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2부는 30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출국금지하고 4월중 소환해 진승현 전 MIC 화장에게 15억원을 건넨 혐의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의 칼날이 현대가(家)전체로 겨눠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정회장은 지난 1999년 4월 현대산업개발이 가지고 있던 고려산업개발의 신주인수권을 진승현씨에게 헐값에 매각한 뒤 그 차액 50여억원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법인기업의 재산을 싼값에 판 대가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의 수표를 역추적하던 중 정 회장이 2003년 6월 진씨에게 15억원을 보낸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수사해왔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현대 일가 전체로 번지면서 현대차에 이어 현대산업개발까지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번 검찰 수사가 현대차와는 전혀 관계없다며 각각의 사안을 ‘현대가(家)’라는 공통분모로 묶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현대산업개발과 현대자동차는 사실상 전혀 관계없는 기업”이라며 “오히려 고 정세영 회장이 일구어 놓은 현대자동차 경영권을 일방적으로 뺏겼다는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넷째 동생인 정세영 회장의 큰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