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국내 은행권 수장들의 임무가 더욱 막중해졌다. 이미 IMF 금융위기를 통해 은행들은 통폐합 절차 및 구조조정 등 한 차례 뼈아픈 고통의 시간을 겪어온데 이어 이번에는 자본시장법 및 금산분리 완화 정책 등으로 은행권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국내 3대 은행권 수장들이 이와 같은 혼란과 위기를 또 하나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다부진 계획을 내놓고 있어 이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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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어려워도, 아무리 큰 시험에 들어도, 아무리 실망스러워도 정상까지 올라간 사람은 희망을 잃어버린 적이 없다”.
강정원 국민은행 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금융위기 속 국민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같은 상황도 그 대처방식에 따라 위험이 되기도 하고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강 행장은 1대 김정태 행장에 이어 2대 통합 국민은행장으로 2004년 11월 공식 취임한 이후, 국민은행이 국내 일등 은행 리딩뱅크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해 지난 2007년 10월 재신임을 받아 3대 행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런 강 행장에게도 좌절의 시간은 있었다. 지난 2005년 외환은행 인수와 씨티은행 출신의 외부인사를 국민은행 임원으로 기용하면서 노조와 여러차례 갈등을 겪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본시장법)이 시행됨에 따라 증권사들이 은행들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은행권에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강 행장은 ‘뉴 스타트(New Start·새로운 경영혁신운동)’를 금융위기와 자통법 시행 대비책으로 내놓았다.
◆ 국제적 경력, 유니버셜 뱅킹 위한 다부진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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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강정원 국민은행장 > | ||
해외에서 주목받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를 통해 ‘대한민국 1등이 세계 1등에 도전한다’는 기업 이미지를 만들고 ‘대한민국을 뛰어넘는 1등 은행, 국민은행’을 실현하기 위한 이러한 이미지 전략에는 강 행장의 의지가 깔려있다.
강 행장은 2004년 취임사에서 유니버셜뱅킹을 국민은행의 영업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은행권 전쟁에서 우리의 전략은 국제 일류은행 수준의 ‘겸업 역량’(Universal Banking Capability)을 경쟁은행들보다 빨리 갖추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1등 은행을 세계 1등 은행으로 만들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표명한 바 있다.
강 행장은 중학시절만 한국에서 지낸 것을 제외하곤 모든 학창시절을 일본, 홍콩, 미국 등에서 생활한 해외파다. 이후 21년간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에서 근무하며 해외 감각을 키운 강 행장은 외환위기 전후해 3년 반 동안 뱅커스트러스트은행 한국대표 역임, 이어 1년간 도이치방크 서울지점 대표 등 선진적인 외국계 금융체계를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탄탄한 준비를 해온 셈이다.
강 행장이 5년째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2008년 9월 현재, 점포수 1222개, 2만6159명의 임직원으로 운영되며 총 보유자산은 274조6000억원, 순영업이익 2조2454억원, 총영업이익 5조9121억원, 당기순이익 1조8292억원 규모로 국내 1위 은행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 사면초가 비난 불구, 꿋꿋한 경영전략
강 행장에게 2005년은 가장 힘든 한 해였음에 틀림없다. 강행장에게 주주와 투자자, 시민단체 뿐 아니라 국민은행 및 외환은행 노조, 정계에서까지 맹비난이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2005년 외환은행과 LG카드가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을 당시, 강 행장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한 말바꾸기 발언으로 주주와 투자자들을 우롱했다며 비난을 받는가 하면 론스타 불법을 오히려 돕는게 아니냐며 시민단체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받기도 했다.
또, 씨티은행 출신의 강 행장이 국민은행 임원 인사에 씨티출신을 임용해 국민은행 노조는 ‘씨티 실업자 수용소’냐며 전형적인 정실인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을 했다.
게다가 국정감사 당시 박계동 의원은 강 행장이 서울은행장 시절 재무비율 연속 4분기 미달 등으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2002년 9월, 2003년 1월에 엄중주의 2차례, 주의 및 경고 등 4차례 걸쳐 징계를 받아 금융기관 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렇게 숱한 위기 속에도 불구하고 강 행장은 흔들리지 않고 전투적인 경영활동으로 지속했다. 강 행장의 경영 행적은 지난해 금융 지주 전환 안착 성공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와 더불어 카자흐스탄 BCC인수 등으로 백년대계를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리딩뱅크의 자리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 회장이 이끄는 국민은행은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 3년 연속 1위를 달성했고 2008년 12월 말 현재 예금 수신액은 169조5664억으로 지난 2007년 12월 말의 예금 수신액 152조3872억 대비 17조1792억원, 11.3%증가했다.
◆ 리딩뱅크, 은행 공공성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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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건물 > | ||
지난 2005년에는 2198명 직원을 명예 퇴직시켰고, 지난해 말과 올 상반기에 ‘준정년 퇴직제도’를 통해 350여명을 희망퇴직 신청을 통해 인원감축을 단행했다. 지난 2006년 말, 65명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숫자다.
내부적으론 인원감축, 점포의 통폐합 등 조직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는 한편 강 행장은 리딩뱅크로서 은행 공익과 수익성 균형을 맞출 것이란 취임사의 약속대로 지난 1월 강 행장은 중소경영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강 행장은 올해 1월, 구로 디지털단지의 거래기업을 직접 방문해 생업자금을 특별지원하기로 결정하며 공공성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중소기업 금융애로상담반을 운영, 거래기업을 지원해 오도록 하고 있다.
강 행장의 이런 생각과 노력의 결과가 국가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005년에 2위, 2006년에 1위라는 발전으로 이어졌고, 고객만족도 최하위 은행에서 환골탈태해 고객만족부문 3년 연속 1위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 자통법 경쟁, ‘뉴스타트’로 대결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증권사 이용이 은행 이용만큼이나 쉬워진다. 은행권의 경쟁상대가 타 은행에서 금융권으로 대폭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강 행장은 금융위기와 자본시장법이란 커다란 위기를 기회로 삼기로 정하며 ‘뉴스타트(New start)’ 경영전략을 내놨다.
강 행장이 내놓은 경영전략은 뉴스타트 경영이란 '효율경영, Speed경영, 현장경영과 창조경영을 복합한 새로운 경영혁신운동'이다. 강 해장은 이를 이뤄내기 위해 5가지 추진 과제를 내세웠는데 ▲Mindset 변화추구 ▲수익중심· 비용절감 경영 ▲리스크관리 강화 ▲ 고객지향적 영업기반강화 ▲시너지 창출·금융산업 선도 등이다.
강 행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는 사라진 게 아니라, 그들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미국 금융에 대해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세계적 감각을 키워온 강 행장이 고객을 위한 정도경영을 지키며 국민은행을 국내 리더뱅크에서 세계 리더뱅크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