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전력의 자회사가 국내 해운사들을 외면한 채 국가 전략화물의 운송권을 일본선사측에게 몰아주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한진해운, SK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의 대표단체인 한국선주협회는 1일 성명서를 통해 “한국전력이 공기업의 위치를 망각하고,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가 전략화물의 운송권을 경쟁적으로 일본선사 측에 내주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는 한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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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NYK 벌크쉽 코리아’는 지난 2004년 일본 최대선사로 알려진 NYK가 국내 대량화물 운송시장 공략을 위해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 일본선사 챙기기 ‘왜?’
국내 해운사들이 더 억울함을 갖는 이유는 일본의 경우, 발전회사들이 지명입찰제를 통해 운송권을 일본선사들에게 몰아주며 한국선사들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음에도 정작 자국 발전회사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도마 위에 오른 동서발전은 지난 2004년에도 t당 20센트의 운송료 절감을 이유로 국내 선사들을 외면해 해운업계로부터 눈총을 산 바 있다. 결국 이 같은 불공평한 입찰방식은 양국 해운의 호혜평등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전의 자회사인 동서발전은 한전에서 도입하는 연료탄을 실어 나르는 운송계약의 실질적 협상자다.
동서발전은 이번 운송계약 건 외에도 NYK, MOL, K-Line 등 일본 3대 선사들에게 10년 장기계약 9척, 18년 전용선계약 2척 등 총 11척의 선박을 투입시키도록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해운사들의 분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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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 자회사인 동서발전은 최근 일본 NYK가 100% 출자한 NYK벌크쉽코리아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해 국내 해운업계 눈총을 받고 있다.> | ||
또한 한국전력의 또다른 발전자회사인 남동발전 역시 오는 7일 입찰예정인 장기운송계약에 NYK벌크쉽코리아의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동서발전이나 남동발전은 자회사일뿐 경영은 분리되어 있어 우리와 크게 상관이 없기 때문에 별 다른 입장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선주협회 양홍근 홍보이사는 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기업이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며 “기획재정부나 국토해양부 등에서는 해운 위기를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한전이 자회사라는 핑계로 그릇된 현실을 나 몰라라 하는 것에 답답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정부 시절, 자회사로 갈라놓은 것이 이 같은 책임 전가의 빌미가 되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업계, “한전 해운업 진출 움직임 더 문제”
국내 해운업계의 한국전력에 대한 불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LG그룹 부회장 출신으로 지난해 취임한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한전의 체질 바꾸기를 부르짖으며 해운업 진출 의사를 밝힌 것.
실제 한전은 지난 5월 국토해양부에 해운업 진출 의사를 밝혔고, 당시 국토해양부가 대형화물주의 해운업 진입을 금지하는 ‘해운법 24조’를 근거로 불허 방침을 전달했다.
그러나 한전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같은 규정이 불공정하다며 공식 이의를 제기한 상태며 공정위는 현재 이를 검토 중에 있다.
공정위가 대형 화주의 해운업진출을 막고 있는 ‘해운법(24조)’이 불공정하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한전의 해운업진출은 기정사실화될 전망인 가운데 국내 해운업계들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전이 국내 최대 화주인 점을 감안하면, STX팬오션 등 대형 벌크선사 및 중소형 해운선사까지 경영 악화로 치 닫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선주협회 조봉기 부장은 “예를 들어 대형 백화점이 셔틀버스를 대량 운행한다고 예를 가정했을 때, 기존 택시사업자나 공공버스 사업자의 피해는 막대할 것”이라며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공정위가 대량 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인정할 경우 공정거래 촉진보다는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현재의 경쟁체제는 무너질 것”이라며 한전의 해운업 진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최근 4조원대의 선박펀드를 조성하며 ‘해운업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선 가운데 대형화주인 한국전력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업계의 싸늘한 시선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