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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글로벌 불황…하지만 ‘희망’은 있다

이종엽 기자 기자  2009.03.24 17: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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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사 이래 최악의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국내외 기관에서 연일 쏟아내는 부정적 경제 지표를 보고 있자면 얇아진 지갑이 이제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환율과 내수 부진 등 올 한해 전망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 설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지만 마냥 손만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부정적 기류가 팽배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는 한국의 잠재력은 잘만 활용한다면 이번 경제 위기가 새로운 도약이 될 수 있다. 

사실상 이번 글로벌 경제 위기는 지난 1~2차 세계대전과 맞먹는 수준의 대혼란임은 분명하다. 세계 최강 국가인 미국의 경제 혼란은 ‘세계 1등 국가’ 위상을 뒤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미국과 더불어 최대 소비 지역인 유럽 국가의 연쇄적 디폴트 선언과 제국주의 시대 이후 불황과는 거리가 멀었던 영국, 프랑스, 독일도 이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들 두 지역은 세계 경제의 정점이자 후발 국가들의 이상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힘 없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분석하면 해답은 명확하다. 바로 ‘우월적 지위에 의한 정체성 상실’이다.

현 오바마 정부 대외 정책 고문 역할을 하고 있는 Z.브레진스키(Zbigniew Kazimierz Brzezinski)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적 몰락은 향후 동아시아 급성장의 계기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지난 200년간 독보적 성장과 발전은 자아 정체성 상실, 도덕적 해이로 이어지면서 유라시아 중심 축은 한중일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의 공동체가 형성될 것이며,이는 ‘후퇴란 없다’를 강조한 미국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의 경제 위기는 과거 세계대전과 마찬가지로 총체적인 혼란과 유사한 성격을 띄고 있다. 특정 지역과 연합체가 공황 상태가 되면 그에 대한 ‘작용-반작용’현상으로 호황을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 대표적인 예로, 1910년대(다이쇼, 大正 연간) 일본의 국가 자산은 그 이전 메이지(明治)연간에 비해 무려 16배에 이르는 폭증을 맞이하게 된다. 그 이유로 조선의 강제 합병, 기술의 발전 등도 있겠지만 핵심적인 원인은 바로 1차 세계 대전에 따른 무역 경쟁국들의 혼란이다. 이 시기를 계기로 일본은 소위 대동아 공영권을 주창하면서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는 자금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지금의 한국의 상황도 시공의 차이는 있지만 위기는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돼 있다. 제조 수출 중심에서 점차 IT 및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구조 변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면서 제조업 강국인 일본과 세계의 공장인 중국 보다는 근소한 차이지만 한 발 앞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특히, 미국은 리먼브라더스, AIG 사태 등을 통해 이미 도덕적 해이 현상으로 국론 분열 사태에 이르렀고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Jim Rogers)는 대처 영국 수상 이후 금융업 강화 프로그램의 사실상 종말을 선언하면서 영국 경제에 대해 ‘사망 선고’를 내린 바 있다.

그리고 독일과 프랑스 역시 전통적 보수주의로 인해 혁명적 변화없이는 세계 주도권을 내줘야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적색경보’는 오히려 우리에게는 ‘청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세계 경제가 복합적이고 다자간의 상호 협력 작용이 반영되긴 하지만 그 성장동력을 어떻게 선점하는가에 따라 주도권의 향배는 달라질 것이다.

한국의 ‘빨리빨리’문화는 오히려 우리 경제가 글로벌 위기에서 가장 먼저 탈출해 마치 체력시험을 받고 있는 수험생 처럼 평행봉에 올라서서 중국과 일본이라는 양 축을 누르고 힘있게 도약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음을 국민과 경제인 모두는 가슴속에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