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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FTA, 미국과는 속도내고 EU와는 결렬위기

한-미FTA, 한-EU FTA 현황

조윤미 기자 기자  2009.04.10 18: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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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한국이 추진 중인 FTA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불황이 닥치자 자국 이익을 위해 무역장벽을 더욱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FTA협상 테이블에서 자동차 및 관세 등의 문제의 해결점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이명박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한-미 FTA를 긍정적 추진을 이끌어낸 반면, 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던 한-EU FTA는 협상 결렬위기에 처해 있어 이를 살펴봤다.

FTA(Free Trade Agreement·자유 무역 협정)는 국가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장벽을 제거시켜 세계화 흐름에 발맞춰 각국 간의 무역장벽을 허물자는 측면과 자국의 이익측면을 배제할 수 없는 모순적인 취지를 가지고 있다.

2004년 한국이 칠레와 FTA를 처음으로 협정 이후, 2006년 한-싱가폴 FTA, 2006년 한-EFTA(유럽자유무역연합·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서유럽 4개국) FTA, 한-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FTA, 2007년 한-미 FTA 타결 등 총 5건의 FTA협정을 체결했으며 한-EU를 비롯해 총 5건의 FTA가 협상중이고 4건이 검토 중에 있다.

◆한-미 FTA 어려움 딛고 희망의 나래

10일 캐나다 정부가 우리 정부에 한-미 FTA를 통해 협상된 내용 중 미국산 쇠고기처럼 수입을 개방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향후 쇠고기 무역에 큰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 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을 완화하게 될 수 있는 이번 제소의 원인인 한-미 FTA의 속사정을 살펴보자.

2007년 4월 2일 정부가 ‘한-미 FTA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총선 일자와 맞물려 국민들이 정신없는 틈을 타 정부가 미국과의 FTA를 졸속 협상했다는 이유로 광화문 거리는 촛불을 든 집회인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한국과 미국이 FTA 타결을 위한 합의점을 찾기 위한 주고받는 협상 과정에서 국민들의 합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이 집회의 원인이었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협상 내용은 우리나라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까다로운 제한을 완화, 미국은 한국의 자동차와 섬유 등 국내 주요 물품의 관세를 없애거나 낮추겠다는 조건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인간 광우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까다로운 제한이 필요하다며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난항 속에 한-미 FTA는 결국 재협상이 아닌 추가 협의로 최종 협정문이 발표됐다. 그러나 아직 한국과 미국 국회에서 각각 비준동의안에 대한 동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어 협상이 끝났다고 속단하긴 이르다.

아직도 일각에선 한-미 FTA에 대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 협상 첫 테이블에서 이미 4대 선결조건(쇠고기·의약품·스크린 쿼터·자동차)을 내준바 있고, 미국산 쇠고기 완화에 대해 양보를 한 반면 미국은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경기불황을 빌미로 차일피일 자동차와 섬유 등 국내 물품의 무역관세를 낮추는 것을 보류하고 이번에는 미국에서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FTA에서) 우리에게 4대 선결 조건부터 이미 많이 받아냈는데 경기상황이 안 좋아지니 미국 자동차 회사를 위해 재협상 진행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의 재협상에 응하면 오히려 큰 코 다칠 수 있으니 끝까지 (우리나라 국회가) 비준을 안 하는 게 개인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런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는 순항을 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G20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회담 자리에서 미국은 한국과의 FTA 추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1일 선출된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부터 한국과의 FTA 관세를 낮추면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무역 경쟁력의 문제를 들며 반대의사를 표시해왔으나 정상회담 자리에서 경기불황을 탈출하기 위한 해법으로 한-미 FTA가 거론됐고 두 정상이 긍정적 추진을 약속한 것으로 언론이 전해 향후 순항이 예고되고 있다.

◆한-EU FTA 다음 협상날짜도 잡지 않은 ‘연기’

한-미FTA가 국민들의 저지로 협상타결이 보류된 상태에서 한-EU(유럽연합) FTA는 오히려 순항을 겪으며 양보와 내어주기를 반복하며 원활한 협상과정을 이끌어 오고 있었다. 지난달, 한국과 EU는 FTA협상 테이블에서 마지막 공식협상인 8차 협상에서 “거의 모든 쟁점에 대해 협상단 차원에서 잠정적인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EU와 FTA 관세 환급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미뤄졌다. 일각에선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했다.

한-EU 양측은 2일 영국 런던에서 통상장관회담을 마친 뒤 공동발표문을 통해 “관세환급 문제에 대한 절충안 마련을 위해 가능한 방안들을 모두 검토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세 환급이란 역외 국가에서 부품 등 원재료를 가져와 가공 후 재수출할 때 부품 수입시 냈던 관세를 돌려받는 제도를 말한다. 부품이나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의 무역구조상 관세 환급은 제품의 원가를 낮추는 효과로 제품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협상 초기부터 관세 환급 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우리측 방침과 선례가 없다는 유럽연합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이번 통상장관회담에서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고자 했지만, 쉽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다만 또 다른 쟁점이었던 원산지 문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지며 잔여쟁점에 대한 조율을 위해 조만간 협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다음 협상 날짜조차 협의하지 않은 것을 알려져 결렬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MB정권, FTA 통한 경제부활 가능할까

한미, 한EU FTA가 협상 과정의 어려움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시간을 끌고 있는 상황은 정부와 여당을 애타게 하고 있다. 조속한 FTA를 통해 금융위기와 실물경제침체를 돌파할 원동력을 찾고자 한 MB정부 구상에 어느 정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청와대, 정부가 앞으로 미국과 EU 등과 전방위 협상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실용외교, 자원외교 등 외교노선을 통한 경제 살리기의 기조를 뚜렷하게 천명한 바 있다. 이런 국면에서 정부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