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발 금융위기가 장기전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한국씨티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지난 해 보다는 충격파가 덜 한 상황이지만, 씨티은행에 미국 정부 자금이 들어가 지분이 40%까지 확대되는 조치 문제로, 한국씨티은행에 미칠 후폭풍이 우려되는 것.
이 미국 정부의 구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국유화'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미국 정부가 씨티은행(미국)의 운명에 강한 발언권을 갖게 될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런 씨티 국유화는 국내에 진출해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근거가 되고 있다.
◆미국 정부 입김 세지면 본사와 연계상황 바뀔 수도
일단 한국씨티은행 주변에서는 당장 매각 가능성은 낮다는 소리도 나온다. 일단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해에만도 8억 달러 증자를 받는 등 본국과의 연대관계에서 상당히 '촉망받는 해외 가족'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 더욱이 한국씨티은행은 실적도 나쁘지 않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이것만 갖고 한국씨티은행 매각 가능성을 일축하기는 이르다.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 내에서 핵심사업부를 따로 모은 씨티코프 계열로 비핵심계열사를 모아둔 씨티홀딩스 소속과는 다르다.
즉 지난 번 씨티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둘로 구획했을 때 우량 업체들을 모은 쪽으로 속하게 됐다는 것이다.
즉 '에이스들끼리 모인 곳'에서 경쟁하면 과거 씨티그룹에서 받던 평가와 위치를 그대로 받을 가능성은 100%로 단언하기 어렵다. 더욱이, 어려운 때일수록, 효자상품 먼저 팔 수도 있다는 문제도 남는다.
금융권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부실 금융기관보다는 한국씨티은행 같은 우수한 업체부터 '유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판단은 미국 정부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문제는 씨티그룹에 공적자금이 투입될 경우, 씨티그룹 본사와 한국씨티은행간 연결고리가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매각 등 포함)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경우 매각 혹은 자립을 택한다면, 현재 한국 금융계 추세로 볼 때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성급한 소리도 나온다. 다만 이미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해 '희망퇴직'을 한 바 있어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결국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정부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을 당분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홀로서기 가능성 생긴 한국씨티은행, 향후 금융당국과 손발 잘 맞출까
그런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이명박 정부 눈치도 어느 정도 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 전까지는 한국씨티은행은 외국계라는 이유로, 외환은행, SC제일은행 등과 같이 '은행자본확충펀드' 등의 여러 문제에서 우리 금융당국이 화두를 던질 때마다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을 해 왔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물론 한국씨티은행 자체가 중소기업 유동성 등 현안과는 약간 다른 업무 초점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 감안 대상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번 미국 정부 자본투입으로 인한 여파, 즉 독자갱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만약 순수토종은행으로 홀로서기를 하는 경우' 앞으로 정부당국과 함께 발을 맞추는 연습을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는 과제가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깝게는 '3월 확충펀드'를 신청하는가의 문제부터 돌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위원회 모 간부는 25일 3월 펀드확충 발표 과정에서 "외국계 은행은 신청할 지 모르겠다. 안 할 것 같다"고 발언해, 은근히 이 문제에 대해 시중은행과 다른 외국계의 행보에 대해 당국에서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렇게 한국씨티은행은 양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 그 집행 과정에서의 여러 주변 변수들까지 모두 판단하게 된 이중고를 안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한미은행을 합쳐 세를 키우고, 국내영업에 미국식 합리성의 씨앗을 뿌려온 한국씨티은행이 그간의 저력으로 이번 시험도 잘 치러낼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