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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본산’ 장충동의 비밀

장충동1가 1XX번지 소유자는 ‘삼성 오너’ 상징?

이강혁 기자 기자  2009.02.13 16: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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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 황태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이혼소송 소식에 재계의 관심이 뜨겁다. 국내 최고 재벌가문의 송사이기도 하지만 ‘삼성그룹 차기 오너 1순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혼소송을 두고 이재용 전무의 후계승계 과정에 일부 제동이 예상된다는 등 갖가지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장충동1가 1XX번지  
때문일까. 삼성가의 본산인 서울 중구 장충동이 새삼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고 이병철 선대회장이 살던 ‘장충동1가 1XX번지’의 소유권 이전 문제가 관심이어서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큰 아들인 이맹희씨(옛 제일비료․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가 삼성그룹 후계구도에서 빗겨나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이곳의 소유권을 넘겨준 바 있다. 이곳의 소유주가 곧 ‘삼성 오너’를 의미하는 것으로 재계는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특검으로 그룹 경영권 전면에서 물러난 이건희 전 회장의 현실을 고려해 이곳의 소유권이 이재용 전무에게 빠른 시일 안에 넘어갈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이번 이혼소송이 가문에 미칠 여파를 고려하면 이도 녹록지 않아 보이는 대목. 그렇다면 삼성 본산인 장충동1가 1XX번지는 삼성가문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병철 선대회장  
 
이병철 선대회장이 생전에 살던 곳이고, 현재(13일)까지 이건희 전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이곳 차기 주인이 이재용 전무에게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게 재계 일각의  전망이다.

단순히 보면 선대가 살던 집을 후손이 물려받는 문제가 입방아에 올라야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속사정을 보면 단순한 집의 대물림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이자 이건희 전 회장의 형인 이맹희씨조차 장충동1가 1XX번지의 집주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만큼 이곳의 의미는 삼성가에게 남다르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지난 2001년 박두을 여사가 작고한 이후 현재 관리인 이외에 아무도 거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충동1가 1XX번지는 토지 2,760㎡에 약 409.91㎡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공시지가만 70억원을 넘어선다. 등기부등본 상 1977년 1월부터 이건희 전 회장이 토지와 건축물 모두의 소유권자로 되어 있다.

   
  ▲이건회 전 회장  
 
하지만 이건희 전 회장은 서울 용산 이태원동 1XX번지에 거주하고 있다. 등기부상에는 이건희 전 회장이 용산구 한남동 7XX-XX번지를 주소로 두고 있다.

일단 이런 맥락에서 보면 1987년 타계한 이병철 선대회장이 10년 먼저 소유권을 이건희 전 회장에게 넘겨줬다는 의미가 된다.

이유는 곧 삼성 후계자 문제와 연결된다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장충동1가 1XX번지의 소유권이 이건희 전 회장에게 넘어간 1977년은 삼성의 후계자가 사실상 확정된 시기다. 이병철 선대회장이 암에 걸려 대수술을 받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는 등 건강상 문제로 서둘러 후계자를 결정지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서다.

이런 당시 상황은 큰 아들인 이맹희씨 자서전 ‘묻어둔이야기’에도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이맹희씨는 자서전을 통해 “아버지가 삼성의 차기 경영자로 건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처음 발표한 것은 1976년…이때 아버지는 암수술을 위해 일본 출국 직전이었다…후계 구도에 대해 처음 밝힌 것은 일본 출국 전날 밤의 가족회의”라고 밝히고 있다.

   
  ▲이재용 전무  
 
결국 1977년 1월 장충동1가 1XX번지가 이건희 전 회장의 소유로 넘어간 것은 ‘삼성 오너’로 낙점한 이병철 선대회장의 뜻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현재 이건희 전 회장이 이곳에 거주하지 않고 단지 소유권자로만 등재되어 있는 점은 삼성의 ‘적통성’ 문제와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대목. 장충동1가 1XX번지의 상징적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이곳의 소유권 변동 과정이 한때 눈길을 모았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단순히 이병철 선대회장이 소유하며 살고 있다가 이건희 전 회장에게 넘겨줬을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서다.

실제 이건희 전 회장은 그동안 이곳에서 거주하지 않았다. 이맹희씨의 아들이자 삼성가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이병철 선대회장 작고 이후 할머니인 박두을 여사와 어머니인 손복남 CJ그룹 경영고문을 모시고 5년여를 살았다.

이재현 회장은 1996년부터 1XX번지 바로 옆인 1XX번지 일대를 사들여 XX빌라 등을 현재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삼성가의 본산인 장충동1가 1XX번지를 두고 이건희 전 회장과 적통성 문제에 있어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뒷말이 나돌기도 했다.

어찌됐든, 장충동1가 1XX번지의 소유권 변동 과정을 보면 콘크리트 주택과 연와조 주택(1970년 12월 준공)으로 되어 있는 이곳은 1977년 이건희 회장으로 소유권이 넘어가기 전까지 삼성문화재단의 소유로 되어 있었다.

1998년 당시의 토지대장을 토대로 1970년대 당시를 엿보면 장충동1가 1XX번지를 삼성문화재단이 소유했고, 1977년 이건희 전 회장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것이다.

삼성문화재단은 1965년 5월부터 이곳을 소유하고 있었다. 소유권 이전 원인은 1964년 4월 ‘기부’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되어 있다. 1965년 이전의 등기열람이 가능하지 않은 탓에 이전 소유권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알려진 바대로 이병철 선대회장이 소유하다가 삼성문화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후 삼성문화재단에서 이건희 전 회장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는 과정은 한때 뒷말이 무성했던 부분. 공익재단에 기부된 것이 개인에게 넘어간 이유에서다.

하지만 서류 상 행정적인 착오인지, 아니면 관행이었는지 매매 혹은 증여 등과 같은 이전 원인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다만 현재의 등기부등본 상 등기원인은 ‘매매’로 되어 있다.

눈길을 모으는 것은 이건희 전 회장으로 소유권이 넘어 온 이후 1979년 6월 350만원의 근저당설정이 되어 있는데 채무자가 소유권자인 이건희 전 회장이 아닌 ‘삼성전자주식회사’로 되어 있다.

개인이 소유했지만 회사가 채무를 짊어진 것이 이곳의 상징적 의미를 더욱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아무튼 삼성 황태자로 삼성대권 승계 1순위인 이재용 전무의 이혼소송은 가문 내부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사안. 삼성 본산의 대물림이 어떻게 이번 문제와 연결고리를 형성하게 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