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산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 폐지 관련법’ 등 대표적인 재벌규제완화 법안이 3일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로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재계의 오랜 숙원이 풀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일, 여야가 다양한 규제완화 법안들을 3일 처리하는 한편, 그 중 일부 법안은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 때문에 재계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올라 있다.
여야가 일부 법안 수정을 한다 하더라도 정부안의 골자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어서 그동안 지속돼 왔던 시장 원칙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로 인해 재계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기업 은행 소유 현실로
금산분리 완화 법안이 통과될 경우, 당장 올해부터 은행 지분의 10%까지 대기업들이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여 ‘대기업의 은행 소유’가 현실화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이 같은 완화 움직임에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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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여야가 금산분리 완화 및 출총제 폐지 등 규제완화 법안들을 3일 처리하는 한편, 일부 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재계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올라 있다.> | ||
특히 개정된 법안에서 마지노선으로 정해두고 있는 ‘10%의 지분’은 사실상 은행의 단독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비율이며 대기업이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은행 지배도 가능해져 이 같은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안 통과 이후에도 당분간 대기업 소유의 은행이 등장하는 데에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실제 삼성그룹은 당분간 은행을 소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으며, 다른 대기업들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쉬워진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제어하기 위해 존재했던 ‘출총제’도 결국 폐지될 전망이다. 자산합계 10조원 이상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10개 집단, 31개 계열기업)를 대상으로 다른 계열사에 대한 출자한도를 순자산의 40%로 제한하는 출자총액제한 규제가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로 사라지게 되는 것.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현재 2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부채비율 규제와 비계열사 주식 5% 이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까지 전격 폐지된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이 상당한 대기업들도 지주사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한편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가 가시화 되면서 재계는 기업활동의 큰 걸림돌이 사라진 것에 대해 대체로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물론 심각한 경기 악화가 장기화되며 당장 실질적인 투자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대기업의 은행업 진출도 당분간 잠잠할 전망이지만 대기업들이 오랫동안 족쇄로 여겼던 규제가 풀리며 기대감에 젖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재계 반응 대체로 환영…“시간은 걸릴 것”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본부장도 여야가 법안 통과를 시사하자 “투자 장애요소로 작용했던 제도들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라며 “기업들이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투자환경이 정상화된다는 것이지 국내 경기침체 요인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산분리 완화에 따른 투자증대가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그러나 경제위기 국면에서 벗어날 경우 재계 다양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대기업의 은행업 진출을 두고 벌써부터 몇몇 대기업들이 거론되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2월 자통법이 시행된 상황에서 금산분리 완화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한도를 4%에서 10%로 높이는 방안이 포함돼 있으며, 출총제 폐지는 대기업이 인터넷 전문은행과 같은 신사업에 진출할 경우 은행업 진입을 예외규정으로 허용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 법 개정으로 웃는 대기업 어디?
지난해 10월 전경련이 자산 2조원 이상의 33개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최소 10개 이상의 대기업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등 은행관련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특히 유통, 통신사를 주력계열사로 보유한 롯데, 신세계, SK그룹 등은 인터넷 은행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 롯데, 동원, 동부, 포스코, 코오롱그룹은 이미 은행이나 은행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은행업 진출을 앞두고 충분한 노하우를 경험한 상태다.
이에 이번 법안 통과와 함께 올 하반기부터는 은행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대기업이 등장할 것이라는게 재계의 분석이다.
또한 지주회사법 개정에 따라 부채비율 200%를 웃도는 한화 등과 같은 그룹도 지주사 전환의 길이 열리게 될 전망. SK C&C 상장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하는 SK그룹 등도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잇따른 규제 완화가 ‘글로벌 경제 위기’라는 파고를 뚫고 향후 재계 판도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