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1세기의 한국 재계는 과거에 비해 큰 소용돌이 속을 걷고 있다.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상황에서 많은 기업이 새로 등장하거나 몰락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그것이 재계 1위 기업이라도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현재의 수성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일까. <프라임경제>는 연속기획으로 변화의 시대를 걷고 있는 재계 주요기업들의 어제와 오늘을 완벽 대해부한다. 그 18번째 순서로 <동원그룹>편을 마련했다.
원양어선 한 척으로 시작…꾸준한 사업 다각화로 글로벌 기업 변모
창업주 건재 속 전문경영인 체제 안착…10년뒤 매출 20조원 목표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동원그룹은 아직까지 창업주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969년 4월 16일 김재철 회장이 바다에서 몸소 터득한 실전경험과 이로 인해 모아진 자본금 1000만원으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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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서울대 농과대학 장학생으로 선발됐던 김 회장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부산수산대학으로 진로를 바꾸기까지 했다.
동원(東遠)이라는 회사 이름도 김 회장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유래됐다. 1958년 실습 항해사로 처음 참치잡이 원양어선을 탔던 김 회장은 동쪽으로 23일을 항해한 뒤 남태평양의 사모아 섬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동쪽 먼 바다’를 향해 첫 항해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동원그룹의 모태(母胎)인 동원산업을 창립한 것이다.
이후 40년이 흐른 지금 동원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고, 그 속에는 ‘현대판 장보고’라는 별명을 지닌 김 회장의 집념이 숨어 있다.
원양어선 선장으로 사업을 시작한 김 회장은 지금도 곧잘 ‘바다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는 신념을 드러낸다. 그는 “세계지도의 남북을 바꿔서 보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넓은 대양을 향해 있는 모습”이라며 “세계로,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로 후배들에게 진취적 개척정신을 강조한다.
그는 1999년부터 7년간 무역협회 회장을 지내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아 유치 성공에 크게 기여했으며, 올 1월에는 언스트연맹 최고 기업가상을 수상하며, 재계 리더로서의 입지도 구축하고 있다.
◆ 창업주 체제 지속
동원그룹의 ‘선장’은 김재철 회장이지만 실질적인 ‘항해사’는 김 회장의 매제인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이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생활을 하던 박 부회장은 1997년 동원정밀(현 동원시스템즈 정밀사업부문)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동원그룹에 처음 합류했다.
박 부회장은 당시 어려움에 직면했던 동원정밀을 알짜 기업으로 도약시키며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2000년 동원F&B가 동원산업에서 분리되면서 동원F&B의 대표이사로 새 보금자리를 튼 뒤 다시 이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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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무대로 한 굴지의 수산기업을 탄생시킨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계속되는 항해가 주목되고 있다.> | ||
이 밖에도 전문가들로 이뤄진 계열사 사장단들도 전문가들이 두루 포진하고 있다.
박부인 동원산업 수산유통부문 사장은 15년간 선장 경험을 쌓은 수산 전문가로서 동원F&B 영업본부장 등을 지내는 등 현장 경험도 풍부하고, 취임 첫해인 2006년 매출액 성장률 31%, 당기순이익 성장률 93%를 이끌어 그룹의 기대와 주목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김해관 동원F&B 사장은 삼성그룹 공채 출신이며, 2006년 동원F&B 사장에 취임해 내실 있는 사업 개편과 가치 경영을 통해 종합식품회사로서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건동 동원시스템즈 건설부문 사장은 30여 년간 건설부문 한 우물을 판 건설전문 경영인으로 두산건설에 근무하다 2006년 동원그룹에 영입돼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관용 동원시스템즈 정밀·통신부문 사장은 LG그룹의 통신사업 분야에서 오랫동안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동원시스템즈 통신사업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 수산외교 진두지휘
동원산업은 창업되던 해인 1969년 처음 들여왔던 어선 ‘제31동원호’를 시작으로 ‘제35동원호’, ‘제33동원호’, ‘제38동원호’를 잇따라 도입하며 회사 설립 2년 만에 선단을 형성했다.
1982년에는 국내 최초로 참치캔을 선보이며 식품사업에 뛰어들었고, 오늘날까지 이 분야에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2000년도에는 '동원F&B'를 설립해, 수산물 가공제품 부터 냉동, 냉장, 음료, 육가공 제품에 이르기까지 250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굴지의 종합식품회사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지금은 오대양을 누비며 대한민국의 수산 외교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1차산업(수산업)에서 출발해 2차산업(식품제조업), 3차산업(정보통신, 금융)까지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김 회장의 개척정신은 첫 주력사업이었던 참치를 잡아 가공업체에 납품하는 원양어업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꾸준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식품, 금융, 물류유통, 정보통신,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2004년 금융계열(한국투자금융지주)을 그룹에서 분리한 뒤, 동원그룹은 식품회사인 동원F&B, 교육기자재 및 포장재 전문회사인 동원시스템즈 등 13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그룹 매출액 약 3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했다.
동원산업은 1996년에 들어와 공식적으로 동원그룹으로 변모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최대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를 인수해, 세계 최고의 참치기업으로 올라섰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동원그룹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이라는 새 비전과 ‘비전 2020’을 선포하며, 오는 2020년 그룹 매출 20조원, ROE(Return on Equity)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함께 밝혔다. 또한 새로운 CI를 발표하며 밝고 젊어진 기업이미지를 표방하고 나섰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지난 4월 40주년 기념행사에서 “향후 동원그룹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경영 활동을 강화하여 진출 지역이 어디든지 해당 지역에서 꼭 필요한 신뢰할 수 있는 사회필요기업이 되어 세계 속의 진정한 일류기업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40돌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동원그룹의 항해가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