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야구장을 지어라. 그러면 사람들이 올 것이다”
영화 꿈의 구장 (Field of Dreams)에서 36살의 평범한 농부인 레이(케빈 코스트너 분)는 야구장을 지으면 사람들이 올 것이라는 꿈을 가졌다.
양수길 박사 | ||
서울의 국제적 금융허브 가능성을 논하는 FT 서밋은 서울에서 열렸음에도 그리 호의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참석자들은 시종일관 ‘세제개혁이 필요하다, 인재가 없다, 외국자본에 너무 냉소적이다,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알랜 그린스펀 전 의장도 “한국 금융 허브는 여러 이슈가 있어 어렵겠지만 점차(gradually) 시간이 지나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특유의 모호한 화법으로 답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한국의 지역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읽고 쓰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우답을 남기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한국에 대한 시각은 이처럼 긍정을 가장한 부정이 다수였다.
‘왜 장소가 중요한가(Why Locations Matters)’세션에 참석한 패널들도 한국은 대외인지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으로 규제가 엉망인 국가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 갔다가 뒤통수 맞은 투자 기업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이었다.
이 세션 패널로 참석했던 양수길 박사는 답답했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원장인 그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영화이야기로 답변을 시작했다. 영화 ‘꿈의 구장’이야기였다. 영화속 농부였던 캐빈코스트너가 농장에 야구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모두 말렸지만 그는 믿음을 가지고 실행에 옮겨 결국 꿈은 이뤘다.
양 박사는 한국에 금융허브를 만드는 것도 이와 같다고 답했다. “(외국 자본에게) 활동의 자유를 주면 돈이 흘러 올거다.”
◆ 금융허브 가능하다
양 박사는 이어 상기된 표정으로 “2015년에 금융허브를 만들기 위한 로드맵이 있다”고 밝혔다.
리더십이 뛰어난 재경부 한덕수 부총리 산하 운영위원회에서 그토록 지적되고 있는 ‘규제 완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규제완화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줄리아니의 말을 인용해 “한국은 비전과 리더십, 낙관론 등 필수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어 이같은 로드맵을 반드시 실현해낼 것” 이라고 역설했다. 양 박사는 서울이 교통체제 개편, 청계천 등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일을 단기간 내 해내는 역량과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양 박사는 “물론 단기간내 많은 일을 하기 위해 금융 개혁이 다급히 진행돼 반 외국자본 정서가 생겼지만, 역동성이 서울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양 박사는 영어 구사 인재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인재풀을 해외에서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들의 가족에게도 매력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 서울시가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양 박사는 “농업개방이 되는데 40년이 걸렸다”며 “금융개방이 시작된지는 6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데…”라며 세션이 끝난 후에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이 금융허브가 될 수 있다는 그의 확신은 그러나 참석자들에게 크게 와닿지 못하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