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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유명세가 없어서"라고 말하지만 기자가 본 류현경은 '배우는 천의 얼굴을 지니고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는 직업'이라는 말처럼 맡는 배역마다 다양하게 변신을 하는 모습 때문에 동일인임을 인지를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살고 있는 류현경을 만나 그녀의 연기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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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당시 아역 연기자였던 이재은씨가 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 TV에 출연하는 것을 보고 연기자 데뷔를 결심했어요. 하지만 아직 만나 본적은 없어요."
96년 SBS 설날특집극 '곰탕'에서 톱스타 김혜수의 아역으로 나와 깊은 인상을 남기며 첫 활동을 시작한 류현경은 이후 드라마 '학교2' '무인시대' '단팥빵' '떼루와', 영화 '깊은 슬픔' '태양은 없다' '마요네즈' '비천무' '일단뛰어' '조폭마누라2' '동해물과 백두산이' '신기전'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정말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요. 너무 뿌듯해요."(웃음)
그녀가 이처럼 많은 작품에 출연한 것은 연기의 매력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매력이란 자신이 아닌 타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저런 배역을 경험하면서 다양한 사람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 그녀에겐 기쁨이다. 이제 제법 연기를 알아가고 있는 류현경의 철학은 자기 삶이 연기에 그대로 투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사를 외우며 연기를 하고 있지만 연기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자연스럽게 맡은 배역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기라는 것을 자꾸 의식하다보면 캐릭터에 100%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연기란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제 자신이 다른 사람의 삶을 체험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지만 후회해본 적은 없어요."
▲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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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죠. 때로는 힘들 때도 있지만 제 연기를 보고 실컷 웃거나 울 때 연기자로서 많은 보람을 느껴요."
아역 때부터 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다져온 연기력 때문인지 류현경은 항상 드라마나 영화에 조연급 캐스팅 1순위에 올라있다. 캐스팅 1순위에 올라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혹시나 조연으로 궂어지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들지는 않을까.
"조바심이 들거나 하지는 않아요. 지금도 배우가 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뭐든지 때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열심히만 하면 언젠가는 빛 볼 날이 오겠죠."
어릴 적 서태지가 좋아서 연기자의 꿈을 키워온 류현경은 연기를 시작하면서는 현장이 좋아서 무작정 연기를 해왔다. 연기학원을 등록해 처음 현장에 투입됐을 때를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자신이 살던 세계와는 또 다른 세계를 맛본 류현경은 20살이 넘어서야 연기자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2년 전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신기전'을 찍으면서 김유진 감독님이 디렉션 하는걸 보고 영화라는 작업에 이런 매력이 있었고, 연기가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그때서야 비로소 평생 연기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김유진 감독님이 '30살 이전에 여배우의 연기는 트레이닝, 30살 이후에 진면목'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연습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주연이든 조연이든 열심히 하려고 해요. 어떤 작품이든 '내 것'이라고 생각해서 애정이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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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는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역할이에요. 감독님은 제게서 이중적인 매력을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중성적이면서도 여성적인, 그래서 오디션에서 합격했죠. 촬영 2주 전에 캐스팅되서 불안한 마음에 더 열심히 한 것 같아요. 발레에 나레이터 모델 등등 극중 선주가 하는 일들을 열심히 배웠죠. 하루 몇 시간을 발레하고. 노래 배우고, 그랬어요."
'물 좀 주소'는 2년 전 촬영을 마쳤으나, 개봉에 난항을 겪다 올해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
"2년 만에 개봉을 했으니, 감독님이 준비한 기간까지 합치면 약 7년이 걸린 셈이에요. 영화가 개봉을 못하면 어쩌나 내심 걱정도 되고 해서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데요. 너무 기뻐요."
류현경은 드라마 '떼루아'를 마지막으로 자신의 소속사였던 예당에서 나와 엠지비엔터테이먼트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됐다. 연기를 계속해야겠다는 결심을 내린 그녀에겐 힘든 선택이기도 했다.
"예당에서 퇴출 당했어요. 저에게 손을 내밀어준 엠지비엔터테이먼트에 감사하죠. 다시 소속사에 속하게 돼서 심적으로 든든하고 많이 편해졌어요. 진정한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할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