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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아랫사람 몫, 그룹 총수는 딴전

조윤성 기자 기자  2006.04.19 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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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차그룹은 19일 정몽구 회장 부자의 로비의혹으로 불거진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이전갑 기획총괄 담당 부회장이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1조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러한 과정은 흡사 삼성그룹의 대국민 사과성명과도 비슷하다는게 이번 현대차사태를 바라보는 일반국민들의 시각일 것이다.

또한 삼성그룹의 대국민 사과성명 발표에서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나와 사과문을 낭독한 것처럼 현대차도 기획총괄본부를 담당하고 있는 이전갑 부회장이 사과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여지없이 그룹 총수가 나와 국민들에게 사과하기는 커녕 대리인격인 부회장과 비서실장 등을 내세워 사과문을 발표했다.

재벌그룹들의 이러한 행태를 지켜보고 있을라면 회식을 할때 주변 여직원이 술을 못마신다고 ‘흑기사’를 종종 부르곤 하는 형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제 잘못을 남에게 떠 안기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를 보면 삼성 이건희 회장 입장에서는 본인이 나설경우 검찰의 수사방향이 총수인 자신한테 집중될 것을 염려해 이학수 본부장을 내세웠고 현대차 정몽구 회장도 이전갑 부회장을 내세웠던 게 아닌가 한다.

사실 대통령도 그렇고 장관, 국회의원 등도 자신들이 잘못한게 있으면 직접 나와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는 해명을 하는게 보통인데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하는 기업총수들은 사뭇 입장이 다른 것 같다.

국민들도 기업총수가 나와서 사재출연한다고 발표하면 보다 솔직하다고 판단해 좀 넓은 아량으로 기업의 어려움을 이해해 줄수 있겠건만 현실이 그렇지 못함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분은 오랜 외유를 끝내고 들어오셔서 8000억원이라는 돈을 사회에 헌납하시고 다른 한분은 헌납을 부인하시다가 외유를 떠나시고.

이런 모습이 우리나라의 1~2위를 다투는 기업총수의 모습이라 씁쓸하기 그지 없다.

끝으로 “정몽구 회장님 직접 사과문을 낭독하셨으면 훨씬 보기가 좋았었을 것 같았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