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B금융지주가 금고를 걸어 잠그고 있다. 아울러 각종 사업 스케치에 나선 것이 포착돼 미래사업에 관한 ‘본격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경제위기를 이유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과 주택담보대출 속도조절에 나선 것 등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한편으론 향후 도약을 위한 업무협약을 KT와 맺는 등 정중동에 나서고 있다.
◆무배당으로 종잣돈 비축, 주택대출도 줄이기
지난달 27일 KB국민은행을 거느리고 있는 KB금융지주가 주주총회에서 여러 안건들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주주에 대한 배당을 하지 않기로 하고, 이익잉여금을 모두 자본 확충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을 기대했던 주주들의 항의로 KB금융지주 측은 반복 해명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는 주총에서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던 약속을 깨고 말을 바꾼 것이어서 이익잉여금에 대한 사용처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만 당시 황영기 회장은 은행들이 내실화를 위해 유보자금을 마련에 나서는 게 보편적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또 최근 KB국민은행은 비교적 돈이 안되는 ‘주택담보대출’을 사실상 옥죄고 나섰다. 지난 18일 알려진 바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신규주택대출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이율을 하향조정했지만, 이것은 표면적 조치에 불과했던 것.
과거 ‘주택은행’과 합병한 이래, 국민들의 주택담보 대출에 큰 역할을 해온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경기불황에 기업대출이 증가한 데다 기업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하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KB-KT, 포괄적 업무제휴, 복합상품 출시
이런 가운데, 23일 KB국민은행과 KT는 금융과 통신의 융합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강정원 KB국민은행장과 이석채 KT회장이 이 제휴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KT는 우수 고객들에게 KB국민은행의 상품혜택을 소개하고, KB국민은행은 통신과의 연관 상품 개발에 이익을 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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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이 상품은 각종 계좌를 따로 관리해야 했던 불편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갈 길은 먼데 효과는 미지수, ‘고객외면’만 살까
이같은 조치들을 놓고 어떤 성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KT-KB국민은행 두 기업의 제휴로 금융과 통신기업의 본격적인 융합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얼마전 KT와 KTF의 합병으로 거대 공룡이 된 KT를 끌어안은 KB국민은행이 향후 어떤 서비스를 들고 나올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윤곽은 없고, 다만 선언적 효과에 그칠 수도 있는 셈.
복합상품 역시 은행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KB금융 현실상 큰 성과를 못 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KB국민은행과 KT의 포괄적 업무제휴가 서로에게 100% 사업을 몰아주는 것이 아닌만큼 어떤 효과를 낼지 미지수다. 또한 KB가 선제적으로 취한 주택담보대출의 사실상 중단은 향후 다른 시중은행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이 KB금융이 사업 추진에 열을 올리는 것은 좀처럼 실적 침체가 해결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
24일 동부증권의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상당기간 부진을 겪다, 3/4분기 이후부터나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1분기 순이익을 1601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작년 동기(2008년 1/4분기)에 6254억원을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다.
따라서 KB금융지주의 이번 조치들을 종합해 보면 금융위기 속에 자금을 확보하고 추가적 지출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리고 회복되는 시기에 맞춰 대도약을 하겠다는 속내가 담겨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