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차의 진로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의 쌍용차 사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고된 사고’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쌍용 인수 후, 중국 상하이차는 신차개발과 중국시장 개척에 소홀히 했다. 그래서 투자보다는 기술이전에만 관심을 기울였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그러나 쌍용사태에 쌍용이 자유스러운 입장은 아니다. 그동안 업계의 경쟁자인 현대와 기아는 끊임없이 신차를 시장에 투입했다. 그러나 쌍용은 신제품 모델개발에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주지 못해 상대적인 판매실적 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유동성 위기가 겹쳤다. 노조의 구조조정 거부 역시‘예고된 사고’의 한 몫을 했던 것으로 보여 진다. 그 결과 쌍용의 수많은 전속 부품업체와 1, 2차 협력업체의 줄도산 위험성을 초래했고 창원, 평택 등 지역경제의 부담을 떠안게 됨으로써 사회적 책임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쌍용의 이같은 균열상을 틈타 인수 의향타진을 던져 보고 있는 러시아‘타가스’와 같은 외국기업의 입질도 탓할 수만은 없게 됐다.
현재로서 쌍용이 갈 수 있는 길은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이거나 국내외 3자 매각방식이다. 그러나 해외매각 방식은 한국자동차 산업의 명줄을 옥죌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의 해외매각에 따른 하청관계로의 전락이 우려된다. 이에 의한 피해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위기, 고용불안, 국부유출 논란으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로에 서있는 쌍용의 슬기로운 선택이 절실하다.
그런 가운데 삼성의 쌍용차 인수방안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김문수 경기지사 같은 정치인은 물론 관련업계나 학계에서도 삼성의 쌍용차 인수문제를 거론하는 분위기가 있다. 김 지사가 단순히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서 그와 같은 인기성 발언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도 지역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김 지사로서는 할 말을 했다고 본다.
차제에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생존과 한국경제를 걱정한다는 뜻에서도 허심탄회하게 이 문제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보여 진다. 쌍용사태를 쌍용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문제 수습과정을 통해 국내 자동차산업과 국민경제 양 측면을 감안한 슬기로운 해법을 찾자는 이야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분명히 가리면서 지나간 일은 훌훌 털어 버리고 새로운 생존전략을 마련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언론을 통해 삼성의 자동차산업 재진출설이 흘러 나왔다. 그러나 삼성은 현재 여건상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를 무조건 반대하거나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18세기 말, 자동차라는‘위대한 발명’이 사회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이제 이‘위대한 발명’이 제2의 혁명기를 예고하고 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내연기관 형식의 자동차가 2035년 경이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그것이다. 바야흐로 자동차 산업의 2단계 혁명이 눈앞에 다가 오고 있다. 제2의 자동차혁명의 물결에 한국도 선도적으로 참여해야 할 순간이 다가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이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마침,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현재 휘발유 1리터 당 8킬로미터를 갈수 있는 자동차를 2020년까지 15킬로미터 이상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낼 것과, 배기가스 방출량을 현재 보다 30% 이상 줄일 수 있도록 하라고‘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정부와 산업계에 주문했다. 한마디로 오바마는 세계최대 자동차 소비시장이자 생산국인 미국 땅에서 자동차 정책을 21세기 친환경, 신세대 모델로 전환하는 기술개발을 명령한 것이다. 미국 자동차산업 신기술의 선도적 확립과정을 통한 당면 경제위기 돌파의 한 수단으로, 그리고 세계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목적에서 이를 지시했다. 우리는 미국의 과감하고 용기있는 자동차산업 정책전환의 의미를 남다르게 바라 볼 필요가 있다.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내린 이 명령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쌍용차의 위기해소와 한국 자동차산업의 비전을 단지 시장의 기능에만 맡겨 놓는 방관자적 소극적 대응이 아닌, 적극 공세적 자세로 모색해 보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세계 자동차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써야할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거시적 안목에서 이에 적극 대처해 보자는 것이다. 가뜩이나 지금처럼 경제위기로 온 나라가 어려움 속에 처해있을 때, 경제적 고통을 국민과 나누고 미래의 새로운 경제효과와 국부창출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에 대한 기업의 아름다운 덕목이기도 하다. 기업이 미래 기술산업에 대한 무한한 동경심과 애착을 가지고 탐구노력과 자본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진취적인 기업정신의 표상이다. 건전한 경쟁체제가 구축 될 때 장기적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힐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돌이켜 보면 지금의‘르노삼성 자동차’가 출범하기 전, 삼성은‘쌍용자동차’를 인수 할 의향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삼성은 막대한 쌍용의 부채와 위로금을 합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제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쌍용이 망설이다 이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인데, 삼성이 쌍용을 인수했더라면 지금의‘르노삼성’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열쇠는 쌍용의 손 안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 열쇄는 쌍용이 아니라 삼성에 있다. 삼성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변화인 것이다. 우리는 삼성이 쌍용차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면 단지 시장논리에 바탕 한 눈앞의 이해타산에만 자신을 붙들어 매어 놓는 졸렬함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삼성의 자동차 경험에 더하여 오랫동안 축적된 IT, 첨단 전자기술을 쌍용의 역량과 합쳐 차세대 자동차산업의 시대를 세계 어느 기업보다 먼저 열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현실적이고 이상적이며 환상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삼성도 이미 미래형 차세대 자동차와 친환경 자동차 개발연구에 선도적 역할을 다해 오고 있는 터이다. 다만 삼성이 쌍용을 끌어안기 위해서라도 쌍용의 진솔하고 용기있는 구조조정과 건강한 노사관계 확립과 같은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부의 격려와 지원도 이럴 경우에만 뒤 따를 것이 뻔하다.
다행스럽게도 삼성은‘뉴삼성’건설을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 삼성이 자동차산업에서 해외업체와 손을 잡는다면 브랜드와 글로벌 이미지는 높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가 있다. 해외공장 건설로 인한 과도한 직접투자 비용과 현지 차입방식등도 언제든지 유동성 위기로 발전할 수 있으며, 해외 조립공장 건설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마침 평택시민들, 나아가 적지 않은 국민들이 쌍용차 인수 1순위로 삼성을 꼽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당장 삼성이 쌍용문제에 큰 뜻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끝없이 펼쳐 질 세계 자동차 시장을 내다보면서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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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못지않게 다가 올 제2의 자동차혁명 시대에 한국 자동차산업도 같이 참여하여 선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더더욱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런 뜻에서 삼성의 쌍용차 인수는 검토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백병훈/프라임경제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