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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당장 3월 임시국회를 열어라

백병훈 주필 기자  2009.03.05 16: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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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회가 3월 한 달을 쉬겠다고 한다.

국회법에 근거한 주장이다. 이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이 편치가 않다. 불과 얼마 전의 국회폭력 사태를 지켜 본 많은 국민들은 이번 2월 임시국회에 큰 기대를 걸었다. 여야 간의 볼썽사나운 극한대립을 멈추고, 쟁점법안을 비롯해 경제살리기에 가장 시급한 민생경제법안들이 원만히 처리되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2월 대한민국 국회’는 기 싸움에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 한편에선 ‘속도전’, 또 다른 한편에선 ‘결사항쟁’의 기치를 올리고 마치 전쟁을 치르는 듯한 비장함과 행동으로 서로 맞짱을 떴다. 그리곤 임시국회 마지막 순간에는 마주보고 달려오는 열차처럼 정면충돌했다. 민의(民意)의 전당이어야 할 국회가 여의도판 할리우드 액션이 난무하는 민원(民怨)의 전당이 되다시피 했다.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과 국회파행의 모습을 국민들이 다시 보게 된 것이다. 국민 눈치를 보며 겨우 합의했던 저작권법, 디지털방송전환법과 은행법 개정안, 국민연금법 개정안,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 등 14개에 달하는 법안마저도 처리해내지 못했다.

문제는 통과가 불발된 14개 쟁점법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회 각 <상임위>나 <소위>, <법사위>에 계류 중인 민생경제 법안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 18대 국회가 시작된 이후 2월 현재 총 3,696개 법안 발의안 중 352개만 처리되고, 2,667개가 계류 중이라고 한다. 입법부라고 부르기엔 부끄러운 한심한 성적이다. 국회는 쟁점법안들은 물론 규제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경기활성화 민생경제 법안들에 대해 촌각을 다투어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야 한다. 사안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외면하면 안 된다. 하루를 더 미루면 하루만큼 국민고통은 연장되고, 세기적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게 된다.

가뜩이나 우리 경제가 최악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과 내수가 치명적인 동반침체를 초래하고 있다. 실물경기의 한파는 개인경제는 몰론 국가 주력산업을 꽁꽁 얼려 놓고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 변동치와 향후 경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역시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12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안정 국면으로 진입을 못하고 있고, 증시는 불안한 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금년 초 광공업 생산이 25.6%하락하여 통계 작성 이래 최저상황이다. 선행지수도 전월대비 0.3%p 하락하여 14개월째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25.3% 내려가 98년11월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61.5%로 전월보다 0.8% 포인트 추락했다. 1980년 가을의 61.2%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처럼 각종 지표들이 빨간불을 켠지는 이미 오래다. 대한민국이 총체적 경제위기라는 폭풍의 핵으로 점점 가까이 빨려 들어가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이런 비상한 시국에서 파행국회를 끌고 왔던 국회가 ‘3월 방학’을 선언하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국회가 스스로 문을 닫아 버린 것이다. 여느 때 같으면 3월 임시국회를 들고 나왔을 만도한데 여야가 임시국회에 별 뜻이 없다고 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여당에서는 경제난국을 하루 빨리 헤쳐 나가려는 정부 입장을 생각해서라도 임시국회를 열어야 할 형편이다. 짧은 회기의 임시국회라도 다시 열어야 한다. 야당도 경제위기 앞에서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국회법에는 ‘중대한 재정, 경제상의 위기’라는 표현이 있다. 지금의 상황을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이 ‘중대한 재정, 경제상의 위기’라고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할 말을 잊게 될 것이다. 주어진 상황과 스스로 자초한 처지가 그럴진대 ‘3월 임시국회’를 못 열 까닭이 없다. 정략과 당리당략을 떠나 경제난 극복에 여야 모두가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국회의원 1/4의 소집요구만 있으면 임시국회를 열 수 있다. 임시회를 열어 각 <상임위> 활동을 가동시키고 <본회의>도 열어 통과시켜야 할 법안이 있으면 지체 없이 통과시켜야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단독국회라도 열 각오와 용기도 필요하다.

‘3월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바로 이 3월에 국회가 조용히 있겠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는가? 대통령만 경제를 살리자고 비명을 지르면서 거친 들판으로 달려 나아가면 무엇 하겠는가? 집권여당이 진정 MB정권의 성공을 원하고 도와줄 마음이 있다면  행동으로 말해야 한다. 임기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마지막 용기가 아쉽다. ‘방탄국회론’이나 ‘先 야당과의 신뢰회복론’이니 하는 것은 홍준표답지 않은 옹색한 논리다. 가뜩이나 원내대표 취임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던 홍 원내대표였다. 잘해보려고 했겠지만 적지 않았던 헛발질을 그나마 만회 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싶다.     

   
이처럼 지금은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여야가 함께 그들 말과 같이 '속도전'을 펼쳐야 할 때이고, 경제위기라는 공동의 적을 상대로 ‘결사항쟁’해야 할 순간이 아니겠는가? 경제난 속에서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많은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국회는 수고스럽더라도 3월을 국민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3월 임시국회’를 당장 열어야 한다는 말이다.

백병훈/프라임경제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