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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정국 위기일발’, 구원투수는 어디에?

야권 공세 움직임·청와대는 고집 여전, 여당 역할에 상황 달려

전남주 기자 기자  2009.06.09 09: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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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정국이 혼돈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서거 정국이 추도 정국으로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인다. 그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1987년 ‘6·10 정국’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1987년에 있었던 6·10 민주항쟁은 전두환 대통령의 호헌 조치 등 강력한 정권 재창출의 야욕이 경찰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한열 군 사망 사건 등이 원인이 되어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하면서 좌절된 사건이다. 이는 6·29 선언으로 마무리되어, 대통령직선제로의 개헌이 이뤄져 소위 ‘1987년 체제’ 탄생을 가져왔다.

대선에 이른 총선 승리로 ‘공룡 여당’이 된 이후 굳건하기만 하던 한나라당의 주도권에 흠집이 나면서 공수가 바뀌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쇄신특별위원회가 지난 2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23%로 한나라당 지지율 21.1%보다 높게 나타났다.

민심이 여당과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소통과 합의를 상실한 여당과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과 각종 외압 등으로 정국은 혼란을 넘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4·29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출범한 한나라당 쇄신특별위원회의 개혁 또한 당내 계파간의 이권 다툼으로 답보 상태라는 비판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서거 정국으로 결집된 추모열기에서 '22년전 6월'과의 유사성을 발견하는 해석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 모인 추모 인파>    

인적쇄신과 조기전당대회 개최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와중에 분열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야권과 시민단체는 6·10 민주항쟁을 맞아 여권 및 정부에 대한 공세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돼 여당의 대응 방향이 눈길을 끈다.

◆기득권층 전반 입지 줄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국민의 지지와 명분이란 동력을 얻은 민주당과 야권은 연일 여당, 정부 및 청와대에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

결국 이런 비난의 초점은 이명박 대통령에 맞춰져 있으며, 정부 각부처와 여당은 물론 사법부 등 기성 체제 전반이 함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퇴임한 임채진 전 검찰 총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찰수사에 그동안 ‘외압’이 작용했다는 발언을 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묘한 여운을 남겼다. 민주당은 5일 임 전 총장이 ‘노코멘트’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사법의 최후 보루인 대법원 역시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신영철 대법관이 재판 개입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법학자 165인은 선언을 통해 그의 탄핵소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재판의 공정성’ 마저 의문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야권의 여당·청와대 공세로 6월국회 사실상 ‘시계제로’

이런 상황에서 결국 총대는 여당인 한나라당에게 떠넘겨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끝나자 한나라당은 모든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제안, 야권을 6월 국회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6월 국회는 비정규직법, 미디어법 등 여당입장에서는 조속히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고 추도 정국이 원외 정국으로 번지는 것도 당정청에 이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야권은 각종 쟁점 법안들을 결사항전의 자세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용산 철거민 참사,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파문 등 잠시 뒤로 물러나있던 미처리 문제들을 다시 제기하고 나섰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7일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에게 당 차원에서 특검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신영철 대법관의 탄액 소추안은 6월 중으로 서명에 착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4월 국회 외통위에서 천정배 의원에게 욕설을 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해선 해임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당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 만큼, 총공세로 전환할 태세를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오는 10일 야당, 시민단체들과 결집해 야권의 대대적인 연대가 형성될 경우 여당과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지난 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희남 목사가 유서에서 현정권을 ‘제 2의 민주항쟁으로 현 몰아내야 할 대상’으로 지칭한 것에서 보듯, 6월 한달은 야권과 시민단체의 공세와 함께 당·정·청이 서로를 공세 대상으로 보면서 초긴장의 나날을 보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당내갈등에 깊은 고민 ‘적전분열’

한나라당은 4월 재보선 참패에 대한 대책으로 쇄신위를 내세웠고, 이번 서거 정국에 대해서도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계파간의 입장차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지도부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 등의 중요 쟁점 대상의 논의는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른바 6월 정국에서 한나라당 박희태-안상수 체제의 정치력이 시험받고 있다. 사진=최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안상수 원내대표>  
한나라당은 쇄신과 조기전당 대회를 통해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친이-친박-쇄신위 간의 치열한 주도권 싸움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쇄신위 자체를 권력의 이동으로 봐야하며, 전당대회가 조기에 개최될 경우 살아있는 권력의 향배가 당의 권력을 잡게 되면서, 큰폭의 물갈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태의 책임을 져야하는 박희태 대표는 8일 지도부 사퇴안을 일단 거부했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도 반쪽짜리 개최는 있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나마 이상득 의원 2선 후퇴론이 성과라면 성과인 셈이다.

이에 따라 쇄신파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향후 조기 전대 개최를 둘러싼 당내 계파간 힘겨루기가 심화돼 여권 전체가 내홍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일 원희룡 쇄신특위 위원장은 “모든 지도부가 물러나면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아야겠지만, 박희태 대표가 용퇴 요구를 거부하면 쇄신특위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박 대표를 압박한 바 있다.

또한 쇄신 요구가 무산될 경우, 당내 쇄신파의 집단 반발이 우려되고 계파 갈등과 권력 다툼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후유증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6월 임시국회는 여야간 대결은 물론, 한나라당의 집안싸움까지 겹치는 식물국회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등 여당의 강경한 대응 속에서 현재의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잡더라도 힘을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현상황을 요약하자면, 내우외환, 적전분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이해관계자들의 첨예한 대립을 해결해 목소리를 하나로 합치는 데 구원투수로 등판할 전제조건이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서거 정국, 제 2의 6·10 위기 어떻게 모면할까?

1987년에 있었던 6·10 민주항쟁과 현재의 상황을 단지 ‘6월’이라는 것만으로 막바로 연결하기엔 무리가 없지 않다.

하지만 과거 사건의 발단은 2009년 현재와는 많이 다르지만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이 높아져 폭발 가능성이 높다는 점만큼에서는 유사성을 띠고 있다.

야권과 시민단체 등은 노 전 대통령 서거부터 용산 참사 사망 사건 등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사과와 대응 패턴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보일 향후 반응이 꼭 이들이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정국은 파국과 대타협의 두 갈래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온도차’로 10일을 기점으로 열릴 각종 집회나 민주노총 등의 각종 시위 등이 경찰병력 등의 동원으로 차단되는 경우에, 20여년 전과 같은 폭발적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가 민심 이반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소통에 나서 국론분열을 수습하려는 노력을 보일 필요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과거 민정당의 후계자 그룹 중 한 인사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6·29 선언으로 6·10이 가진 폭발력을 완충해 낸 것처럼, 당정청 어느 한 곳에서라도 이번 상황에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중 가장 가능성이 큰 곳은 역시나 여당(한나라당)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분열이 극심하지만 그또한 그만큼 청와대, 정부보다는 유연성 측면에서 열려 있다는 증거라는 해석이다.
여당 등이 진정성과 지혜를 보일지의 여부에 따라, 이번 6월 정국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달려 있다고 하겠다. 여당의 ‘정치력’에 귀추가 주목되는 6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