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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원조, 유사브랜드 “꼼짝마”

유사브랜드 예방법, 법시스템 개선돼야

조윤미 기자 기자  2009.03.16 18: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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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식품업체 유사브랜드가 법원의 실형선고를 받게 됐다. 원조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유사브랜드에 대한 법적 기준과 제재가 미비했던 탓에 그간 속병을 앓던 원조브랜드 업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 사진 = '코리안숯불닭바베큐'의 BI '코리안바베큐' >
‘코리안숯불닭바베큐’를 운영하는 이 씨가 ‘코리안을 코리아’로, ‘닭을 닭오리로’로 이름을 바꾼 유사브랜드 ‘코리아닭오리숯불바베큐’를 상대로 피해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승소를 했다. 법원이 유사브랜드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1년에도 이와 유사 소송이 있었으나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브랜드 사용 금지’ 판결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관련당국은 유사브랜드의 확산을 방지할 예방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원조브랜드 운영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고소하는 등 법적대응 없인 유사브랜드의 확산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향후에도 이와 같은 갈등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 외식업계, “짝퉁브랜드는 고질적 문제”

‘스타벅스’를 ‘원조벅스’로, ‘피자헛’을 ‘피자핫’으로, ‘로즈버드’를 ‘로즈마리’로… 브랜드 뿐 아니라 인테리어 및 간판까지 비슷하게 모방하는 이른바 식품업계의 유사 브랜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왔다. 지적재산권의 가치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 원조업체 입장에선 원조 이미지 지키기에 힘을 쏟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2월 16일, 이 모씨가 운영하는 '코리안숯불닭바베큐'의 브랜드명과 유사한 '코리아닭오리숯불바베큐'의 상호를 사용한 최 모씨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징역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코리안숯불닭바베큐’는 1998년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50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수요자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브랜드다. 이 씨는 지난해 8월 “자사브랜드를 상호에서부터 메뉴, 간판디자인, 인테리어 등을 유사하게 만든 코리아닭오리숯불바베큐가 2006년부터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가맹점 영업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소송을 걸었다.

이에 대해 수원지방법원은 “코리아닭오리숯불바베큐가 이와 유사한 상호를 사용해 피해자의 영업시설, 활동을 혼동하게 하는 부정경쟁행위를 한 것을 인정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같이 유사브랜드에 대한 제재는 지난 2001년 ‘쪼끼쪼끼’의 유사 브랜드 ‘쭈끼쭈끼’에 대해 유사상호사용금지가처분 결정, 즉 해당업체가 상표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내리는 판결이 있긴 했으나 징역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속칭 ‘짝퉁’의 나라 중국마저도 유사브랜드에 대해선 강력 대응을 한 바 있다. 중국 법원은 지난 2006년 1월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의 상표를 도용한 사실을 인정해 해당 업체에 우리 돈 6500만원을 스타벅스 측에 지급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원조·유사 브랜드 대표, 모두 피해자일 뿐

수원지방법원의 판결로 실형을 선고받은 코리아닭오리숯불바베큐 대표 최 모씨는 “나도 역시 피해자”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씨는 “코리아(한국)와 코리안(한국사람)은 전혀 다르므로 유사브랜드라고 주장하는데 이름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씨가 인테리어와 조리법이 유사하다고 고소를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증거 사진 등을 통해 판사가 직접 확인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나와 같이 고소를 당한 ‘코리아촌닭바베큐’가 무죄인 이유는 개점시기가 좀 앞섰다는 것 외엔 없다”며 “객관적인 법률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누구는 무죄고, 누구는 유죄인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이며, 한 달 반 뒤 고등법원서 2심이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고소한 측은 대기업에 해당하고 코리아닭오리바베큐는 중소기업에 불과해 판결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다”고 최 씨는 설명했다.

유사브랜드에 관련한 객관적인 법률이 없어 유사상표 사용 분쟁은 독창성과 고유성 유무로 판가름된다. 그러나 법적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누구나 피해자일 수 있다.

◆관련 당국, 유사브랜드 확산 예방대책 세워야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를 등록할 때부터 예방차원의 정책이 필요하지만 현재 그런 법률 체제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유사브랜드가 등록 자체가 되지 않는다면 원조와 유사 브랜드 모두 피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조브랜드들이 피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한 유사브랜드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부정경쟁방지법을 관리하는 특허청 역시 “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 시에도 상표 글자가 중복되거나 의미가 유사한 경우를 잡아낼 방법은 없다”며 “상표(브랜드)를 등록할 때 비슷한 상호도 함께 등록해 유사상호가 생겨날 수 있는 길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사용 제품의 제조나 판매 등을 특허 신청을 해두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외식업계에서는 수십 년간 유사브랜드를 비롯해 메뉴·인테리어를 모방하는 일이 흔했음에도 관련당국은 업체들 간의 소송으로 사건을 해결하도록 이를 방치한 셈이다. 소송은 원조와 유사브랜드, 양사 모두에게 막대한 돈과 시간을 강요하는 일이므로, 관련당국의 예방적 조치 등 발 빠른 행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