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그룹의 2009년 정기인사를 두고 옛 구조본(구조조정본부) 부활이라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삼성특검으로 그룹 수뇌부의 사임과 전략기획실(옛 구조본)이 해체됐지만 이번 정기인사로 옛 구조본 라인이 다시 전진배치 된 모양새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주현 에버랜드 사장, 최도석 삼성카드 사장의 전진 배치가 눈길을 끈다. 에버랜드와 삼성카드는 순환출자 구조에 있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이들은 옛 구조본에서 경영·재무를 담당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특히,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대권을 위해서도 이들의 지원은 필요하다. 이는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 및 장충기 삼성물산 사장과 유석렬 삼성토탈 사장, 배호원 삼성정밀화학 사장의 중용과 함께 이건희 전 회장의 노림수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번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에서 기존 인사에 대한 중용을 대거 선택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과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12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11명 등 총 25명 규모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것. 하지만, 그 중 최주현, 최도석 사장의 전진 배치가 유독 눈에 띄는 모양새다.
◆ 옛 구조본 임원 전진 배치···지배력 강화
삼성은 최주현 전 삼성코닝정밀유리 부사장을 삼성에버랜드 사장으로 승진, 최도석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 총괄 사장은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동 위촉업무를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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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주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
최도석 사장도 구조본 출신으로 삼성전자 경영지원 총괄 사장 출신으로 재무통으로 통한다.
그는 삼성전자 경영지원 총괄 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기획·관리, 재경, 경영혁신, 인사, 홍보 등 삼성전자 각 사업부문의 자금, 인력, 시스템 등을 총괄해왔다.
또, 그 동안 이학수 전 부회장 라인으로 삼성전자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 부천 반도체공장 매각 등 굵직한 사안을 처리하는 등 이 전 부회장, 김인주 전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제일모직 경리과 사단’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들은 삼성 구조본 재무라인 출신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전진배치는 옛 구조본 부활과 함께 향후 삼성의 지배력 강화에 핵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일각에서도 이를 두고 옛 구조본이 부활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삼성특검으로 기존 수뇌부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가 있었지만 이들 라인이 다시 전면 배치되는 등 세대교체만 이뤄졌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 결국, 이재용 시대 위한 각본
한편, 최주현, 최도석 사장의 그룹 전진 배치는 옛 구조본 부활과 더불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함께 그룹의 지배력 강화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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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도석 삼성카드 사장. |
즉, 삼성생명을 지배하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에버랜드이며,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는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다.
이 전무가 향후 최대 주주로서 삼성 그룹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순환출자 구조에 대한 지배력이 핵심. 이와 관련, 최도석 사장은 이 전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로 알려졌으며, 이 밖에도 최주현 에버랜드 사장과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구조본 출신으로서 이 전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앞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삼성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데에 약 20조원이 필요하고, 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이 전 회장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4~5년 내에 매각하는 등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그룹의 순환출자 해소는 당장 어렵고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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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
한편,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도 ‘이재용 시대’에 대비한 향후 경영권 방어 문제 등 해법 마련에 힘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삼성의 이번 정기인사는 이 전 회장의 복심과 노림수가 곳곳에 배어있다는 분석이며, 그에 따른 옛 구조본의 부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