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한다.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가족을 위해 앞만 보며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숨가쁘게 달린다. 하지만 가족을 위한다는 핑계로 열심히 일에만 매달리다 보면 정작 가족들에게 소홀히 대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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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강서제일병원 송상호 원장> | ||
그런데 그 선배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가족들이 도착한 곳은 야자수가 싱그러움을 한층 더해주는 태국 푸켓 이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한가로움을 느껴볼 수 있었고 좋은 추억 만들기 장소로 안성맞춤 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여유로운 생각도 잠깐. 한 떼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서자 가게에 앉아 있던 상인들이 조잡한 기념품들을 주렁주렁 팔에 걸고 관광객들을 우르르 에워싸고 “빨리빨리”를 연발하며 난리를 쳤다고 했다.
그 상인들은 한국인들에게 꽤나 설득력이 있는 말이라고 확신하는 표정들이었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인들이 얼마나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다녔기에 한국인들만 보면 이렇게 외쳐댈까?
하기야 이말 덕분에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했고, 숱한 신화를 일궈냈다. 그러나 잃은 것도 적지 않다. 가장 크게 잃어버린 것은 우리의 건강이다. 장수대국인 일본의 장수 비결 중 하나가 ‘젓가락 식사 습관’ 이라는 보고가 있다.
젓가락만으로 식사를 하니 한 번에 적은 양을 입에 넣어 꼭꼭 씹게 되고 전체적인 식사 시간도 길어져 소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숟가락으로 한 번에 푹 떠서 입을 크게 벌려 많은 양을 넣고 식사 중에는 대화도 잘 하지 않으며 그저 ‘빨리빨리’ 먹기에 바쁘다. 우리가 식사시간에 얼마나 대화를 하지 않고 먹기에만 집중하면 가족 저녁 식사를 배경으로 펼치는 개그 코너 이름이 ‘대화가 필요해’ 일까.
이런 식사습관은 매우 안 좋다. 음식을 빨리 먹게 되면 위산 역류가 자주 일어나고 위염에 걸리기 쉽고 비만이 될 확률도 높아진다.
그런데 식습관뿐만이 아니라 운동에서도 ‘빨리빨리’ 보다는 ‘느릿느릿’이 더 효과적이다. 운동은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가장 적합한 운동으로 ‘걷기’가 있다.
또한 유산소 운동 측면으로 봐도 달리는 동안 섭취하는 산소량보다 걸을 때 섭취하는 산소량이 더 많다. 올림픽 100m 경기에서 선수들이 달릴 때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달리기’는 체중에 따른 부담을 비롯해 발이 땅에 닿을 때 전달되는 충격 등 관절에 갑작스런 무리를 줄 수 있다.
하지만 걷기는 관절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걷기는 장시간 할 수 있는 운동이어서 비만 예방과 관절염 또한 방지 할 수 있다. 폐경기 이후 여성은 아무리 칼슘을 많이 섭취해도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칼슘이 빠져나가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이 생긴다. 걷기 운동은 신체 큰 부담 없이 근육을 발달 시킬 수 있어 70대에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
바쁜 도시생활을 넘어 공해 없는 자연 환경 속에서 지역의 먹거리와 고유의 문화를 느끼며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슬로우 시티(slow city)’ 운동이라는 것이 있다. 2002년 7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인 그레베에서 처음 시작되어 지금은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 10개국 100여 개의 도시가 여기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호응이 매우 좋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빠르게만 달려왔다. 이젠 한숨 돌려보자. 그리고 조금은 느린 걸음으로 주위도 한 번 둘러볼 줄 아는 여유를 10%만 가져보자. 그럼 내 몸에 건강으로 나타나는 투자 수익률은 100% 이상이 되어 돌아 올 것이다.
송상호 강서제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