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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전에 부진(不振)은 없다"

[재계 ‘우먼파워’ 시대] ①삼성家 맏딸 '이부진'

이연춘 기자 기자  2009.04.22 08: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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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재벌 3세 우먼파워가 예사롭지 않다. 3세대를 이어온 재벌가의 자녀들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움직이며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 재벌가 여성들은 아들 그늘에 가려 있거나, 내조에만 전념해온 것이 일반적 풍토였기 때문이다. 이런 관습은 최근 들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단순히 성(性)으로만 CEO를 결정짓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아서다. 최근 들어 특히 재벌가 여성은 젊은 피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여성이 가진 섬세함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분야에 뛰어들어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재계 우먼파워를 확산시키는 재계 3세 ‘예비 CEO’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그간 1세대 재벌가의 여성들은 있는 듯 없는 듯했다. 재벌가의 딸뿐 아니라 안방주인까지도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게 특징이었다. 그들은 항상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활동을 해도 대부분 ‘우아하고 품격 있는’ 미술관 관장직 정도로 만족했다.

하지만 이제 재벌 3세 딸들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재벌가의 여성들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여성이 가진 섬세함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분야에 뛰어들어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점차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부진 전무, 후계구도 아직 ‘ing’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일명 'BJ'불리는 삼성가(家) 맏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이건희 전 회장이 빠진 올해 삼성그룹 인사에도 3세 가운데 홀로 승진하며 ‘포스트 이건희’란 관측도 조심스레 나돈다. 즉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에 이부진 전무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전망인 것이다. 

최근엔 이 전무는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 경영에도 참여하며 ‘부진vs재용’이란 2파전 양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에버랜드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이재용 전무가 지분 25.1%, 이부진 전무는 8.37%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이부진 전무는 최근 에버랜드에 사무실을 마련, 정기보고를 받는 등 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후문이 잇따라 나오기고 있다. 이부진 전무가 책임지게 될 사업은 에버랜드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푸드컬처(FC) 부문으로, 환경개발과 에너지를 담당하는 E&A 사업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서다.

업계 일각에선 이미 이 전무가 이제는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입지를 닦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전무의 약진에는 특히 이건희 전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특히 이 전무는 이건희 전 회장의 섬세하며 과묵한 모습을 매우 많이 닮았다는 점에서 일각의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전무는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아동학을 전공했다. 그는 졸업 후 1995년 삼성복지재단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과장을 거쳐 2001년 9월에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았다. 경영에 참여한지 10년이 넘은 이 전무의 업무처리능력은 베테랑급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부진 전무가 에버랜드 관심을 두고 식음료 사업부문 제휴만 맺었을 뿐”이라며 “일각의 경영권과 연결 짓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그동안 그룹내 공통부문이 있는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업무 제휴는 당연한 게 아니냐”며 사무실도 없고 업무 보고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를 경계하기도 했다.

◆면세사업 사업권 선정과정 의혹 ‘투성’

반면 이 전무의 경영능력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 전무가 경영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던 공항 면세점이 그것. 지난해 공항 면세점은 리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입주한 브랜드별로 크고 작은 잡음을 감수해야만 했다. 특히 수익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호텔신라 재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면세점의 임대료가 신라호텔 전체 매출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하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국감에선 신라호텔의 인천공항의 면세점 사업권 선정과정에 대한 로비 및 특혜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민주당 김성순 의원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면세점 선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면세점 5곳에 대해 운영권 입찰을 실시하면서 협상기준가 가격 협상을 지키지 않고 DF1구역 면세점 운영권자로 호텔 신라를 선택했다.

즉 규정에 따라 가격 협상을 하지 않고 입찰 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때문에 협상 기준가격으로 가격 협상을 했을 때보다 26억9600만원 낮게 계약을 맺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인천공항공사의 ‘비항공 수익 현황’을 보면 수입 가운데 상업시설 임대료로 얻는 수익이 전체의 30%대를 차지하고 사업임에도 사업권자 선정에 석연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건희 전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는 패션부문 기획담당 임원으로서 제일모직 브랜드 영역을 신사복 중심에서 여성복과 캐주얼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상무는 미국의 명문 디자인 학교인 파슨스 스쿨을 졸업하고 제일모직에 입사한 이후 전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일모직 여성복 사업 확장과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