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창립 62주년을 맞은 LG그룹은 재계 4위의 굴지의 기업으로 국내 경제의 근간이라 할 만큼 높은 위상을 자랑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눈부신 성장 뒤에는 ‘명과 암’이 있게 마련. 1995년, 아버지인 구자경 현 명예회장의 은퇴 이후 LG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구본무 회장의 리더십도 그룹의 명과 암을 판가름 짓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총수답게 그의 리더십에 대한 연구와 조명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본지는 ‘구본무 회장의 리더십 해부’를 연재하며 그 세 번째 순서로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구도를 들여다봤다.
LG그룹은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장자승계 원칙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연암 故구인회 창업주부터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으로 되물림 되는 구씨 일가의 후계구도는 이 원칙을 한번도 어기질 않았다. 슬하에 6남4녀를 뒀던 구인회 창업주는 1969년 타계하며 자연스럽게 장자인 구자경 현 명예회장이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45세 비교적 젊은 나이에 회장에 취임한 구자경 명예회장은 25년간 현 ‘LG’의 토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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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家는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장자승계 원칙이 3대째 이어져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4년 양자로 입적돼 장자승계의 물망으로 떠오른 광모씨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 ||
1995년, 70세를 맞은 구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결심을 하고, 4남2녀 중 장자인 구본무 회장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며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을 재확인 시켜줬다.
그러나 1994년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지며 LG의 후계구도에 빨간불이 켜진다.
◆ 양자입적…기묘한 황태자의 운명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대로 미래 LG를 이끌어갈 후계자로 점쳐졌던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 원모씨가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것.
이는 지금도 여러 재벌가의 불운사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원모씨에 대한 사인은 아직까지도 LG가문 밖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지금도 줄곧 삼청동 칠보사를 찾아 넋을 기리고 있는 구본무 회장이 당시 느꼈을 슬픔은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슬픔도 잠시. 아들을 잃은 이듬해인 1995년 구본무 회장은 아버지 구자경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 사령탑에 오르며 3세체제의 주인공이 된다.
구 회장의 취임과 함께 당시 ‘럭키금성’이었던 그룹명도 ‘LG'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후 구 회장은 지금의 '글로벌 LG’를 진두지휘하며 재계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보다는 내일을 내다봐야 하는 재벌기업 오너로서는 후계구도에 대한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법. 이 때문일까. 구 회장은 취임 9년째를 맞았던 2004년 첫째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광모씨를 양자로 전격 입적시켜 세간의 관심을 모은다.
LG그룹은 구자경 명예회장을 비롯한 구씨 형제들의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됐을 뿐 별다른 배경은 없다고 밝혔지만, 슬하에 딸을 두 명이나 두고 있는 구 회장이 친동생의 외아들을 입적시킨 것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장자승계를 염두에 둔 다분히 후계구도를 의식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광모씨는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교(정보통신공학 전공)에 재학 중이었고, LG CNS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며 베일에 가려져 있었으나, 양자 입적 소식과 함께 굴지의 대기업 후계자 물망에 오르며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다.
◆ 포스트 구본무 만들기 ‘착착’
구본무 회장은 연경(31)씨와 연수(13)양 등 두 딸을 두고 있지만, 지난 2006년 결혼한 연경씨와 초등학생인 연수씨가 그룹 경영에 향후 참여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로 인해 광모씨의 행보는 더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광모씨가 2006년 9월 LG전자 재경부서에 입사하며 이 같은 관측은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된다. 후계구도를 위한 경영수업에 본격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른 것.
여기에 구 회장의 양아들로 입적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LG 지분도 4세 승계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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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미국에서 유학 중인 광모씨는 최근 가파른 지분 상승세를 보이며 (주)LG의 4대주주로 뛰어 올라있다.> | ||
특히 2008년 (주)LG의 지분변동현황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의 사례만 보더라도 숙부인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을 제치고 4대주주로 뛰어올랐던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던 바 있는 광모 씨는 12월에도, 장내 거래를 통해 LG 주식 8만2000주를 사들이며 현재 4.58%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어느샌가부터 두 달에 한 번꼴로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면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 달 안에도 또 한번의 지분매입까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이처럼 광모 씨가 부지런히 지분을 끌어모으자 재계에서는 광모씨의 그룹 내 영향력이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한층 강화 됐다는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실제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구씨 형제들의 지분변동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광모 씨의 지분만이 변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최근 (주)LG의 지분 흐름이다.
또한 광모씨의 지분매입 시점 직전 공교롭게도 친인척들의 지분 매도가 이뤄지는 현상도 사전에 약속된 지분 늘리기 작업이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광모씨는 (주)LG 지분 외에도 본지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비상장 주식갑부 평가 순위(참고기사 : ‘재벌가 후손들 감춰진 재산 집중 해부’ 2월2일자)에서도 희성전자 8만9899주 15%(대략 852억2425만원)를 보유하며 11위에 올라와 있다.
LG 관계자는 “회장님이 아직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벌써 후계구도라는 말이 거론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현재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광모씨가 언제 컴백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바다 건너 있는(?) 광모씨의 그룹 내 입지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