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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구조본 인사들 화려한 외출 내막

<기획>-④대한민국 1등 기업 삼성의 ‘명과 암’

나원재 기자 기자  2009.02.09 10: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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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그룹의 2009년 정기인사를 두고 옛 구조본(구조조정본부) 부활이라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삼성특검으로 그룹 수뇌부의 사임과 전략기획실(옛 구조본)이 해체됐지만 이번 정기인사로 옛 구조본 라인이 다시 전진배치 된 모양새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주현 에버랜드 사장, 최도석 삼성카드 사장의 전진 배치가 눈길을 끈다. 에버랜드와 삼성카드는 순환출자 구조에 있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이들은 옛 구조본에서 경영·재무를 담당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특히,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대권을 위해서도 이들의 지원은 필요하다. 이는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 및 장충기 삼성물산 사장과 유석렬 삼성토탈 사장, 배호원 삼성정밀화학 사장의 중용과 함께 이건희 전 회장의 노림수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번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에서 기존 인사에 대한 중용을 대거 선택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과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12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11명 등 총 25명 규모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것. 하지만, 그 중 최주현, 최도석 사장의 전진 배치가 유독 눈에 띄는 모양새다.

◆ 옛 구조본 임원 전진 배치···지배력 강화

삼성은 최주현 전 삼성코닝정밀유리 부사장을 삼성에버랜드 사장으로 승진, 최도석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 총괄 사장은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동 위촉업무를 변경했다.

   
  ▲ 최주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최주현 사장은 삼성 구조본과 이후 전략기획실에서 경영진단 및 재무를 담당해 그룹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전문가다. 그는 예전 전략기획팀 시절 경영진단 부문 부사장으로 김인주 사장 라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최도석 사장도 구조본 출신으로 삼성전자 경영지원 총괄 사장 출신으로 재무통으로 통한다.

그는 삼성전자 경영지원 총괄 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기획·관리, 재경, 경영혁신, 인사, 홍보 등 삼성전자 각 사업부문의 자금, 인력, 시스템 등을 총괄해왔다.

또, 그 동안 이학수 전 부회장 라인으로 삼성전자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 부천 반도체공장 매각 등 굵직한 사안을 처리하는 등 이 전 부회장, 김인주 전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제일모직 경리과 사단’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들은 삼성 구조본 재무라인 출신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전진배치는 옛 구조본 부활과 함께 향후 삼성의 지배력 강화에 핵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일각에서도 이를 두고 옛 구조본이 부활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삼성특검으로 기존 수뇌부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가 있었지만 이들 라인이 다시 전면 배치되는 등 세대교체만 이뤄졌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 결국, 이재용 시대 위한 각본

한편, 최주현, 최도석 사장의 그룹 전진 배치는 옛 구조본 부활과 더불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함께 그룹의 지배력 강화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 최도석 삼성카드 사장.  
삼성은 크게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대표적 순환출자 구조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대주주이며, 삼성증권, 삼성화재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즉, 삼성생명을 지배하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에버랜드이며,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는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다.

이 전무가 향후 최대 주주로서 삼성 그룹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순환출자 구조에 대한 지배력이 핵심. 이와 관련, 최도석 사장은 이 전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로 알려졌으며, 이 밖에도 최주현 에버랜드 사장과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구조본 출신으로서 이 전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앞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삼성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데에 약 20조원이 필요하고, 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이 전 회장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4~5년 내에 매각하는 등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그룹의 순환출자 해소는 당장 어렵고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이에 따라 그 동안 ‘e삼성’ 등 벌여왔던 사업의 성공이 거의 전무했던 이 전무로서는 현재 상황에서 경영능력을 높이는 게 최대 관건이며, 이러한 이유로 그룹의 전반적인 상황에 전문가인 최주현, 최도석 사장의 그룹 전진 배치는 이 전무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도 ‘이재용 시대’에 대비한 향후 경영권 방어 문제 등 해법 마련에 힘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삼성의 이번 정기인사는 이 전 회장의 복심과 노림수가 곳곳에 배어있다는 분석이며, 그에 따른 옛 구조본의 부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