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반도에 긴장의 파고가 높다.
북한은 고삐풀린 망아지가 됐다. 백약이 효험이 없고, 상식과 이성도 통하지 않는다. UN의 대북제재와 한국의‘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에 강렬하게 저항하면서 체제결속과 후계구도 확립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들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과 질서를 더 이상 준수하지 않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3차 추가 핵실험과 크고 작은 미사일 발사는 물론 남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도 불사할 태세다. 반면 한국은 북한 핵무기의 인질 신세가 됐다. 막힐 대로 막히고, 꼬일 대로 꼬인 것이 현재 남북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계속되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돈줄 차단’을 포함하여 강력한 제재로 맞설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핵우산을 미국이 약속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이런 전대미문의 혼동 속에서 한반도의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중국카드’를 심각하게 고려해 볼 때가 됐다.
북한에 대한 정치적인 영향력은 그래도 중국이다.
중국은 역사 전통적으로 북한의 후견인이다. 중국과 북한은 혁명이론과 정권수립, 사회주의 건설상의 동류성은 물론이고 현실에서의 상호 의존관계가 남다르다. 여기에‘혈맹’이라는 역사적 구속요인도 존재한다. 북한의 미래에 중국의 결정적인 역할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북한을 지정학적으로‘전략적 완충지대’로 보고 있는 중국은 북한 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북한의 붕괴는 중국 턱 밑을 위협하는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중국은 북한의 현상유지를 바란다. 중국이 동맹관계를 끊는다면 북한은 붕괴되겠지만 현상 유지를 위해서는 북한이 상황을 오판함으로서 자멸을 초래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판단이다. 여기에‘중국 카드’의 오묘함이 숨겨져 있다.
그렇다면 한반도 긴장해소와 동북아 안정을 위해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정전협정의 당사자이자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이면서도 가장 든든한 동맹국인 중국으로 하여금‘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격 동참시키는 것이다. 9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PSI는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의혹이 있는 항공기와 선박을 탐색하여 대량살상무기의 국제적 확산을 막아 보자고 만들어진 국제적 협력체제이자 규범이다.
한국의 희생 없이 북한에 대한 현실적인 군사적 옵션이 없다는 점이 중국의 PSI 동참이 필요한 이유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이 제재에 적극적이지 않을 경우 실효를 거두기 어렵고, 북한의 행진을 멈추게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중국이 PSI에 참여만 하더라도 북한의‘나쁜행동’은 제어가 가능하다.
중국이 PSI에 동참하면 북한에게는 충격으로 다가 갈 것이다. 배신감도 느낄 것이다. 모든 것을 걸고 사생결단 하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지도 모른다. 도발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현실임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중국의 PSI 참여는‘불량학생’으로 낙인찍힌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하거나 모욕하면 참담한 대가를 치른다는 점을 일깨워 줄 것이다.
한국정부나 중국도 이제 발상을 바꿀 때가 됐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일정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 그런 중국이 유엔의 제재조치와 PSI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정착을 희망하는 것은 중국의 국가이익에도 부합한다. 비록 중국과 북한이‘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였지만, 핵을 가진 북한이 이제는‘말 잘 들었던’옛날의 북한이 아니라는 현실을 중국도 직시해야 한다.
이제 PSI 동참을 유도하고 실현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중국에 대한 이성적 설득과 호소가 절실하다. PSI는 북한이라는 특정 국가를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차원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라는 점과, 중국이 그동안 품안에서 호랑이 새끼를 키워왔던 것은 아닐까라는 점을 중국에 귀엣말로 속삭여야 한다. 마침, 동서 냉전 시절인 1970년대에 비밀스럽게 중국을 오가며 미국과 중국의 국교수립에 산파역할을 한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특사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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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병훈 / 프라임경제 주필> |
그렇다면 한국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자명해진다.
이런 북한을 상대하는 데에는 단호함과 신축성이 동시에 필요하다. 문제는 지레 겁먹고 적절히 대응을 하지 못하는데 있다. 청와대는 한국 대북정책의 궁극적인 목표가‘대화를 통한 핵포기’라고 강조해 오고 있지만, 꿈같은 이야기다.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존 차원에서 쉽게 핵을 포기할 수 없는 북한의 입장 때문이다. 이럴 땐 악어가 한번 꽉 물고, 자신의 몸을 빙글빙글 돌려 먹잇감의 기선을 제압하듯 사안에 따른 전술적 영민함이 필요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국제사회를 움직여 중국의 PSI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과감하고 대담한 전략 전술적 판단을 당부한다. 풍랑은 항상 우수한 항해사의 편에 선다.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싸움터에 나서면 반드시 진다. 이것이 전장을 지배하는 전투의 기본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