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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실, 모유수유 훼방꾼?

김경희 기자 기자  2009.02.10 12: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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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출산의 순간, 아기와 엄마가 만나는 감격스러운 시간은 길지 않다. 아기는 신생아실로 엄마는 입원실로 옮겨서 하루 몇 번 시간을 정해 놓고 만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아기들은 태어난 뒤 정상 신생아실(newborn nursery)에서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산 후 아기를 엄마와 함께 입원할 수 있게 하는 모자동실 운영이 모자관계확립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사회분위기로 인해 엄마와 아기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모자동실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 늘고 있다. 모자동실에서는 엄마가 원한다면 아기에게 바로 젖을 물릴 수 있고 아기가 늘 엄마와 함께 있는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실 없애고 신생아관찰실에서 모자동실로 직행!
모유수유률을 높일 수 있는 모자동실 운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소아청소년과 배종우 교수팀과 모자보건센터가 병원 내 신생아실을 폐지하고 모자동실 운영 2년간의 결과를 내놓았다. 배종우 교수팀은 미숙아나 질병으로 치료를 받는 신생아들을 제외하고 정상적인 신생아들은 출생 후 4시간 동안 신생아 관찰실에서 관찰하고 난 뒤, 이상 소견이 없으면 전부 모자동실에 입원하는 시스템을 2년간 운영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06년 6월~08년 5월까지 24개월 동안 모자동실의 운영을 통해 ▲ 총 출생 수 중 모자동실 시행 수와 비율 ▲미 실시 수와 사유 ▲ 모자 동실 중 치료를 위해 입원한 수와 사유 ▲ 모수수유율 ▲혼합수유율 및 이유▲ 산모의 만족도 및 만족 혹은 불만족 사유를 통해 모자동실의 장점을 분석했다.
모자동실 운영을 위해 갖춘 시스템 중 가장 큰 특징은 분만 후 정상신생아의 경우 신생아관찰실(transitional nursery)에서 4시간~6시간 동안에 호흡, 심박동, 체온 조절 등을 충분히 관찰 한 후 모자동실로 옮기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신생아관찰실에서 모자동실 가능여부와 중증질환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그 동안 모자동실이 아이 출산 후 바로 산모에게 안겨주는 것이라고 인식되었던 것과는 다른 운영 방법이다. 신생아관찰실을 통해 아이에게 나타날 수 있는 이상증상이나 문제점을 바로 발견하고 모자동실 이용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모자동실의 장점인 모유수유 성공률은 높이면서 모자동실의 안정성도 확보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총 24개월 동안 총 출생 수 724명 중, 생후 6시간 기점에서 정상 신생아는 458명, 신생아중환자실 입원아는 266명 이었다.
정상신생아 458명중 모자동실률은 98.3%(450명)이다. 정상신생아 중 산모질병상태, 산모거부, 미혼모 등 1.7%(8명)을 제외하고 모든 경우에 모자동실을 이용했다. 정상신생아로 출생한 경우 신생아관찰실 검사결과 신생아실이 필요한 경우는 전혀 없었던 셈이다. 모자동실 입원 중 NICU로 입원된 경우는 8%(36명)이다. 입원사유는 신생아황달, 구토, 발열, 요로감염, 설사, 제대감염, 서맥, 저혈당증. 복부팽만 등의 순이다.

모자동실 효과, 모유수유성공률에서 뚜렷!
모자동실의 가장 큰 효과로는 모유 수유율에서 나타났다. 모자동실 입원의 경우 완전모유수유률은 85%, 혼합수유 비율은 15%로 조사됐다. 혼합수유를 하는 원인으로는 모유량부족, 울고 보챔, 산모상태, 황달, 저혈당증, 유도모양이상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모유를 먹이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산모보다는 모유를 먹일 환경과 교육 등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실제 아기를 신생아실에 따로 두고 산모가 모유수유실에 와서 수유하는 경우 완전 모유수유를 성공하는 경우는 15% 정도이고 나머지는 대개 혼합 수유를 하게 된다. 모자동실에서 완전모유수유 85% 는 일반 신생아실에서 보이는 성공률에 비하면 5~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한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조사한 15~44세 여성의 최종출생아 생후 15개월간 모유수유양상(2006년)을 보면 생후 1주에 완전모유수유는 58.9%, 혼합모유수유는 30.2%, 분유 10. 7%로 나타나 모자동실 운영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모유수유는 생후 1개월로 넘어가면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5주 차의 완전모유수유는 51.9%로 떨어졌고, 분유수유는 25.2%로 생후 1주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완전 모유성공률이 낮은 것은 산후 초기에 모유수유방법에 따라 모유 량이 줄거나 익숙해 지지 않은 것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보통 모유수유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산모의 상태보다는 모유수유 중간에 혼합수유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흔히 아기가 분유 맛을 한번 보게 되면 모유는 안 먹으려 드는 경우가 많다. 분유를 먹을 때 신생아가 쓰는 힘은 모유를 빨대의 1/30수준이다. 모유를 빠는 것이 훨씬 힘들기 때문에 한번 쉽게 우유병을 입에 물었던 아이는 모유를 거부하는 사태로 이어지기 쉽다. 또 모유를 먹으려 하더라도 빠는 방법에 혼동이 생겨 빠는 힘이 약해지고, 아기의 빠는 힘 저하는 모유량 감소로 이어진다. 신생아실에 머무는 경우 혼합수유비중은 매우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아기가 원할 때에 즉시엄마가 젖을 물려 줄 수가 없으며, 아기가 보채는 경우 분유를 보충해 주기 쉽다. 반면, 모자동실의 경우 수시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아기를 훨씬 안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모유수유성공률은 현저히 증가하는 것이다.

엄마 곁에 있으면 아기의 정서적 안정감도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
모자동실 효과는 모유수유 증가뿐 아이라 산모의 안정감 및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아기들도 외부자극에 대해 더 바람직한 양상을 보였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신손문 교수팀은 엄마와 같은 방을 쓰는 아기들은 신생아실에서 격리하여 수용된 아기들에 비해 외부 자극에 대해 훨씬 안정적이며, 통증에 대한 반응도 훨씬 덜했다는 실험 결과를 냈다. 총 48명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엄마와 같이 지낸 아기들은 전자침으로 찌르는 검사 후에 불과 17초 만에 울음을 그쳤다. 반면 신생아실에 있던 아기들은 115초 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아 둘간의 차이를 보여 아기의 안정감에 차이를 나타냈다.

모유수유는 교육에 따라 성공률 크게 달라져… 신생아실 폐지, 모자동실 운영 늘려야!
신생아실 운영을 폐지하고, 모자동실을 늘려가는 것은 모자관계의 유대강화 및 모유수유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실제 모자동실에 에서 모자간의 접촉이 많아지면서 애착이나, 각인, 감수, 동조성, 단향성 등의 관계확립에도 매우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유수유기회가 용이해져 성공률이 높아짐과 함께, 교차감염방지 효과도 높았다. 육아에 대한 자신감과 퇴원 후 문제해결 능력이 생기는 것도 모자동실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이다. 실제 모자동실에서 수유를 하고, 아기와 함께 지내면서 아기를 돌보는 요령이 생기면서 육아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 산모들의 반응이다.

배종우교수는 “신생아실을 폐지하고 모자동실을 운영한 결과 산모와 아이의 모자관계강화나 모유 수유율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며 “모자동실에서 신생아의 출생에서 퇴원 시까지 충실한 관리를 통해 만족도를 더욱 더 높이고, 향후 모자동실을 확대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