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기침체의 여파가 국내 생명보험계에도 직격탄을 맞으면서 설계사들 중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MDRT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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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미국 MDRT 세미나 모습 > |
세계적 금융위기의 여파로 보험가입이 감소하자 국내 생명보험 설계사들의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백만달러원탁회의)회원 달성자 수가 올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의 본격적인 진출과 종신보험 바람 그리고 아줌마 부대가 아닌 신세대 남성들로 구성된 보험 설계사들의 모습은 지난 10년간 국내 보험 시장의 변화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특히, 과거에 비해 다양한 상품과 국내외 보험사들의 경쟁으로 인해 이들 설계사 직업군이 소위 ‘고소득’으로 가는 지름길 정도로 인식돼 온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객들과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하위 조직원들의 리쿠르팅을 위한 간접 신뢰 방편으로 명품과 고급 수입차 등으로 치장한 말끔한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 벤츠·명품·억대연봉 ‘옛말’
보험업계에서는 MDRT라는 모임이 있다. 소위 잘나간다는 설계사들은 필히 한번쯤 고객들에게 주지의 사실로 인식되어 있는 것으로 연 소득이 최소 ‘억 단위’는 넘어야 이야기할 수 있다.
MDRT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본부를 두고 있는 우수 생명보험 에이전트들의 국제적 모임으로 가히 생명보험에이전트의 명예의 전당이자 회원이 되는 것은 생명보험 설계사들에게는 최고의 영예로 여겨진다. 백만불원탁회의(MDRT)는 60개국 이상의 국가에 걸쳐 있는 450개 정도의 회사들을 대표하는 약 21,000명 정도의 자격자들로 구성돼 있다.
가입 자격은 수수료 기준으로 설계사가 직접 손에 쥐는 소득과는 다른 개념인 신계약에 따른 수수료뿐 아니라 보험료 수금에 대한 수수료와 회사의 특별상여금 등이 포함된다. 신계약에 따른 수수료만으로 5만4,200달러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제 소득이 1억원 이상이 돼야 가입이 된다는 점에서 극소수만 누릴 수 있는 특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격을 얻기 위해서 단기간 노력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고객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상품에 대한 인지 그리고 개인적 네트워크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추는 것이 MDRT를 획득하기 위한 과정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외국계 A생명보험 지점장은 “생보사에서 최고 호황기는 월드컵 직후인데, 그때는 하루에도 이력서가 수십 통이 들어왔다”며 “고소득과 전문직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청탁까지 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환경이 변화해 팀원들이 나간다는 조짐만 보여도 가슴이 철렁할 정도”라고 현재의 분위기를 전했다.
◆ 호재 요소 사실상 ‘全無’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오는 MDRT 요건 달성자 수를 살펴보면 2000년 322명에서 2001년 811명, 2002년 1825명, 2003년 2379명, 2004년 3209명, 2005년 4737명, 2006년 6764명, 2007년 7217명, 2008년 9322명 등으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지만 올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하락으로 인해 숫자가 크게 줄었다.
생보사별 MDRT회원수는 1위 삼성생명, 2위 교보생명, 3위가 ING생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MDRT 달성자가 2300명으로 지난해 2800명보다 500명이 감소한 수다. 교보생명은 지난해에 비해 200명 늘어난 1200명을 기록했고 ING생명은 지난해 1493명에서 올해 975명으로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한국MDRT협회 및 생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MDRT회원 달성 자격(수수료 7400만원, 보험료 1억8600만원 이상)을 갖춘 사람은 8318명으로 지난해 9322명보다 1004명(12%)이 줄었다. 또 미국본부에 등록한 인원도 5253명으로 지난해 5852명보다 599명(11.4%) 감소했다. 즉, MDRT회원수가 감소는 경기침체와 갈수록 높아지는 자격요건 때문.
지난해 9월 부터 교차판매가 허용되면서 일부 생보설계사들이 경기침체 상황에 맞게 높은 생보 상품보다 자동차보험과 실손형 의료보험 등 손보사의 상품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회원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보험가입을 차년으로 미루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1%대의 신계약 증가율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올해 경기가 회복되면 MDRT달성 회원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한국 MDRT측은 미국MDRT본부가 입회기준을 오는 2010년까지 10만 달러까지 인상하기 위해, 매년 입회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조정을 하기 때문에 한국 MDRT달성자 수도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MDRT협회는 ‘2009 한국 MDRT 회원의 날’을 맞아 오는 5월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행사를 갖는다. 한때 미국에 이어 2위의 MDRT회원 달성수를 기록한 국내 생명보험 설계사들이 경기불황과 급변하는 금융상황을 헤치고 ‘명예의 전당’의 자리에 오르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의 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