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자연에게 좋은 것이 사람에게 좋다"
유기농 우유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상하목장의 슬로건이다.
잘 알다시피 매일유업 상하목장은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출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유기농우유의 본산이다. 고창 낙농가와 매일유업이 의기투합해 만든 상하목장은 귀한 만큼 까다로운 유기농 목장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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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결과를 맺기 까지는 故김복용 매일유업 선대회장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 김회장은 까다로운 고품질우유생산의 최적지로 고창을 선택한 후 목장주를 설득하고, 지자체의 협조를 구하는 발로 뛰는 노력 끝에 이러한 결실을 이룬 것이다.
실제로 유기농 목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까다로운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젖소 1마리가 사용할 수 있는 면적과 방목장은 각각 17.3㎡, 34.6㎡ 이상이어야 하며 초지 또한 젖소 1마리당 916㎡ 이상 확보되어야 한다. 사료는 유기농산물이거나 그 농산물에서 나온 부산물이어야 한다. 물론 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수유촉진제, GMO 농산물 등은 절대 사용할 수 없다. 국가에서 정한 인증기준을 준수하였음을 전문인증기관들로부터 인증 받아야만 한다.
故김복용 선대회장은 이러한 조건에 충족될 수 있는 곳으로 고창을 선택한 것. 고창은 비옥한 황토와 깨끗한 물, 공기를 순환시키는 해풍 및 해양성 기후로 겨울에도 일정 온도 이상이 유지되는 등 유기농을 위한 최적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은 찾기도 힘들다. 전북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에 있는 매일유업 상하 유기농 우유 생산공장을 가려면 선운사 IC를 빠져나와 22번 국도와 77번 국도를 거쳐 달리기를 30 여 분, 2차선 좁은 시골길을 한참을 달려야 한다. 김선대회장이 유기농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생각해 교통의 불편을 감수하며 이곳을 선택한 것이다. 2004년 9월 국내 최초로 매일유업 상하의 자연치즈 공장이 세워졌고, 오랜 기간 낙농업을 성장시켜 온 수십 년 이상 경력의 목장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곳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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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모든 것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낙농가의 의지였다. 낙농가의 입장에서는 순조로운 일반 우유 생산을 중단하고 새로운 환경에 젖소를 적응시켜야 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그러나 선대회장은 낙농가 설득에 나섰고, 낙농가도 미래 지향적인 유기농 우유 생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시행 초기에는 40여 낙농가가 야심차게 유기농에 도전했으나 기존 사료에 익숙한 젖소가 유기농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실패를 거듭해 결국 14곳의 낙농가만이 자리를 잡았다.
처음 유기농 목장을 시작한 ‘신영목장’ 신종식 목장주는 “예민한 젖소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거친 유기농 먹이로 바뀌자 야위어가고, 적응을 하지 못한 소들은 죽어가기까지 했습니다. 자식 같은 소들인데 내 욕심 채우기 위해 괜한 고생 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도 많이 했지요. 그러나 우리 낙농가들의 미래를 위해 어렵게 시작한 일인데,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고창군에서도 지역 낙농가의 고생을 수수방관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고창군은 2007년 2억27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유기농 낙농가들이 자리를 잡게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낙농가의 굳은 의지에 합심한 지자체는 다음해에는 예산을 7배 이상 늘렸다. 16억 원의 예산을 책정해 낡은 낙농시설의 교체와 유기농 우유 생산을 위한 시설의 증,개축 등에 투자케 했다.
유기농 제품에 <상하목장>이라는 지역명을 사용하는데 대한 보상 차원과 미래 지향적인 유기농 낙농가의 육성이 정부 정책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2008년 6월 드디어 매일유업이 고창군 상하면의 <상하>를 상품 브랜드로 명명해 출시를 시작하자 고창군수와 지역 낙농가들은 벅찬 감회와 감동에 눈시울을 붉혔다. 일반 소비자들은 아직도 '상하'가 외국의 유명 브랜드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하목장>의 '상하'는 우리 고장의 순수 이름인 것이다.
하루 한 번 신선한 유기농 우유를 공급받아 그날 처리하는 상하 유기농 우유공장. 하루 18톤의 유기농우유가 고도의 정제과정을 거친 뒤 180ml와 750ml 페트병에 담겨지고 있다. 신선도를 위해서 상하 유기농 우유 공장에서는 아침에 집유를 끝내고 오전에 생산에 들어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반 우유 처리와는 처리공정과 집유과정 자체부터 확연히 다르다.
이정원 품질 보증팀 팀장은 "낙농가에서 어렵게 만든 유기농 우유를 제대로 생산하기 위해서 100억 원의 설비 투자를 했습니다. ESL(Extended Shelf Life)시스템을 적용하여 2차 오염이 근원적으로 차단됩니다. 아예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게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은 겁니다. 완벽한 위생설비를 만들자는 개념인 겁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국내 우유업계 최초로 마이크로 필터레이션(Microfilteration) 공법을 도입했다. 2마이크로미터(μm= 0.01mm)이하의 특수 필터를 설치해 인체에 유해한 세균을 완벽히 걸러내고 이물질이 전혀 들어갈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이다. <상하목장>의 브랜드에 맞게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해보자는 매일유업 측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현재 이렇게 만들어지는 유기농 우유는 전국 유통망을 통해 각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물론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소비층이 일부 부유층에서 일반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초기에 하루 4톤 생산하던 것을 이제 하루 18톤씩 생산하고 있지만, 유기농 원유가 원한다고 해서 금방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는 있지만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유기농 우유 생산을 더 늘릴 수 있도록 공장라인을 추가로 설비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뒀지만 문제는 유기농 낙농가의 증가이다. 유기농 낙농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과정도 까다로워 낙농가가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의 정종헌 사장(사진)은 “당장의 기업의 이익보다는 고창군의 농가들과 협력하여, 고창을 유기농의 메카로 만들고자 한다. 시장의 성장에 따른 유기농 낙농가를 추가로 발굴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한다. 그 만큼 유기농 낙농가의 추가 발굴이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인 것이다. 정사장은 또 "FTA 타결로 농가가 스스로 일어나지 않으면 어렵다. 유기농은 FTA타결에도 불구하고 농가의 생존을 보장하는 길이 될 것을 확신한다. 해외 유제품이 쏟아져 들어와도 시장에서 유기농 제품이 인정을 받으면 살길이 있다" 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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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에서 유기농을 낙농가에 도입하고 발전에 기여한 故 김복용 선대회장(2006년 타계)은 타계하기 하루 전날에도 이곳 고창 상하를 둘러봤다고 한다. 그 만큼 미래 매일유업이 지향해 나가야 할 사업으로 유기농을 중시했던 것이다. 매일유업 유기농 우유 생산 1년, 낙농가들과 의기투합한지 3년 그 결실의 열매가 하나씩 영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