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에 대한 폭로는 세상을 발칵 뒤집기에 충분했다. ‘삼성공화국’이라 불릴만큼 철옹성 같았던 삼성을 커다란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것. 오랫동안 총수 자리에서 삼성을 거느리던 이건희 전 회장은 “저는 오늘 삼성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지난날의 허물을 모두 제가 떠안고 가겠습니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뒤를 이어 삼성 최고경영진들까지 일선에서 물러나며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일어났다. 22일이면 그로부터 1년이 지난다. 새로운 변화를 다짐한 삼성의 지난 1년을 되짚어봤다.
삼성의 지난 1년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이 회장이 물러난 뒤 삼성그룹은 ‘뉴삼성’을 선언했고, 그 1년동안 삼성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존재했다.
오랫동안 삼성의 변화를 목말라했던 이들의 기대와 이 회장의 퇴진으로 구심점을 잃은 삼성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였다.
삼성은 1년 전 10가지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대부분 시행했다 밝히고 있지만 차명재산 사회환원과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 경영쇄신안 발표 그 후…
경영쇄신안에 포함됐던 내용의 실행여부를 살펴보면 부인 홍라희 관장의 문화재단 이사직 사임과 이재용 전무의 삼성전자 보직 사임, 전략기획실 해체 등의 쇄신안은 현재 실행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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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전 회장.> | ||
실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삼성 특검이 밝힌 이건희 회장의 차명주식 중에서 삼성생명을 제외한 상장주식들의 가격을 그 어떤 시점에서 평가하더라도 최근 공시된 내용과 약 3,000억에서 6,000억 원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주회사 전환과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한 순환 출자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다.
실제 삼성은 삼성카드를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4∼5년 안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재용 전무→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와 이로 인한 오너가의 영향력은 여전한 상태다.
삼성 측은 이 같은 주위의 우려에 대해 대법원 판결 이후 관련된 세금과 벌금을 모두 납부한 뒤 사회 환원 문제를 처리한다는 방침이며, 지배구조 문제 역시 경영쇄신안 발표 당시 밝혔던 대로 장기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경영의 구심점이었던 이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략기획실을 해체하면서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제 삼성의 의사결정 구조가 바뀌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 나타내고 있다.
삼성은 올해 초 인사개편을 발표하며 60세 이상 CEO들을 대거 내보내고, 50대 부사장 12명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이른바 ‘뉴삼성’을 표방했다.
또한 현장경영을 강조하며 본사 인력의 85%가량을 현장에 대거 배치했으며 복장 자율화에 일부 사업부에서는 자율출퇴근제까지 시행하는 등 대대적 혁신 사례를 대내외로 선전하고 있다.
◆ 의사결정구조 무늬만 교체?
그러나 시민단체 등 옛 삼성(?)의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오던 이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무늬만 바뀌고 있다는 것. 삼성은 전략기획실이 전격 해체된 이후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투자조정위원회·브랜드관리위원회·인사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름만 바뀌었을 뿐 이들 위원회가 옛 전략기획실의 역할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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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옥을 이전하며 서초시대 개막을 알린 삼성이지만 무늬만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 또한 계속되고 있다.> | ||
더 나아가 사장단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그룹경영체제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의 삼성 경영권 승계의 준비과정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LG나 SK처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든지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룹 핵심기업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1조원대 가까운 적자로 전환하는 등 ‘뉴삼성’이 초반부터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그룹 안팎의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켜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