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국내기업이 해외로의 진출이 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를 개발한 넥슨의 자회사 위젯의 사장
김재범 사장을 한 세미나에서 만났다.
메이플스토리
그가 들려준 각 국가별 접근법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랐다.
서구권이 초고속 인터넷의 커버리지가 좁아 온라인게임사들이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중국 시장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수익률은 낮다는 것.
김 사장은 그 국가의 GNP와 도시화율을 체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 나라별로 메이플스토리를 진출시키면서 문화적 차이를 대응하기 위한 그의 노력을 들어봤다.
일본, 돈 내는 것도 좋아
일본은 스토리 중심의 게임을 선호하고 단순 게임 형식은 호응이 적다. 일본인들은 혼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좋아하기 때문에 길드, 동맹 등 단합해서 해야 하는 게임에 대해서는 호응이 낮다.
일본인들은 돈을 들여 아이템을 구입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평등을 강조해 돈 없어도 게임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는 대조적이다.
메이플스토리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한 유료 아이템 시도로 일본 시장에서 3배 이상 성장했다. 이같이 일본은 유료에 대해 진보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에 ARPU도 미국보다 2배정도 높다. 과금체제를 시험해볼 수 있는 좋은 국가다.
중국, 해킹 너무 심하고 수익률도 낮아
중국 게임에는 중국 문화가 반드시 포함되야 한다. 그들의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활동도 굉장히 활발하다.
반면 김사장은 중국처럼 게임해킹이 심한 곳이 없었다고 밝혔다. 상상을 초월하는 불미스런 공격이 많았다는 후문.
일본이나 미국에서 생기는 해킹이 클라이언트류 인데 비해, 중국은 서버 해킹이 극단적으로 많아 개발자들이 6개월 정도 밤샘 대응을 해야 만 할 정도였다.
중국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종교나 정치적 이슈. 한 예로 게임에서 마법을 부리는 동작이 파룬궁 동작과 비슷해 제재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ARPU도 낮고 돈 내는 비중도 낮아 사실 인구에 비해 메리트는 적은 국가다.
대만, 한국과 일본의 장점을 합쳐
대만시장은 한국과 유사성이 높으며, ARPU 비중도 한국과 비슷하다. 인구는 한국의 2/3이지만 동접수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 사장은 대만에 청소년 게임시장이 크게 발달해 있어 하드 코어류의 접근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과금방법을 푸니까 술술
넥슨은 국내 기업중 제일 먼저 미국지사를 설립해 초반 값비싼 수업료를 내야 했으나 현재 다른 나라 시장을 볼 수 있는 눈을 키웠다고 전했다.
미국시장에서의 첫번째 난관은 과금방법이었다.
마이크로페이먼트라고 돈을 처리해주는 기업들이 전무해 초기 신용카드사를 거쳤으나, 이용자 중 부모님 카드를 몰래 활용하는 등 문제가 생기자 신용카드사가 거래를 끊어버렸단다. 이런 어려움으로 바로바로 아이템을 구입해야 하는 게임의 즐거움이 반감될 위기였다는 것.
이에 파트너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미국사회가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얕잡아 보는 문화적 편견도 한 원인이 됐다.
지금은 대행 회사가 다수 생겼고 이 문제가 해결 되자 아웃소싱을 맡길 정도로 파트너사가 늘었다. 동시접속자 수가 2만이후 계속 증가해 현재는 5만명 수준이다. 6개월간 과금체제가 자리잡힌 후 매출도 늘어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싱가폴, 국내 수준 이득 창출, 생각보다 커
영문판으로는 미국다음으로 싱가폴의 접속이 높자 미국과 싱가폴을 나눠 독자적으로 접근하기로 결심해 싱가폴에 파트너사와 함께 서버를 설치했다.
그는 싱가폴의 인구는 400만명이지만 말레이지아, 태국에서 들어오고 동접이 2만~3만 정도 나오고 있어 한국에서 게임을 런칭한 정도의 이윤이 창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화가 답이다
김재범 대표이사는 단지 언어를 바꾸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각 나라별 문화를 파악하고 현지화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외로 도시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민들이 집에서 여가를 보내기에 좋은 것이 게임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해설도 덧붙였다.
이같은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가 세계 진출을 노리고 있는 국내 게임 기업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