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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햇살 아래 자운영 꽃밭의 '나비 꿈'

전남 함평군 나비엑스포 29일~5월8일 개최

이인우 기자 기자  2006.04.15 1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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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연은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가꾸어나간다. 그곳에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서 본래의 빛깔과 냄새가 사라져버렸다. 사람들은 그렇게 잃어버린 자연을 다시 목마르게 찾는다.

최근 힘을 얻고 있는 자연생태 복원과 환경보존 등은 그래서 의미가 적지 않다. 찬란한 봄날,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기행이 좋다. 지금 남도의 평범했던 농촌인 전남 함평에서 그런 축제 한마당이 벌어진다.

   
    <함평군>
 
90년대부터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앞 다퉈 축제상품을 내놓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수익 확보를 위해서다. 그러나 당초 기대한 만큼 성공한 지역축제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그 내용도 대부분 대동소이해서 관광 상품이 되기엔 역부족이다.

◆ 봄 햇살 아래 펼쳐지는 나비의 군무(群舞)

그런데 전남에서도 가장 궁벽한 시골로 통했던 함평군에서 99년부터 내세운 축제가 ‘엉뚱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축제의 주제는 나비.

곤충을 전면에 내세우는 축제는 전북 무주의 반딧불이 축제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작됐다. 도시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진 온갖 나비가 너른 들판을 날아다니는 시골풍경이 축제의 테마인 셈이다. 올해 함평 나비곤충엑스포는 오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린다.

초가을 열리는 무주 반딧불이 축제가 저녁 늦은 시간, 한정된 공간 안에서만 본래의 의미를 찾게 되는데 반해 나비 축제는 봄 햇살아래 실컷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것도 평범해 보이면서 아름답기 그지없는 천연의 들판에서 벌어진다.나비는 장자
   
 
 
가 이야기한 호접몽(胡蝶夢)을 떠올리게 한다. 꿈속에서 나비가 돼 들판 위를 훨훨 날다가 깨어보니 다시 사람.

장자는 꿈속의 나비가 진짜 자신인지, 깨어난 뒤의 모습이 진짜 자신인지 누가 알겠냐고 했다. 그래서인지 나비의 이미지는 어딘지 모르게 몽환적이다. 겨우내 어디선가 숨어 있다가 봄 햇살이 대지를 따스하게 데우고 난 뒤 나풀나풀 날갯짓 하며 나타나기 때문이다.

◆ 34만평 꽃과 나비의 향연

나비는 벌과 마찬가지로 꿀을 따기 위해 꽃밭 위를 날아다닌다. 그래서 나비가 있는 곳은 꽃이 있고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곳은 온 들판 전체가 꽃밭이다.바로 함평 수십만평의 들판이 그런 꽃밭이다.

   
 
 
보랏빛 자운영과 샛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진 들판이다. 유채꽃밭이 10만여 평, 유휴농지 24만여 평은 자운영으로 가득 찬다. 이러한 들판 한가운데 아담하게 솟은 야산은 나비철쭉동산으로 꾸며놓았다.

멀리서 함평 들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동산이다. 철쭉으로 나비 모양을 만들어둔 동산은 가로 50m, 세로 35m의 크기. 동화와 같은 천진함이 물씬 배어나온다.

축제는 나비생태관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나비생태관은 230여종의 야생화로 꾸며놓고 12만여 마리의 나비를 풀어둔다. 야생화만 해도 금낭화, 할미꽃, 앵초, 매발톱, 동이나물 등 우리의 옛 들꽃에서 에델바이스까지 무궁무진하다.

이 야생화 사이로 어린시절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배추흰나비, 호랑나비, 노랑나비, 꼬리명주나비, 왕오색나비 등에서부터 이름을 알 수없는 온갖 나비떼가 날아다닌다.

올해부터는 허브원예치료관을 신설해 허브식물과 꽃을 이용한 건강 치료실도 운영하고 있다.축제장소는 읍내를 가로지르는 함평천 광장과 일대의 유휴농지로 이루어진 수십만평의 들판. 곳곳에서 생태체험과 추억만들기 놀이마당, 친환경농업관, 특별체험참여마당 등의 행사를 즐길 수 있다.

◆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를 따라 정읍까지 간 뒤 시내를 거쳐 다시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하는 것이 빠르다. 함평나들목에서 23번국도로 우회전해 6km쯤 가면 읍내 나비축제현장이다. 광명역에서 하루 2번 함평에 정차하는 KTX도 운행한다. 숙박은 읍내에 함평장(061-323-8123)과 모아모텔(061-324-2266), 코리아(061-322-6500) 등 십여 개의 숙박시설이 있고 궁산리 해안의 주포해수찜(061-322-9489) 등에서 숙박할 수 있다.

◆ 먹을거리

함평읍내의 대흥식당(061-322-3953)이 현지 주민들의 추천 맛집.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한우 고기를 이용한 육회비빔밥이 입맛을 돋운다. 궁산리 해안에 나가면 갯벌의 낙지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나 회를 즐길 수 있고 보리새우도 미식가 입맛을 만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