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불황'넘은 이수영 회장 '공격경영'

[50대기업 완벽大해부] 동양제철화학 ①

이광표 기자 기자  2009.02.16 15:17:5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21세기의 한국 재계는 과거에 비해 큰 소용돌이 속을 걷고 있다. 기업은 시대와 경제 환경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거나 순응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침몰했다. ‘거대공룡’ 기업이었던 대우의 몰락, 현대그룹의 분열 및 외환위기 사태 이후 동아건설, 해태, 거평, 한라 등이 침몰하는 등 재계 판도가 급변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대기업들이 몰락한 재벌의 자리를 메워나가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다양한 변화가 일고 있다. 그 중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고 있는 동양제철화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화학기업 가운데 하나다. 본지는 [대기업 완벽大해부] 기획특집으로 <동양제철화학>편을 마련했다.

 
동양제철화학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창업자인 故 이회림 전 명예회장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7년 7월, 향년 90세의 나이에 숙환으로 별세한 이 전 명예회장은 개성에서 태어나 송상(松商) 도제생활을 거쳐 창업한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개성에서 송도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4세 되던 해 '강형근 상점'이라는 곳에 들어가 비단을 파는 점원 생활을 시작한 이 명예회장은 개성상인의 도제식 경영 수업을 바탕으로 1937년 건복상회를 세워 사업가로 첫발을 내디뎠으며, 이후 개풍상사 설립, 대한탄광 인수, 대한양회 설립, 서울은행 창립 등을 거쳐 1959년에 동양제철화학의 전신인 동양화학을 세운다.

◆ 2세 경영체제 성공적 안착

동양화학은 2001년 제철화학과의 합병으로 ‘동양제철화학’으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설립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 연매출 1조원 돌파를 지나 2조원이 넘는 굴지의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고 이회림 창업주에 이어 2세 경영체제를 이끌고 있는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의 공격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국내와 국외 계열사도 각각 13개와 9개를 거느리고 있으며 인천, 익산, 군산, 포항, 광양, 울산, 전주 등 전국 8곳에 공장을 운영중에 있으며 해외공장도 3개에 이른다.

동양제철화학은 50년 가까이 화학분야에 주력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동안 과감한 M&A 등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실제 1970년대 들어서며 농약사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한 바 있는 동양제철화학은 1998년에 다시 대거 매각했으며, 지난 1990년에도 미국의 노스아메리칸케미컬 지분을 인수한 이후 투자수익 110%를 남기고 매각했다. 동양제철화학의 이처럼 과감한 구조조정은 국내 화학업계의 변천사와 일맥 상통하기도 한다.
 
특히 2001년 단행한 제철화학과의 합병은 오랜 기술력과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 능력을 제고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한편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동양제철화학은 늘 호의적이다. 2000년대 들어 무서운 실적호조를 거듭하고 있는 동양제철화학은 증권가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연일 ‘매수’를 외칠 정도로 단골 이슈가 되고 있다.

호의적인 반응은 해외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동양제철화학은 지난해 세계 8위의 ‘가치창조 기업(Value creators)’으로 뽑히기도 했다.

미국의 세계적 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지난해 발표한 ‘2008년 가치창조 기업보고서’에서 동양제철화학은 2003~2007년 5년간 연평균 95.6%의 총주주수익률(TSR : Total Shareholder Return)을 기록해 지구촌 8위의 가치창조 기업으로 선정된 것.

이처럼 최근 동양제철화학이 해외에서까지 주목을 받으며 입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데에는 故 이회림 창업주에게서 지난 96년 바통을 이어 받은 2세 경영자인 이수영 회장의 과감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게 지배적인 평가다.

◆ 보수적 문화 탈피가 성장동력으로

실제 보수적 기업으로 유명했던 동양화학 시절에는 수익성과 재무구조만을 우선시했을뿐 뚜렷한 성장세는 보이질 못했다.

그러던 중 선친의 창업정신을 이어 받은 이수영 2대 회장이 과감한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으며,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뉴욕 월가 현지에서 금융 경험을 쌓은 바 있는 이 회장의 장남 이우현 부사장도 그룹의 변신을 함께 주도했다.

   
<동양제철화학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폴리실리콘이 생산되는 군산 공장 전경.>
   
성공적인 변신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로 차세대 성장동력을 ‘태양광 발전’으로 정한 것을 일례로 꼽을 수 있다. 

동양제철화학이 창업 이후 수십 년간 화학산업을 이끌며 얻은 노하우를 통해, 태양전지의 원천 재료인 폴리실리콘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 새로운 주요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 당시 반신반의 했던 업계 안팎의 분위기를 상기시켜보면, 이수영 회장의 뚝심이 얼마나 절묘한 선택이었는지 잘 알려주고 있으며 이 회장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더구나 태양광 사업은 ‘녹생성장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 방침과 맞물려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무한경쟁과 생존을 외치는 오늘날 대기업들이 저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헤매고 있는 풍토 속에서 동양제철화학의 이 같은 성공 사례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부러움은 불황 속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동양제철화학의 실적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동양제철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909억원으로 2007년 대비 무려 226.1%가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액도 2조원 돌파에 성공하며 2조1197억원으로 57.9%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이 같은 호조에 힘 입어 최근에는 임직원들에게 총350여억원을 들여가며, 800%라는 대규모 성과급 잔치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이례적인 조치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블루오션으로 자리잡은 폴리실리콘 시장에 과감한 선택을 단행했던 이수영 회장의 성공사례를 두고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이 지향해야 할 본보기로 꼽기도 한다.

현재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써 재계 대외적인 무대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이 회장과 동양제철화학의 성장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50대기업 완벽大해부] 다음 순서는 동양제철화학의 계열사 지분구조에 대해 연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