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건 전 국정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한광옥 전 의원의 공통점은 이번 4·29재보선에 관심을 보인 인사들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깊은 인연이 있는 거물들이라는 점에도 공통점이 있다. 넓게 보면 18대 총선에서 화려한 컴백을 한 박지원 의원도 비슷한 경우다.
또한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되거나 명예에 상처를 입은 경험들이 있다는 데에도 공통점이 있다. 출마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지만 당선으로 예전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 도청 사건 신건, 이번엔 명예회복?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이 15일 전주 완산갑 4.29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등록을 마무리한 가운데 신 전 국정원장은 “순수한 전주시민으로 전주 발전을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법무부 차관, 김대중 대통령후보 법률특보, 국가정보원 제2차장을 거쳐 지난 2001년부터 국가정보원 원장을 지낸바 있다.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으로 노무현 정부시절 유죄(집행유예) 선고를 받은바 있지만 지난해 1월 사면됐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신 전 국정원장이 출마한 완산갑에는 한나라당 태기표 후보, 민주당 이광철 후보, 무소속 김대식, 오홍근, 이재영, 김형욱, 김형근 후보 등 총 8명이 등록을 마쳤다.
특히 문제가 될 대목은 그간 몸담았던 민주당 후보와 격돌하게 된 점이다.
◆ 정동영, 진보진영 대선후보에서 무소속 재보선 후보로
전주 덕진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민주당과의 공천갈등을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탈당을 했다. 정 전 장관은 당선이 된다면 복당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나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정 전 장관은 DJ와의 인연이 깊다. 당시 DJ진영이 젊은 피로 영입한 케이스 중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힌다. 1996년 15대 총선 후보로 영입, 전주 덕진 선거구에서 전국최다 득표로 정치에 화려하게 입문했고. 이후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최고위원을 거쳐 열린우리당 당의장을 지냈다. ‘정풍운동’으로 깨끗한 정치인 이미지를 심은 게 큰 밑천이 됐던 것.
하지만,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500여만표 차이로 패배했다. 이어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당의 전략공천에 따라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에게 패배하고 지난해 7월 미국으로 건너갔었다.
자신을 정치인으로 탄생시킨 전주 덕진에서 정 전 장관은 설욕을 하고 싶어했지만, 결국 민주당은 그의 바람을 거부했고, 그는 탈당해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 화려한 부활, 박지원
김대중 정권 당시 대북송금을 추진했다는 혐의로 노무현 전 대통령 시대에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 받았던 박지원 의원은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한 경우다.
박 의원은 DJ의 대변인으로 오랜 세월 국민들에게 이미지를 심어 왔다. 이후 DJ 정부에서 문화체육부 장관 등을 지냈고, 대북 협상에도 깊숙하게 관여했다. 하지만 이 점이 바로 그가 수사를 받고 감옥에 갇히는 계기가 됐다. 그는 옥살이를 한 후, 목포에서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같은 해 8월 민주당에 복당했다.
그는 대북송금 특검으로 명예가 실추 됐지만 최근 박 의원은 활발한 의정 활동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 한광옥, 아름다운 경선 승복
4?29 전북 전주 완산갑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 경선에서 떨어진 한광옥 전 새천년 민주당 대표는 ‘깨끗한 승복’의 사례로 꼽힌다.
한 전 대표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지난달 31일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측근들은 한동안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한 전 대표에게 측근들은 민주당의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여겼다.
일각에서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다는 권유도 있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정치인은 자신의 유·불리만을 따져 행동해서는 안 된다”며 경선 참여를 고수했다.
지난 11일 당 경선에서 패배한 한 전 대표는 “경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거물다운 처신을 했다는 세평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후 재기를 다시 한 번 기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 왜 DJ맨들은 선거에 집착하나?
이런 거물인사들이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에 대해선 ‘대중들로부터 잊혀져가는 것’을 두려워해서 선거에 출마한다는 해석도 있고, 현실 정치권에서의 찬밥신세를 벗어나기 위해서란 분석도 있다. 불명예를 극복하고 금배지를 달고자 하는 시도는 이들이 정치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막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정권 비리논란과 경제침체로 인해,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인사들이나 이명박 정부 핵심인사들에 대한 평가가 높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민주투사로 각인돼 온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 시절 인연을 맺은 거물들에 대한 향수를 상대적으로 높이기도 한다는 풀이도 있다.
아울러 DJ맨들의 경우, 호남에서는 여전히 안정적 지지세가 확보된다는 점도, 명예회복에 쉽게 도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