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쌍용자동차 사태가 결국 벼랑 끝까지 다다르고 있다. 노사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노사간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양측 간 화해는 물거품이 돼버린 분위기다.
게다가 민주노총이 ‘하투’의 중심의제로 쌍용차 사태를 택할 조짐이어서 쌍용차 사태는 벼랑 끝 극한 대치 속에서 위기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쌍용차 사태의 주요 논점을 정리했다. 쌍용차 노조의 평택공장 점거파업이 39일째 지속되고 있다. 점거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회생 중 파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월 기업회생정차에 들어간 쌍용차는 법원과 채권단이 요구한 구조조정안을 내달 중순까지 마련해야 한다. 이 자료를 받은 법원은 오는 9월15일 채권단 회의를 통해 쌍용차의 회생절차 지속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쌍용차는 지난 4월 전체 직원의 36%를 감원하는 등 ‘회생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해고 노동자와 노조가 강력 투쟁을 천명, 평택공장 점거파업 상황으로 상황이 번지면서 상황은 노노 갈등, ‘자중지란’으로 번지고 있다.
사측은 지난 26일 정리해고자 976명 중 320명에게는 분사 및 영업직 전환을 통한 고용기회 제공, 450명에게는 협력사 연계 재취업 알선 등의 최종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전면 거부, 평택공장을 점거하는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파산 위기에 중고차 값마저 하락
이에 26일에는 쌍용차 직원 3,000여명이 조업 재개를 위해 공장에 진입, 유혈 충돌까지 빚어졌다. 당시 노조 및 해고 노동자와 미해고 직원 및 임원 등이 물리적 충돌까지 빚으면서 부상자만 70여명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쌍용차 임직원들은 노조와 대치하는 과정이 경영 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진입 32시간 만인 27일 밤 전원 철수했다.
회사 측은 27일 “생산을 재개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쇠파이프로 무장한 선봉대에 맞서 맨손으로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며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불상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쌍용차를 사랑하는 마음, 생산을 재개해서 다시 쌍용차를 바로 세우겠다는 맨몸으로 들어왔다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공장을 떠오르는 상황에 분노를 참을 길 없다”며 “폭력에 의한 더 이상의 희생만은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공장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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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해고 근로자 중 일부가 쇠파이프를 들고 경비인력과 충돌하고 있다.(쌍용차 제공)> |
쌍용차의 생산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구조조정에 실패하면서 해외 자동차 메이커로 매각될 가능성은 줄어들었고, 회생 가능성도 점차 희박해져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쌍용차의 신규 판매율은 추락하고 있고 심지어 중고차까지도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등 쌍용차는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 상황에 놓였다.
지난 5~6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지원으로 신규 구입 특수가 어느 정도 발생했지만, 쌍용차는 파업으로 인한 소비자 불안감 증대로 이 특수를 비껴갔다. 올해 계획대수 5만5,000대를 달성해도 경영 정상화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공장 점거 상황이 악화되면서 그조차도 불투명해진 것이다. 업계는 쌍용차가 회생 노력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 한 채 최악의 시나리오인 파산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고 있는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고만 있다.
◆불난 데 기름 붓는 격
쌍용차 갈등은 민노총의 개입으로 인해 더욱 난해하게 꼬여버린 측면도 크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일부 언론이 제기한 ‘민노총 관계자 5,000명 평택공장 진입설’에 대해서 규모는 부인하면서도 “연락을 맡은 인원 정도가 들어가 있다”며 민노총 인원들이 쌍용차 공장 점거 상황과 연관고리를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노총의 개입으로 인해 쌍용차 사태가 강경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는 해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금년 ‘하투(여름 임금투쟁)’가 쌍용차 사태를 기폭제로 해 발전해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노조는 하투를 앞두고 임금단체협상 지체와 노조위원장 사퇴 등으로 인해 하투 참여할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 민노총 주도 노동운동에서 뼈대를 맡아온 강성 금속노조인 현대차노조가 예년처럼 제대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노총이 이번 쌍용차 사태를 하투의 중심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민주노총 관계자는 “7월1일은 금속노조가 집결하고 4일에는 쌍용차 등을 비롯한 현안 논의할 전국 노동자 대회가 있을 것”이라며 쌍용차 투쟁 현장을 하투의 중심으로 삼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정규직법 개정 문제는 한나라당이 의장 직권 상정을 통한 전격적 해결로 끝을 볼 가능성이 높고, 최저임금 조정 문제는 단일 이슈로 부각시키엔 한계가 있어 쌍용차 해고 문제 같은 이슈가 하투에서 중요 문제로 함께 떠오를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민노총 “모든 책임은 법정관리인에…”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노총과 사측 모두는 강경 대응도 감수하겠다며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쌍용차는 파산상황을 피한 정상화 노력이 중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철수 이후 상황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들은 ‘이대로 가면 파산도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쌍용차 관계자는 “후속 대화는 현재 전혀 없다”고 요약했다. 이미 공장에서의 임직원 철수 당시 쌍용차 측이 “노조는 회사가 제시한 바에 대해 대화를 독단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대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한 상황에서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또 “공권력을 투입해 달라는 요청에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등 사정을 소개하고 “운영이 안 된다”고 말했다. 최악의 가능성으로 파산으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파산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은 민주노총도 같은 견해다. 하지만 사측과의 대화가 어려운 만큼, 현재의 대결 구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 또한 민노총의 태도라, 경우에 따라서는 파산 감수로도 읽힌다.
민노총 관계자는 “쌍용차의 파산은 안 된다”면서도 “현재 강경 투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대화가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측이 성실한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극한 대치로 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노총 관계자는 29일 “사태 해결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법정관리인”이라면서 “법정관리인이 오히려 파산으로 가는 계획표를 갖고 있다”고 파산 위기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쌍용차 사측과 노조-민주노총의 시각이 엇갈리는 부분인 ‘선협상-(해고 문제 등의) 후해결’과 ‘선해결-후협상’에 대한 시각차 조정에 대해서는 민주노총이 타협 가능성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제반내용을 보면 올바른 회생 방향이 어떤 것인지 드러날 것”이라고 말해 해결 방안에 대한 타협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인원 감축을 하지 않고도 회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양측은 서로 ‘성실한 대화’를 요구하면서도 시각차를 좁힐 여지를 거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사측과 노조, 민노총 등의 ‘치킨게임’이 시간을 끌수록 쌍용차 회생은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는 분위기다. 민노총이 개입하는 노동 운동의 프레임이 순기능보다는 역효과를 더 크게 가져온다는 지적이 사회 곳곳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7월 하투가 어떻게 전개될지 산업계가 숨죽이며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