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서울모터쇼가 일반인을 상대로 교묘한 방식으로 티켓 장사를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전문가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서울모터쇼는 3일부터 오는 12일까지 킨텍스에서 10일간 진행된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터라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내놓은 신차와 콘셉트카 등이 불황을 뚫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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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GM대우가 산업은행으로부터 ‘일단 지원 보류’ 답변을 받는 등 국내 자동차업계 역시 좋지 못한 상황이어서 이번 모터쇼를 ‘즐거운 축제’ 보다는 향후 자동차 산업의 돌파구 모색이라는 측면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하지만 진지해야 할 이번 대회가 주최 측의 비합리적인 진행으로 취지가 퇴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고액 티켓 장사 논란 때문이다.
서울모터쇼 주최 측은 지난 2일 ‘프레스데이’를 마련, 자동차 출입 기자단을 대회에 참석시켰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취재진 외에 자동차 전문가들, 각사 관계자, 바이어 등까지 참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레스데이는 본래 취지와는 다른 모양새로 진행됐다. 프레스데이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프레스데이는 이렇게 ‘취재’ 취지가 사라져버린 채 개막식 이후 일반 행사인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문제는 주최 측이 프레스데이 참관 티켓을 일반인에게까지 판 데서 출발했다.
인터파크 등 온라인 티켓판매처는 프레스데이로 계획된 2일자 티켓을 발매했는데, 일반 모터쇼 기간 입장권 가격보다 비싸게 팔았다. 인터파크 등에 따르면, 2일자 티켓은 특별가 명목 2만5000원에 판매됐다. 정상가인 7000원에 비하면 현저히 높은 가격이다.
◆일반인도 구입한 2만5000원짜리 티켓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주최 측 관계자는 “스페셜 게스트데이를 따로 잡지 않은 상황이라 티켓을 그렇게 판매했고, 프레스데이에 함께 입장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 게스트데이란, 자동차 바이어 등 관계자들이 좀 더 편한 분위기에서 사업상 협상 등을 모색할 수 있도록 잡아 놓은 행사일을 뜻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모터쇼에는 스페셜 게스트데이가 따로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진행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스페셜 게스트데이는 필수적인 절차로 통한다. 국제 모터쇼는 자동차를 사랑하는 일반인을 위한 축제이면서도 산업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스페셜 게스트데이를 마련해두는 게 통례다.
주최 측으로선 기왕 프레스데이가 있으니 이 날에 스페셜 게스트데이를 합쳐 진행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산업적 차원의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동시에 프레스데이의 취지까지 퇴색시켰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프레스데이 티켓을 따로 판다고) 많이 알려진 것도 아니고, 또 가격 장벽도 있으니 일반인은 많이 안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2만5000원이라는 엄청나게 높은 가격이라 ‘진입 장벽’이 된다는 발상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연극 티켓 가격 정도인데,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참석할 수 있는 가격이었다.
실제로 프레스데이에 참석한 기자들은 “일반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겐 따로 공짜표?
물론 언론이 일반인에 비해 어떤 행사 편의나 우대를 받아야 되는 것은 아니다. 프레스데이에 일반인들도 대거 입장해 분위기가 소란스러웠다고 해서 취재가 안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모터쇼에 참석한 한 기자는 “복잡한 유세 현장도 취재하고, 좁은 기차 좌석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무릎에 올려놓고 타자도 치는 게 기자다. 따라서 프레스데이에 일반 시민들이 함께 부대낀다고 해서 프레스데이를 망쳤다는 식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 시민들이 ‘프레스데이 티켓이 특별가로 나왔다는데’라는 식으로 솔깃해 구입했다면 이건 문제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별반 다른 게 없이 편의상 조금 북적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프레스데이의 전부인데, 그리고 바이어 등이 서로 자료수집이나 대화에 편하도록 시간을 하루 더 잡는 게 스페셜 게스트데이일 뿐인데, ‘프레스데이라는데…’라는 점을 부각해 표를 판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정작 바이어나 언론 등 프레스데이(겸 스페셜 게스트데이) 목표가 되는 사람들은 이 티켓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자동차업계 모씨는 “전문가, 바이어 등은 따로 각사가 초청을 한 것으로 안다. 다만 주최 측이 따로 공짜표를 전문가들에게 준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최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판매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언론을 부르는 자리엔 뭔가 있지 않을까라는 환상을 교묘히 활용해 일반인들에게 고액의 티켓을 판매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