 직원대표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와이브로 사업정리 “경영진 능력 부족”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포스코는 자회사인 포스데이타 노조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포스데이타 노조는 지난 5월28일 노조 설립신고를 마치고 민주노총 전국IT산업노동조합연맹에 가입했다. 포스코 계열 산하 첫 노조가 공식 출범한 것이다. 소속 임직원만도 180여명에 달한다. 

포스테이타 노조 설립은 회사의 와이브로 사업정리가 계기가 됐다. 사업 취소에 따른 대대적 인력감축이 그 원인이었다.

노사 간 팽팽한 신경전은 결국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본래 취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서로 ‘네 탓’ 타령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누가 먼저 나자빠지나 한번 해보자’는 식이다.

정면 돌파를 선언한 포스데이타 노조는 먼저 모기업인 포스코를 압박하고 나섰다. 포스데이타 노조는 매일 낮12시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정문 앞에서 사업정리 철회를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조 측은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포스데이타 윤석준 노조위원장은 “매출부진에 따라 와이브로 사업을 접는다고 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포스코 경영진들의 능력부진에 따른 것”이라며 “통신사업의 통자도 모르는 철 만들던 사람을 포스데이타 임원진에 올려놨으니 제대로 된 사업이 가능하기나 했겠느냐”고 주장했다.

노조의 맹공에 사측도 가만히 앉아 있지만은 않았다. 겉으로 봐서는 큰 흠이 없어 보이지만 그 실상을 알면 아연실색할 것이란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포스데이타는 지난 4월 디지털비디오레코드(DVR) 사업을 매각하면서 관련 직원 30명을 정리한 데 이어 6월15일 와이브로 사업부문 직원 310명 가운데 희망퇴직자 130명을 내보냈다.

◆“쌍용차보다도 못한 포스코”

윤 위원장은 “순진한 엔지니어들을 회유, 퇴직을 강요한 사측이 그들에게 내민 위로금은 고작 3개월 치 월급이 다였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도 희망퇴직자에게 5~9개월치 월급을 약속했다. 쌍용차 보다 못한 곳이 바로 포스코”라고 울분을 토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숫자에만 치중한 상생 없는 구조조정은 이튿날에도 계속됐다. 특히 희망퇴직을 거부한 와이브로 사업부문 직원 80명을 전부 대기발령 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노사에게 남은 거라곤 아물지 않는 상처뿐이다. 포스데이타의 경우 직원은 안중에도 없고 돈 버는 데만 급급한 ‘악덕기업’으로, 노조는 개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노동자로 낙인찍혔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곳은 단연 포스코다. 노조 무풍지대였던 포스코 입장으로서는 포스데이타의 노조설립이 어떤 형태로든 달갑지 않다. 다른 계열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는 포스데이타 사례가 다른 계열사로 확산될 것에 대해 우려하는 눈치다. 게다가 정준양 회장 취임 초기에 터진 일이라는 점도 짐으로 다가온다. IT계열 자회사인 포스데이타와 적당한 선에서 거리를 유지하려는 포스코 측 태도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데이타는 계열사가 아닌 분사된 회사”라며 “자세한 내용은 그쪽에 문의해야겠지만 알고 있는 바로는 포스데이타 매출이 미미한 정도가 아니라 적자상태였던 데다 와이브로 사업전망이 그만큼 매력적이지 않아 손을 떼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