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다. 지난 2007년, 새로운 성장동력원 찾기와 지주회사 체제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제3의 창업’을 선언한 지 2년이 다 되어 가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장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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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그룹 최태원 회장. |
일단 그룹 내부적으로는 글로벌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 회장은 1998년 취임 이후 지금까지 줄곧 “내수위주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고,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때문일까. 최 회장이 그룹을 진두지휘 한 이후 현재까지 성과는 비교적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해외 유전개발이 물꼬를 텄고, 그룹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단적으로 중국은 제2의 내수시장이라고 불릴 만큼 성장했다. 소버린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 경영활동이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대 걸림돌이 여전히 최 회장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듯 고심 끝에 진행한 지주회사 전환 문제다. 단적으로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출범을 선언한 지난 2007년 7월 이후 한동안 최 회장의 대외행보가 뜸했던 적이 있다. 지주회사 전환 목적인 지배구조 안정과 최 회장 자신의 확고한 경영권을 굳히기 위해서라도 그만큼 고민이 깊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최 회장의 계획과는 다르게 지주회사 체제로의 지분구조 정리 작업은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에서 빠져 있지만 지주회사인 SK(주)를 지배하는 SKC&C의 지분처리 문제가 그것이다. 여기에 SK증권 매각 문제도 걸려 있다.
현재 SKC&C의 지분구조는 최 회장이 44.5%로 최대주주다. 여기에 SK텔레콤이 30%, SK네트웍스 15%, 최 회장 여동생인 기원씨 10.5%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계열사들이 2년(오는 6월) 안에 SKC&C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당초 SK그룹은 SKC&C 상장을 통해 어렵지 않게 지분 정리를 마무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대외 환경이 발목을 잡았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공표한 직후에도 SKC&C 등의 지분 평가 방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됐던 부분이다.
SKC&C의 상장이란 단순한(?) 카드로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만들려고 했지만 경제위기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이제는 상장 자체를 백지에서 다시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최 회장 역시 지배권의 연장선에서 취약한 대주주 지분을 어떻게 끌어올릴 지에 대한 방법도 틀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최 회장은 결국 순환출자 구조를 정리해 지배구조를 더욱 공공이 다지겠다며 지주회사 전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지주회사 지분 확보나 계열사들의 지분구조 정리 작업에 대한 밑그림은 부족했다는 해석이 뒤따르는 대목이다.
현행법상 지주회사 전환 시한은 오는 6월이다. 공정위에서 인정하는 경우 2년의 시한 연장이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숨통이 막힐 정도는 아니다. 현재 국회에서 유예기간을 1년 더 늘리는 개정안이 계류되어 있어 한 숨 돌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출발부터 짜임새 있는 계획이 부족해 보였다는 지적은 최 회장이 떠안아야 하는 부분.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농사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글로벌 기업으로 비상할 지, 그렇지 못할 지 여부가 달려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