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식으로 쉽게 돈 버는 시대 끝났다"
모 자산운용사
임원의 말이다. 이제 주식으로 쉽게 돈 버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빠르게 진행돼 이유 없이
저평가를 받고 있는 종목을 찾기 어려워졌다"며 "쉽게 돈 버는 시대에서 어렵게 돈 버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작년과 같은 큰 폭의
주가 상승보다는 낮은 변동성과 안정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해야 한다"며 "주가수익배율(PER)과 주가순자산배율(PBR) 기준의 양적 재평가는 거의
마무리 단계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두면 3년 뒤에는 2~3배 정도 오를 것 같은 절대적인 저평가 종목이 사라지고 있다"며
"따라서 기대수익률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자가 입에 오르내리면서 20대, 30대는 이미 투자에 전문가가 된 듯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조금 걱정스러운 면도 있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대체적으로 좋은 현상이다. 작년 하반기 주식시장이 좋아지면서 기대수익률이 생각보다 너무 높게 얻게 된 것도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투자라는 녀석은 어느 날 갑자기 열렸던 입을 닫게 하는 속성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요즈음은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 주식 좀 하는 사람들이 투자를 아는 듯 말을 할 때는 거의 공통적인 목소리가 100% 수익률 심지어는 200% 수익률을 말하곤 했다.
따블이니 따따블이니 하는 투전판의 용어가 건전한 자본시장의 기본 용어였던 것은 재미있는 과거였다. 하지만 지금은 없느냐하면 최근에 만난 사람들도 아직 몇 년 전에 유행했던 벤처를 기억하면서 가능성을 질문하는 걸 보면 100~200%의 기대수익은 주식시장을 둘러싼 영원한 희망인 것 같다.
오늘 필자가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거론하면서 생각에 떠올리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말은 이 기대수익률이라는 함정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비인간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개인의 투자성향이나 나이, 자산규모와 내용에 따라 이 기대수익률은 대부분 정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원칙을 어기고 거역하는 순간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원래 자기가 위험을 인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로 원금을 손해 보면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스타일인데 친구가 30% 투자수익을 얻자 자기도 욕심이 생겨 투자방식을 친구와 똑같이 그렇게 선택하는 것이다.
이렇게 30%의 수익이 나오는 경우는 당연히 원금을 15% 정도까지도 손해 볼 수 있다는 것인데 만약 생각하지 않은 15% 하락의 경우가 발생한다면 언제든지 가능한 것이다. 잠도 못 자고 불안해서 마음이 떨리고 돈 때문에 생각지 않은 고통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번 글에서 말했듯이 한국인에게 투자라는 단어가 제대로 서기 위해서 첫째로 필요한 것이 공짜로 수익을 얻으려는 마인드였다면 두 번째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적정한 기대수익률이다.
여기에서 적정하다는 의미는 자기에게 맞는 기대수익률이라는 의미다. 나이가 젊을수록 상대적으로 위험을 잘 받아들일 것이고 자산의 규모가 클수록 위험을 받아들이는 폭이 클 것이다.
아울러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위험을 좋아하는 성향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잘난 또는 우연히 잘된 주변의 남들과 같은 기대수익률을 정한다면 이는 행복한 돈 관리를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현재 금융시장을 살펴보면 아무 때나 찾을 수 있는 유동성 상품으로는 년 3% 정도의 이자가 적정하고 1년~3년의 경우는 안전을 선호하면 년 4~5%가 가능한 상태다.
기간이 길어져 5년을 정할 수 있다면 선박펀드 등이 7~8%의 배당을 준다고 하고 10년을 생각하면 최근에 나온 인프라펀드가 10% 정도를 예상하면서 약속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품 수익률을 근거로 유추할 때 원금이 깨지지 않는 수준이라면 안전한 상품의 1.5배 내외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무리가 없다는 개인적인 소견이다. 아울러 우리가 말하는 투자 상품은 시간만 3년, 5년 이상 생각하는 경우에 가능한 것이지만 2배 내외 정도를 예상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상했던 기대수익률이 나오면 만기에 관계없이 수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투자에는 만기라는 개념이 없다. 시간과 인내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투자라는 말이 있듯이 투자를 배우는 초보 투자자에게는 일단 시작하고 처음에 기대한 수익률이 나오면 앞뒤 가리지 말고 투자수익을 회수해야하고 기대한 수익이 나올 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이 쉽지 이것만큼 어려운 것이 세상에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필자는 한다.
예상한 수익률이 나오면 더 오를 것 같아 기대수익률을 올려서라도 시간을 두고 더 지켜보고 싶은 것이고, 생각한 손실의 범주를 초과하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오면 조바심이 나 참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는 것이 투자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흔히 투자의 원칙이라며 말하는 ‘손절매를 해라’ ‘기대수익률이 달성되면 상황을 다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하라’는 말은 익숙한 투자자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일단 시작했으면 꾸준히 흔들리지 말고 계속하고, 언젠가 원하는 목표가 달성되면 물인지 불인지 가리지 말고 수익을 실현하면서 털라는 것이다. 그래서 기다림과 수익 실현에 따른 짜릿함을 맛봐야 진정으로 투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대수익률의 원칙과 수익 실현까지의 기다림 그리고 기대한 수익률의 달성은 초보 투자자에게 가능성과 확신, 희열을 맛보는 중요한 기회인 것이다. 이제 시작하라. 기간의 여유를 갖고 꾸준히 계속하라.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고 그 때가 되면 과감히 기쁨을 맛보아라. 이것이 바로 투자의 고수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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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만 칼럼니스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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