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인선이 매듭지어지고, 한나라당이 6월 국회의 단독 개회 방침을 밝히고 나서면서 하반기 국정 기조가 대략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 |
||
| <사진=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인사를 단행해 조만간 대규모 인사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 ||
검찰총장·국세청장 인사에서 드러났듯 대규모 인사이동보다는 요소요소를 택해 수요가 있을 때마다 개편작업을 하는 방식의 ‘리모델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들이 많지만,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윤진식 경제수석을 제외하고는 전원 1년 이상 재임했다는 점에서 대대적 인사 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빅4’, MB 측근 포진
지난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천성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을 검찰총장에,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을 국세청장에 내정했다. 천 내정자는 주요 공안관련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공안통으로 자리매김한데다 용산참사 등을 총괄한 인물이다. 백 내정자는 학자 출신(이화여대 교수)이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고려대 동문이라는 점, 국정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원세훈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손발을 맞춘 측근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대 주요 사정기관이 모두 측근 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 1·19 개각으로 이른바 돌격 내각이 완성된 이래 측근 발탁, 돌파형 국정 운영 체계가 화룡점정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이들을 권력기관장에 임명한 것은 ‘친정 체제 강화’에 목이 말랐음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 대통령이 선호하는 인사스타일이 한 명의 인사로 여러 효과를 노리는 양수겸장 방식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이번 외부인사 수혈로 사정기관 장악력을 높이고 국세청에 대한 확실한 개혁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검찰 역시 공안통 발탁으로 앞으로의 사정기관 운영 방식에 대한 예고를 한 가운데 기수파괴로 물갈이 개편 효과까지 노렸다.
이런 흐름은 이미 원세훈 행자부 장관을 국정원에 들여보내 국정원 개혁 노림수를 띄운 데에서도 확인된다. 공무원 전부를 상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소수의 인사이동만으로도 효과를 파급시킬 수 있는 방식이라는 풀이다. 융단폭격보다 스마트폭탄 하나를 요소에 투입하는 방식에 비유할 수 있다.
![]() |
||
| <사진= 한나당의 일방통행에 대해 야당들의 십자포화가 예상된다> | ||
이 같은 내각과 주요 권력기관 전열 정비에 이어, 한나라당 역시 국회 장악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단독 국회 개회를 추진하고 나섰다. 비정규직법 개정 필요성이 임박했다는 등 사정이 있지만, 초미의 관심사는 미디어법 처리 문제. 더욱이 민주당 등 야당이 사사건건 등원에 조건을 부여하면서 게릴라전을 벌이는 방식에 더 이상 끌려다닐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비정규직법을 빨리 개정하지 않으면 (7월에는) 수십만의 비정규직들이 길거리로 내쫓기게 될 것이다. 이제 더 기다릴 수 없다”며 “민주당이 5대 요구조건에 미디어법 포기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미디어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 원내대표는 “이제는 조건을 걸고 국회를 나가는 나쁜 관행은 고리를 끊어야 될 때가 왔다”며 야당과의 충돌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번 입법 전쟁에 나서는 배경이 ‘야당 길들이기’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기력하기만 한 공룡 여당을 극복하고 국회를 장악, 정부의 정책 추진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짝수달 국회 자동 개회에 관한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 서거정국 여파 극복 ‘노림수’
이렇게 정부와 여당이 초강수를 들고 나선 배경에는 4월 재보선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조문정국 여파를 빨리 털어내지 않으면 국정 주도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집권 2년차임에도 아직 경제 회복에 대한 결정적 승기를 잡지 못해 초조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내년부터는 지방선거 등 선거일정이 잡혀 있어 사실상 금년이 실질적인 기틀마련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마지막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지난 15일 전국 1,067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지지도는 지난 1일 같은 조사에 비해 7.4%포인트 하락했다(20.8%). 반면 한나라당은 32.9%의 지지도를 기록해 조문 정국 직전의 지지도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와 한나라당의 ‘정면 돌파 카드’ 선택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거 정국이 이 대통령의 양보를 이끌어 내고 소통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야당으로서는 일말의 기대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게 된 만큼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이 국회 중앙홀을 점거에 나선 것을 비롯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2일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은 더 이상 선의의 경쟁 대상이 아니고, 이제는 투쟁의 대상임을 확실히 밝힌다”고 날을 세웠다. 주요 정책 추진에서 보수적 색채를 드러내며 경우에 따라 한나라당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던 자유선진당 역시 단독 국회 개회 움직임에 대한 거부감을 표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은 단독 국회 강행을 독재로 가는 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
||
| <사진= 한나라당 내부 잡음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
당·정·청이 ‘밀어붙이기’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야당의 반발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이 같은 강성 기조만을 고집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또한 뒤따르고 있다. 이 틈을 비집고 나온 것이 개각설이다. MB 스타일 뿌리내리기가 일으킬 각종 염증을 보완하는 완충재로 개각이 언급되는 것.
우선 친박 인사에 대한 탕평 인사와 일부 중량감 있는 인사의 정무기능 담당(정무장관직 발탁) 등이 언급되고 있고, 지역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충청권 끌어안기를 택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방미 직후 여야 회동에서 개각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지만, 22일 청와대 브리핑은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대통령은 여러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또 숙고하고 있다”고 여지를 일부 열어뒀다.
아울러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도 23일 “인물과 시기가 적합하면 개각이 있을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또 장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이 최근 발언에서 언급한 ‘중도실용주의 노선’에서도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몇 가지 고질병이 이념이나 지역 간 갈등”이라고 설명, 이번에 대통령이 던진 ‘중도’ 화두를 이념적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 간 통합으로도 해석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즉 중도노선이란 통합을 의미하고, 통합의 방법론으로 개각, 특히 다른 정당과의 연합을 위한 개각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정부 초기에도 언급됐던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의 총리 기용설 등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 이르면 7월 개각,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대비한 장관급 인사 중 일부 이동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한 번쯤 개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과 맞물려 이런 개각 논의들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정·청을 총망라해 거센 개편 움직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 경제전망에 대한 부정적 견해 발표(세계은행)과 함께, 한국경제의 회복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시중은행장들의 경고음이 나오는 등 국내외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이 같은 개편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지 혹은 국정 혼란을 더하는 악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