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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품셈제 놔두고 턴키로비 근절?

정부 건설선진화 방안 ‘빈축’…“폐해원인도 몰라서야” 비판 비등

배경환 기자 기자  2009.07.07 15: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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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일 국토해양부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확정한 ‘건설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일괄·대안(턴키) 설계심의 및 설계용역업자 선정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 내용은 건설기술심의위원회와 설계자문위원회에 일괄·대안 설계심의를 전담하는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명단을 공개한다는 것으로, 국토부는 이번 개선안으로 공정성 시비를 야기하는 로비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방안 마련을 두고 “정부가 ‘턴키 로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만들어졌고, 결국 정부는 턴키대안 발주제도 폐해의 근본적인 원인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지난 2일 로비와 담합의 근원인 표준품셈을 폐지하고 가격경쟁방식과 직접시공제를 전면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개정안 추진? “효과 없을 것”

그동안 국내의 턴키발주방식은 ‘로비의 근원’, ‘예산낭비의 주범’ 등의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감사원까지 나서서 “턴키발주방식 때문에 예산이 낭비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소 건설업체들은 “업체 간 가격경쟁이 없어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가격으로 건설업체에게 이득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재벌 건설업체들의 사업 독식으로 인해 건설업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턴키 피해를 주장한다.

특히 심사과정에서의 로비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한 컨소시엄을 구성한 대형건설사들이 동남권유통단지 건설공사를 따기 위해 11명의 심사위원들에게 수억원의 뇌물을 제공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들 평가위원들은 심사과정에서 로비를 벌인 건설업체들에 높은 설계점수를 주고 그 대가로 금품과 용역을 제공받은 사실이 검찰 조사결과 밝혀진 것이다.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한 집중 로비를 근절하기 위해 국토부는 심의위원에 대한 공무원 의제처벌 등 관련법령 개정 작업 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입찰과정에서 심사를 책임지는 평가위원들이 부정행위를 벌이다 적발 되더라도 불구속기소나 벌금형 등 낮은 수준의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또 뇌물을 공여한 건설업체는 수천만원의 과징금 징계를 받는 것 등으로 마무리됐다. 뇌물 공여자와 수주자에 대한 처벌법(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의2, 제95조의2)이 있음에도 영업정지와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의 엄격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턴키 관련 법령이 개정됐다 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고질적인 로비 관행을 근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입찰방식에 따른 평균 낙찰률>

◆공약 내걸었던 ‘표준품셈 폐지’ 하지만…

한나라당은 야당 시절이던 지난 2004년 ‘표준품셈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정부․여당은 포준품셈제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표준품셈제는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 

표준품셈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의 비용 중 노동력을 숫자로 표기한 것으로 그동안 건설사들은 서로 간 담합과 정부 로비를 통해 실제가격보다 자표준품셈을 높게 책정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여당은 불합리한 건설공사비 표준품셈제도를 폐지하고 턴키입찰에 대해서도 선(先)설계평가-후(後)가격경쟁제도를 도입해 로비와 담합을 척결시키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이 같은 방안을 통해 연간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하고, 건설 부문이 다시는 정치자금의 매개체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저가낙찰제를 30억원 이상 공공공사로 확대해 연간 4조원 예산절감을 달성하겠다는 정책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실련에 따르면, 현재 한나라당은 국회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개선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 들어 턴키발주는 2007년(28%)에 비해 오히려 1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불합리한 표준품셈제를 폐지해 좀 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