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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분담 나 몰라라…눈치 없는 기업들?

웅진 계열사 등 불황 속 스톡옵션 잔치 ‘눈총’

이광표 기자 기자  2009.04.01 17: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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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침체의 고통이 계속되면서 재계 곳곳에서도 노사가 고통 분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 임원들의 ‘스톡옵션 챙기기’가 눈총을 받고 있다.

스톡옵션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자사 주식을 액면가 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말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자료를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들이 올해 임직원 등에게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주식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지적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기업의 실적 악화에 따른 직원 임금동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 임원들이 스톡옵션 잔치를 벌이며 눈총을 받고 있다.>
   
금감원의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가운데 20개 기업(21건)이 보통주 기준으로 573만7천527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공시되어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작년 같은 기간 19개 기업(23건)이 460만456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에 비해 무려 24.72%나 늘어난 수치다.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대폭적인 스톡옵션을 주려했다가 '도덕적 해이' 등의 논란에 휩싸이자 당초 계획을 전면 취소했던 신한지주를 제외한다 하더라도 올해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주식은 작년보다 10.76%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임원들의 스톡옵션을 자진 철회한다고 밝힌 모 그룹의 한 직원은 “경제 불황이 계속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따른 비상 경영 상태에 들어간 상황에서 임원들에게 특혜성이 짙은 스톡옵션을 제공한다는 것은 정당한 조치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실제 실적 악화 등 기업의 고통을 책임져야 할 임원들이 스톡옵션을 성과급으로 챙긴다는 것에 대한 비판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 눈치 없는 스톡옵션 파티?

한편 이 같은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그룹들을 살펴보면 CJ그룹 계열사인 CJ홈쇼핑, CJ제일제당 등이 있고, 웅진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 외환은행, 두산그룹 등이 있다.

금감원 등 증권가에 따르면 CJ 계열사인 CJ홈쇼핑은 최근 이해선 대표에게 행사가격 4만9000원에 1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CJ제일제당도 김홍창 총괄부사장에게 7500주 등 3명의 임원에게 1만6500주를 부여했다.

웅진 계열사들도 대량 스톡옵션 물결에 가세했다. 웅진코웨이는 이진 웅진그룹 부회장에게 5만주,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에게 7만주 등 총 10명에게 33만주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계열사인 웅진씽크빅 역시 최봉수 대표에게 5만주 등 2명에게 7만5000주를 줬다. 웅진홀딩스는 송인회 대표이사에게 10만520주를, 웅진케미칼도 임원 4명과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김동현 웅진홀딩스 상무 등 총 6명에게 12만6975주의 자사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이 서충석 집행부행장에게 15만주 등 총 14명의 임직원에게 49만주의 스톡옵션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은행들의 경우 직원 임금을 동결하고 신입 직원 초임 삭감이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스톡옵션 부여가 이뤄진 것을 두고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두산그룹은 예년보다 스톡옵션 규모를 대폭 줄였지만 올해는 정세혁 부사장에게 3050주, 정종헌 전무에게 1050주, 최성우 전무에게 1050주 등 총 24명에게 98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치 없는(?) 스톡옵션 챙기기로 눈총을 받고 있는 그룹들은 “주가가 올라야 스톡옵션으로서 가치가 있고, 열심히 하라는 격려 차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지금과 같이 주가가 떨어져 있을 때 스톡옵션을 부여해 향후 엄청난 차익을 보려는 심산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내 도입된지 10년이 채 안된 스톡옵션 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도록 유도해 결국 기업의 내실있는 성장에 저해가 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직원들에게는 임금 동결을 요구하면서도 뒤로는 경영진들이 잇속을 챙긴다는 따가운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톡옵션의 본래 취지에 대한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