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31일 오후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은행을 떠났다.
박승 총재는 이임사를 통해 “최근 지표경기는 살아나고 있지만 민생의 체감경기는 어려운 ‘기업호황, 가계 불황’의 양극화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양극화 현상은 시장이 실패가 아닌 개방화된 시장의 무한 경쟁속에서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리 경제가 구조조정의 매우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모든 산업 부문이 국제 경쟁력을 갖고 구조조정이 끝나게 될 때 양극화 현상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 경제는 기업에서 나오는 수익이 가계 수입으로 다시 돌아가 재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하고 구조조정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 소외되는 사람, 소외되는 지역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 어떤 경우에도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임사에서 “제가 1961년 대학을 졸업하고 25살 나이에 이 자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이제 일흔이 된 지금 이 자리에서 총재로서 공인으로서의 생활을 마감하게 된 것은 제게는 더할 수 없는 영광이고 기쁨”이라고 말했다.
“재임 중 미력하나마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지키고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정열을 쏟아왔던 4년이었다”며 “평생 지난 4년만큼 정열을 쏟아부은 적이 없었던 만큼 성취감도 가장 큰 기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승 총재는 임기 내내 한국은행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박 총재는 “한은법 통과로 인해 한국은행의 중앙은행으로서의 법적 독립성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중상위권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서의 위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인정해 주는 문화가 먼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총재는 이 자리에서 “재임 기간 중에 외부의 인사 청탁을 적지 않게 받았지만 실무에 반영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 총재는 임기 중 리디노미네이션, 고액권 발행, 위폐 방지 신권 발행 등 화폐 제도 개혁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위폐 방지 신권 발행 이외에는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은과 그 가족을 사랑하는 총재, 한국은행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이려 노심초사한 총재, 그리고 우리 경제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심초사한 총재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박 승 총재.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지난 4년은 모든 정열을 쏟았고 그래서 가장 성취감을 느꼈던 시기”였다고 회상한 박 승 총재는 “이제 내일부터 본 위치로 돌아가 자연인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이제 내일부터는 직접 차를 몰며 팔도강산을 누비고 사람사는 것도 구경하고 아내와 가족들 그리고 9명의 손자 손녀들을 챙기겠다”며 마지막
인사와 함께 아쉬운 이별의 손짓으로 한국은행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