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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한의 위험한 ‘미사일 불꽃놀이’

백병훈 주필 기자  2009.03.16 10: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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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북한이 미사일 발사 초읽기에 들어갔다.

발사체가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를 놓고 관련 주변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요격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렇다고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킬 마땅한 방법을 어떤 나라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한술 더 떠 시험통신위성 <광명성-2호>를 4월 4일과 8일 사이에 태평양 상공을 향해 발사할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러면서 발사체의 예정 비행항로까지‘친절’하게 일러 줬다. 예상궤적을 공개하여 미리‘모범답안’을 불러주다시피 한 것은 <UN결의>를 어겼다는 따가운 비난의 목소리를 다소라도 낮추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또, 있을지도 모르는 미국과 일본의 요격을 피해보기 위한 선수치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성공적인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자신감도 배어 있는 듯하다. 북한이 중동국가들과 핵과 미사일 커넥션을 유지해 오면서 우회개발에 주력해 온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북한 미사일 기술의 수준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케 해 준다. 이런 북한이 미사일 카드를 놓칠 리 없다. 이번 미사일발사 의도의 핵심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 압박이다.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33분이면 미 본토에 도달한다. 마음만 먹으면 미국에 최악의 상황을 안겨 줄 수도 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을 압박하고, 남한을 길들이고, 체제결속을 다지면서,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에 탄력을 가하는데 이만한 수단이 없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행위 자체가‘현존하는 위협’일 뿐만 아니라, 성공 시에는 이미 핵을 보유한 북한으로서는 가공할만한 위협수단인 대량살상무기 보유국이 된다는 점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실패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숨겨진 정치, 군사적 맥락을 놓쳐서는 안 된다.

2006년 <대포동-2호> 소동을 보면 그들의 의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시간 7월 5일 새벽 3시 32분, 그날 발사된 여러 미사일 중 첫 미사일이 발사됐다. 그런데 6분이 경과한 3시 38분, 미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되어 우주진입에 성공했다. 이날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현지시간 7월 4일 오후였다.

북한은 독립축하를 위한 <디스커버리호> 발사시간에 맞추어 보란 듯이 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이다. 이는 미국에 대한 도전행위였다. 미국인들은 그날을‘잊지 못할 실패한 제2의 진주만 기습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도전은 이것으로 멈추지 않았다.

미사일 실험발사 두 달 후인 10월 9일 오전 10시 35분.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근처에서 4.2 규모의 진동이 감지됐다.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1Kt의 소규모 플루토늄 핵실험이었다. 한반도 최초의‘핵실험’이다.

핵실험 목적은 탄도미사일용 핵탄두를 소형화하기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았다.미국은 10월 17일, 북한의 핵실험을 공식 확인했다. 300만 주민들을 굶어 죽게 했던 가난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때도 북한은 10월 3일 개천절 날에 미국이 경제제재를 안 풀기 때문에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미리 공표했었고, 실행에 옮겼다.

북한의 스타일이 이런 마당에 발사체가 인공위성이냐 미사일이냐는 논쟁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인공위성과 미사일은 항공우주 공학적 측면에서 본질이 똑같기 때문이다. 발사체에 무엇을 탑재하느냐에 따라 문제가 달라지는 것이다. 북한은 소형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핵 투발수단을 완성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의를 기울여 살펴 볼 일이 하나 있다. 98년 8월, 최초의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1호> 발사 당시 북한은 위성이 궤도에 정상 진입하자 27메가 헤르츠의 단파로 김일성 노래를 송출하고, 모르스 신호를 보냈다고 선전했다. 거리에는“인공지구위성 발사만세!”, “광명성 1호 발사만세!”라는 선전포 스터가 도처에 계시됐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어떤 노래나 군가도, 그리고 모르스 신호 조차 확인된 바가 없다. 이번에는 무슨 노래가, 어떤 모르스 부호가, 그리고 어떤 문구의 포스터가 거리에 나부거릴 지 세계가 지켜 볼 일이다. 북한의 위험한‘미사일 불꽃놀이’가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다.

백병훈/프라임경제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