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기업 기획실에 근무하는 35세의 최슬기씨(가명)는 새로 봄옷을 마련하고 싶은데 마음에 드는 옷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아가씨들 입는 옷을 보면 하나같이 예쁘기만 한데 자신이 입기에는 이미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유행에 앞서갔다고 자부했건만 등과 허리, 아랫배에 시나브로 쪄오기 시작한 살이 그동안 입던 옷들마저 소화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아직도 날씬한 편에 속하지만 곳곳에 숨은 ‘나잇살’로 인해 이제는 ‘아줌마 코너’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서글픔이 앞선다.
◆나잇살, 있나 없나
본래 지긋한 나이를 홀대해서 표현하는 말인 ‘나잇살’이 지금은 중년 이후에 찐 군살에 대한 변명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핑계가 아니다. 분명 나잇살은 존재하며, 따라서 중년 이후 몸매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네오클리닉 서진남 원장은 “나잇살은 30대를 넘어서면 누구에게나 서서히 방문하는 불청객”이라며 기초대사량과 호르몬 분비량의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기초대사란 인체가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대사활동을 말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숨을 쉬고 심장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내장 기관을 움직이는 데 드는 에너지를 기초대사량이라 한다.
기초대사량은 25세를 고비로 나이를 한 살 더 먹음에 따라 1%씩 감소한다. 동일한 열량을 섭취하고 동일한 활동을 하더라도 그만큼 수요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남는 에너지가 체내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기초대사량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9~10%쯤 높고, 키가 큰 사람이 작은 사람보다 높으며 근육양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높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성장호르몬의 분비량도 감소하는데 여성은 여기에 더해 여성호르몬 분비량도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점점 근육의 비중이 작아지고 콜레스테롤량 등은 증가하여 체지방이 하복부와 옆구리 등에 축적된다.
줄어든 수요량과 늘어난 공급량의 성공적인 합작품인 나잇살은 아랫배로 시작해 엉덩이와 허벅지의 경계선, 팔뚝, 등살로 마무리된다.
◆없앨 수는 없어도 줄일 수는 있다
원인을 안다면 그 해결 방법도 뻔하다. 지금보다 덜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 공급량을 줄이려면 과식을 금해야 하고, 수요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떨어진 기초대사량만큼 운동으로 보충해야 한다.
지금보다 30% 정도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30% 정도 늘리는 것이 적당하다.
식사량을 급격하게 줄이면 당장은 체중감소의 희열을 맛볼 수 있으나 그럴 경우 안타깝게도 기초대사량마저 함께 감소하게 된다.
목표 체중에 도달 후 정상 식사패턴으로 복귀했을 때 이미 낮아진 기초대사량은 쉽게 다시 상승해 주지 않아 결과적으로 섭취량이 상대적 과잉상태로 변한 셈이 되고 만다.
또한 굶었다 폭식했다가를 반복하다보면 우리의 몸은 소식상태로 다시 설정되어 열량소모를 줄이고 비상사용분으로 지방을 축적하게 된다.
이처럼 요요현상 없이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가정이나 직장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일정하고 규칙적인 식사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그리고 일주일에 3회 이상의 유산소운동이 더해져야 한다. 혼자서 노력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을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청해볼 만하다.
네오클리닉 서진남 원장은 “비만클리닉을 찾는 30,40대는 20대에 비해 지방 축적이 많은 편이나 그만큼 치료효과도 쉽게 눈에 띄는 편”이라며 “나잇살이라고 방치하기보다 30%만큼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이는 습관을 들이면 대처가 가능하다” 고 설명했다.