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증권금융의 낙하산 인사 의혹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한국증권금융은 지난달 30일 이선재 전 아이벤처투자 대표이사를 신임상무로 선임했지만 노조가 이를 저지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 신임상무는 MB캠프 당시 경제자문역을 수행한 인물로, 현 이두형 사장이 연임을 위해 현 정권 관련자를 아무런 검증 없이 선임 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증권금융 측은 이사회에서 충분히 검증했을 것이라며 노조와 합의가 된 사항이라며 맞서고 있다. 하지만 본지의 확인 결과, 노조와의 합의는 없었으며, 검증절차 또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지적되고 있다. 이 신임상무는 노조의 출근 저지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부터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을 따라가 봤다.
한국증권금융이 지난 1일 시장상황에 대응하고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이선재 전 아이벤처투자 대표이사를 신임 집행상무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한국증권금융의 54년 역사 중 외부인사가 집행상무로는 처음 선임된 사례로,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이번 이 신임상무 선임은 낙하산 인사라며, 경영진의 사퇴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 기존 자리 밀쳐낸 ‘날치기 인사’
강종규 노조위원장은 “이 신임상무는 예전 MB캠프에서 경제자문역을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번 선임은 열린우리당 수석 전문위원 출신인 이두형 사장이 연임을 위해 현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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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재 상무. |
특히, 강 위원장은 “이사회 안건에는 이 신임상무 선임에 대한 상정이 없었다”며, “2년 임기도 끝나지 않은 사람을 사퇴시켜가며 외부에서 온 사람을 선임했다는 것은 명백한 ‘날치기 인사’”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은 통상 집행상무 임기를 2년, 재평가를 통해 1년을 추가해 총 3년의 임기가 주어지고 있으나, 전임 상무의 경우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됨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퇴사했다.
이와 함께, 강 위원장은 “그동안 집행상무 인사는 내부경쟁을 통해 철저한 검증을 거쳐 적임자를 선임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며 “이번 이 신임상무 선임의 경우, 철저한 검증절차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강 위원장은 그동안 현 경영진의 사퇴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 또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강 위원장은 노조를 대표해 이 신임상무의 출근을 저지해왔지만 이 상무는 지난 13일부터 한국증권금융으로 출근을 했기 때문이다.
강 위원장은 “이 상무의 출근을 8일 동안 최대한 막았지만 결국 이 상무가 출근을 하게 됐다”며 “때문에 현 시점으로서는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게 됐으며, 조합원들에게 ‘석고대죄’하는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 노조주장 억측, 필요에 의한 영입
노조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증권금융은 현재 노조와 합의가 됐으며, 이 신임상무 선임은 이사회에서 충분히 검토해 결정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이 신임상무가 MB캠프와 관련이 있었다는 주장은 잘못된 내용이며, 선임과 관련해 최근 노조와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검증절차의 경우, 확실히는 모르지만 이사회에서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그동안 사측은 외부 인력을 수차례 수혈해 온 경험에 따라 이번 선임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영입을 했을 것”이라며, “이 신임상무는 등기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한국증권금융은 이 상무 선임에 대해 상업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인사며, 회사의 필요에 의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지가 확인한 결과, 한국증권금융은 노조와의 그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 사측과 합의 없어, 검증절차 의문
강 위원장은 “사측과 어떠한 합의도 없었으며, 사측의 그러한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이러한 건으로 사측과 합의를 하는 노조는 없을 것이고, 다만 이 상무의 출근을 저지할 수 없었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며 변화되지 않은 상황에 거듭 조합원들에게 미안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이번 이 신임상무 선임과 관련해 이사회의 검증절차에 대한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한국증권금융 측의 설명대로 상업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 상무를 영입했고, 이사회에서 이를 충분히 감안했다고 하지만 이 상무가 아이벤처투자 대표이사 자리에 있을 당시 아이벤처투자의 영업실적 등 경영 실적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신임상무가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아이벤처투자의 대표이사 자리에 있을 당시 2002년부터 2006년까지의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회사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영업 이익을 우선시 하는 민간기업으로서 신규 선임 건에 대한 철저한 검증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란 지적이다.
한국증권금융은 현재 KRX 11.35%, 우리은행 7.81%, 우리투자증권 6.04%, 산업은행 5.19%의 지분을 소유한 민간기업이다.
이 신임상무는 1956년 생으로 용산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이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와 미국 미주리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졸업, 국민기술금융(현 KB창투) 수석파트너, 아이벤처투자 대표이사, 샘스씨앤에스 부회장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