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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동 청호그룹 회장, “선배만 따라 갈게요”

웅진그룹 시스템 그대로 답습···2위 마케팅이 이유?

나원재 기자 기자  2009.02.24 10: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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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업의 마케팅 방법 중 ‘2등 마케팅’이 있다. 현재 2등이지만 향후 1등을 뛰어 넘겠다는 의지와 함께 떳떳함을 고객들에게 내비쳐 기업의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방법이다. 정수기 업계 2위의 청호그룹이 현재 이러한 ‘2등 마케팅’을 펼쳐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청호의 ‘2등 마케팅’은 어딘가 명쾌하지 못한 부분을 자아내고 있다. 1등을 뛰어넘으려는 의지가 아닌, 1등의 그늘 밑에서 안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청호그룹은 현재 웅진이 시행 중인 인사·마케팅 기법을 이름만 바꿨을 뿐, 그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해 나가고 있다. 때문일까. 업계는 정휘동 청호그룹 회장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따라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청호가 왜 이러한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인지 따라가 봤다.

청호그룹의 최근까지의 행보를 보면, 재밌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정수기 업계 2위의 청호그룹이 업계 1위인 웅진그룹의 경영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정휘동 청호그룹 회장.  
청호가 웅진의 경영 스타일을 답습해 나가는 것은 마케팅과 조직구성 관리 부분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웅진에서 하니 청호도 하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10월 ‘페이프리(Pay Free)’서비스를 도입, 정수기 등을 무료로 빌려주는 마케팅을 시행했다. 이 제도는 고객이 페이프리 카드로 월 45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월 2만 1100원에서 최대 3만원까지 현금을 지급, 사실상 ‘공짜 마케팅’이다.

이에 청호그룹도 바로 새로운 시스템을 발표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11월 ‘페이프리’와 유사한 ‘머니백 개런티(Money Back Guarantee)’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 역시 고객이 사용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 또는 현금으로 정수기 구입 및 렌탈 비용을 내는 방식이다.

또, 웅진코웨이는 앞서 지난 1998년 업계 처음으로 ‘렌탈 마케팅’을 도입했다. 당시 외환위기 속에서 렌탈은 파격적인 마케팅 방법이었다. 게다가, 웅진은 렌탈 영업과 함께 ‘코디’ 제도를 새로 도입, 청호나이스와의 격차를 벌였다.

이에 청호나이스는 웅진이 ‘렌탈 마케팅’ 제도를 도입한지 2년 후 ‘오너십 서비스’라는 제도를 선보였다. ‘오너십 서비스’란 웅진의 ‘렌탈 마케팅’과 유사하다. 이 밖에도 청호나이스는 웅진의 ‘코디’와 동일한 개념의 ‘플래너’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다.

청호의 웅진 시스템에 대한 답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2007년 11월 사후서비스(AS)와 유통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법인 ‘주식회사 CE’를 설립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웅진코웨이는 2004년 2월 일원화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서비스를 전담하는 전문회사 ‘웅진해피올’을 출범한 바 있다.

웅진해피올은 웅진코웨이의 정수기, 연수기, 공기청정기 외 생활·환경가전 관련 제품의 설치 및 사후관리와 기술상담과 더불어 계열사 전화 모니터링 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 또한 CE의 업무와 유사하다.

특히, 양사는 그룹의 경영진 자리에 똑같이 ‘삼성맨’을 영입하기도 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2006년 6월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판매법인장을 지낸 홍준기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청호나이스도 지난 2007년 10월 ‘삼성맨’ 출신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그전까지 청호나이스 대표이사 자리는 1년 이상 공석으로 비워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양 회장의 관계가 시발점?

이렇듯 청호그룹이 웅진그룹의 시스템을 답습해 나가는 모양새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 업계는 이에 대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정휘동 청호그룹 회장의 관계로 거슬러 올라갈 것을 언급한다.

웅진그룹은 지난 1989년 설립, 웅진 코웨이를 통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가전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 한 기업에서 근무했던 정 회장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1991년 파견근무 형태로 웅진코웨이 제품개발팀에 합류했다. 

그로부터 2년 후, 정 회장은 1993년 청호그룹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이때부터 청호가 웅진의 시스템을 답습하기 시작했다고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만큼 두 회장의 교류는 예전부터 이뤄졌으며, 이 때 정 회장은 윤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보고 배워왔다는 게 중론인 것이다.

때문에 정 회장의 ‘뒷북 경영’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2위인 청호가 업계 1위인 웅진보다 항상 한 박자 느린 게 문제이며, 그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작정 따라 하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소비자 불만 개선도 필요해

한편, 청호나이스는 정수기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현재 제품 판매의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소비자의 불만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청호나이스에 소속돼 정수기를 관리하는 플래너가 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자유소득근로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자유소득근로자’는 정수기 필터 교체 등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외의 판매에 대해서는 능력에 따라 소득이 결정되는 자율 능력제로서, 본인이 열심히 하면 소득이 많아지고 그렇지 않을 시 소득은 없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성스러운 서비스 제공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으며 고소득을 올리는 플래너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플래너는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길 수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청호만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게 아니다. 웅진 등 동종 업계에서 유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